[글로벌24 현장] ‘편의점 왕국’ 일본, 전성기 지났나?

입력 2020.01.23 (20:40) 수정 2020.01.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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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14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수가 감소했습니다.

장기불황에도 끄떡없이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 편의점 업계가 최근 들어 사업이 주춤해졌다는데, 이유가 뭘까요?

도쿄 연결합니다.

이민영 특파원!일본 편의점 점포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 전역에 편의점이 5만 5천 곳 정도 됩니다.

일본 편의점 협회가 2005년부터 해마다 주요 7개 회사 편의점의 전국 점포수를 집계하고 있는데, 지난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5년 약 4만 곳에 달했던 일본 편의점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왔는데요.

2019년 2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2019년 말과 2018년 말 통계를 비교하면 1년 만에 편의점 점포수는 123곳이 줄었습니다.

일본에서 편의점 점포수가 줄어든 건 14년 만입니다.

새로 생기는 점포수보다 문을 닫는 점포수가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편의점 업계가 쇠락기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편의점 하면 일본'이라고 할 정도로 명성이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최근 들어 사업이 주춤해진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으로는 일본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겁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한 일본에서 장기적인 계획보다 점포수 늘리기 경쟁을 하느라 한계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1974년 일본 최초의 편의점, 도쿄 1호점이 들어선 뒤로 일본 편의점 업계는 성장가도를 달렸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에 주목해 간편 음식과 생활편의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편의점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구요.

다양한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유통구조의 혁신을 이끌면서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은 1990년대에도 끄떡없이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편의점도 각 점포마다 매출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편의점 업계가 점포수를 늘려 매출을 키우던 사업모델이 ‘전환기’를 맞았다” 이렇게 전했구요.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편의점이 신종 잡화점인 드럭스토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근본 문제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일본 편의점 점주들도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일본 사회의 고질적인 ‘일손 부족'이 편의점 업계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을 못 구해 점주가 혼자 운영하는 곳이 늘면서 편의점의 상징이었던 24시간 운영원칙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1992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감소해서 2018년, 60%가 무너졌습니다.

일본 사회가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했다는 뜻인데요.

지난해 오사카에서는 한 편의점 점주가 일할 사람을 못 구해 단축영업을 시행했다가 ‘계약 위반’으로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24시간 영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주요 편의점 본사들은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무인 계산대 설치도 더 늘리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요.

일본 문화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명사로 여겨졌던 '편의점'이 시대 변화에 맞게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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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편의점 왕국’ 일본, 전성기 지났나?
    • 입력 2020-01-23 20:41:11
    • 수정2020-01-23 21:00:12
    글로벌24
[앵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14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수가 감소했습니다.

장기불황에도 끄떡없이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 편의점 업계가 최근 들어 사업이 주춤해졌다는데, 이유가 뭘까요?

도쿄 연결합니다.

이민영 특파원!일본 편의점 점포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 전역에 편의점이 5만 5천 곳 정도 됩니다.

일본 편의점 협회가 2005년부터 해마다 주요 7개 회사 편의점의 전국 점포수를 집계하고 있는데, 지난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5년 약 4만 곳에 달했던 일본 편의점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왔는데요.

2019년 2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2019년 말과 2018년 말 통계를 비교하면 1년 만에 편의점 점포수는 123곳이 줄었습니다.

일본에서 편의점 점포수가 줄어든 건 14년 만입니다.

새로 생기는 점포수보다 문을 닫는 점포수가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편의점 업계가 쇠락기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편의점 하면 일본'이라고 할 정도로 명성이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최근 들어 사업이 주춤해진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으로는 일본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겁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한 일본에서 장기적인 계획보다 점포수 늘리기 경쟁을 하느라 한계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1974년 일본 최초의 편의점, 도쿄 1호점이 들어선 뒤로 일본 편의점 업계는 성장가도를 달렸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에 주목해 간편 음식과 생활편의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편의점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구요.

다양한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유통구조의 혁신을 이끌면서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은 1990년대에도 끄떡없이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편의점도 각 점포마다 매출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편의점 업계가 점포수를 늘려 매출을 키우던 사업모델이 ‘전환기’를 맞았다” 이렇게 전했구요.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편의점이 신종 잡화점인 드럭스토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근본 문제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일본 편의점 점주들도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일본 사회의 고질적인 ‘일손 부족'이 편의점 업계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을 못 구해 점주가 혼자 운영하는 곳이 늘면서 편의점의 상징이었던 24시간 운영원칙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1992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감소해서 2018년, 60%가 무너졌습니다.

일본 사회가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했다는 뜻인데요.

지난해 오사카에서는 한 편의점 점주가 일할 사람을 못 구해 단축영업을 시행했다가 ‘계약 위반’으로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24시간 영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주요 편의점 본사들은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무인 계산대 설치도 더 늘리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요.

일본 문화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명사로 여겨졌던 '편의점'이 시대 변화에 맞게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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