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北] 북한 정월대보름에는 ‘명태’가 인기…왜?

입력 2020.02.04 (08:41) 수정 2020.02.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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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 모습은 어떤지 알아보는 페이스北 시간입니다.

며칠 후면 정월대보름인데요.

북한 주민들도 여러 음식과 놀이로 하루를 보낸다고 하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강미진 데일리NK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님, 북한 주민들은 정월 대보름을 맞아 주로 어떤 음식들을 준비하나요?

[기자]

정월대보름은 예부터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커다랗게 뜬 보름달을 보며 한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곤 했는데요.

북한에서도 이 정월대보름을 공휴일로 지정했을 만큼 의미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날을 맞아 북한 주민들은 오곡밥과 묵은 나물 반찬을 만들어 먹습니다.

보리나 팥, 옥수수 등으로 밥을 해 먹기도 하고요.

나물 반찬은 9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버섯, 더덕, 취나물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정월대보름에 주민들이 꼭 챙겨 먹는 것이 명태입니다.

정월대보름에 명태를 먹으면 척추가 늘어나 허리가 쫙 펴지고 눈이 밝아진다는 말이 전해져서 북한에서는 대보름에서는 명태로 만든 음식을 먹곤 합니다.

[앵커]

정월대보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땅콩 같은 견과류나 잡곡들이 많이 팔리는데 북한에서도 이맘때 시장을 찾는 주부들이 많겠어요?

[기자]

대부분 북한 주민들은 양력설에 정월대보름 음식 재료까지 미리 구매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대보름 쯤에는 특별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는 않는데요.

다만 아까 이야기한 명태는 이때쯤 판매율이 상승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보름에 만들 나물 반찬들은 보통 여름에 나물을 직접 말려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시장에서 완제품으로 나물 반찬을 판매하기도 해서 대보름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주부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한국에서도 대보름이 되면 액운을 쫓아내자는 의미로 부럼도 깨물고 귀밝이술도 마시는데 북한에서도 마찬가지겠죠?

[기자]

네, 북한 주민들도 정월대보름에 부럼도 까고 귀밝이술도 마십니다.

양강도 지역에서는 깨를 넣은 엿을 먹는 게 일반적이고 함경남도 이남 지역에서는 땅콩을 까먹기도 합니다.

제 고향에서는 감자 전분으로 엿을 달여 먹곤 했는데요.

부럼으로 먹는 엿은 물엿이 아니라 단단한 갱엿입니다.

북한의 가정집에서는 이 갱엿을 납작하게 빚어서 밖에 얼렸다가 부럼으로 깨 먹습니다.

대부분 북한 남자들은 아침에 귀밝이술로 찬술을 한잔 마십니다.

기성품도 인기가 있지만 집에서 담가 먹기도 합니다.

[앵커]

북한에서는 정월대보름에 어떤 행사들이 있나요?

[기자]

우선 정월대보름에는 달맞이를 빼놓을 순 없죠.

모란봉과 대동강 동해의 갈마해수욕장에 달맞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또 요즘에는 북한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달이 뜨는 시간을 확인해 시간 맞춰 달맞이 명소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평양에는 대동강변에 있는 고구려 시기의 누정인 연광정이 달맞이 명소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에서도 남한과 비슷한 놀이들을 즐기는데요 아이들이 평양 김일성 광장에 모여서 제기차기나 줄넘기, 연놀이 등을 즐기기도 하고요 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알고 있는 쥐불놀이나 다리밟기 같은 민속놀이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달이 떠오를 때 나무나 짚으로 만든 동그란 달집을 태우며 복을 부르는 ‘달집태우기’ 놀이도 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정월대보름에는 특별한 현장도 볼 수 있다면서요?

[기자]

네, 북한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주민들에게 정월대보름의 풍습과 음식에 대해 교육하는데요.

모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요,

가정주부들의 단체인 조선민주여성동맹에서 정월대보름의 유래와 역사, 음식 등 다양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계 활동으로 인해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주부들은 강연회 시간을 따분하게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것을 반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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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4 08:41:25
    • 수정2020-02-04 09: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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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생활 모습은 어떤지 알아보는 페이스北 시간입니다.

며칠 후면 정월대보름인데요.

북한 주민들도 여러 음식과 놀이로 하루를 보낸다고 하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강미진 데일리NK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님, 북한 주민들은 정월 대보름을 맞아 주로 어떤 음식들을 준비하나요?

[기자]

정월대보름은 예부터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커다랗게 뜬 보름달을 보며 한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곤 했는데요.

북한에서도 이 정월대보름을 공휴일로 지정했을 만큼 의미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날을 맞아 북한 주민들은 오곡밥과 묵은 나물 반찬을 만들어 먹습니다.

보리나 팥, 옥수수 등으로 밥을 해 먹기도 하고요.

나물 반찬은 9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버섯, 더덕, 취나물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정월대보름에 주민들이 꼭 챙겨 먹는 것이 명태입니다.

정월대보름에 명태를 먹으면 척추가 늘어나 허리가 쫙 펴지고 눈이 밝아진다는 말이 전해져서 북한에서는 대보름에서는 명태로 만든 음식을 먹곤 합니다.

[앵커]

정월대보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땅콩 같은 견과류나 잡곡들이 많이 팔리는데 북한에서도 이맘때 시장을 찾는 주부들이 많겠어요?

[기자]

대부분 북한 주민들은 양력설에 정월대보름 음식 재료까지 미리 구매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대보름 쯤에는 특별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는 않는데요.

다만 아까 이야기한 명태는 이때쯤 판매율이 상승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보름에 만들 나물 반찬들은 보통 여름에 나물을 직접 말려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시장에서 완제품으로 나물 반찬을 판매하기도 해서 대보름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주부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한국에서도 대보름이 되면 액운을 쫓아내자는 의미로 부럼도 깨물고 귀밝이술도 마시는데 북한에서도 마찬가지겠죠?

[기자]

네, 북한 주민들도 정월대보름에 부럼도 까고 귀밝이술도 마십니다.

양강도 지역에서는 깨를 넣은 엿을 먹는 게 일반적이고 함경남도 이남 지역에서는 땅콩을 까먹기도 합니다.

제 고향에서는 감자 전분으로 엿을 달여 먹곤 했는데요.

부럼으로 먹는 엿은 물엿이 아니라 단단한 갱엿입니다.

북한의 가정집에서는 이 갱엿을 납작하게 빚어서 밖에 얼렸다가 부럼으로 깨 먹습니다.

대부분 북한 남자들은 아침에 귀밝이술로 찬술을 한잔 마십니다.

기성품도 인기가 있지만 집에서 담가 먹기도 합니다.

[앵커]

북한에서는 정월대보름에 어떤 행사들이 있나요?

[기자]

우선 정월대보름에는 달맞이를 빼놓을 순 없죠.

모란봉과 대동강 동해의 갈마해수욕장에 달맞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또 요즘에는 북한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달이 뜨는 시간을 확인해 시간 맞춰 달맞이 명소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평양에는 대동강변에 있는 고구려 시기의 누정인 연광정이 달맞이 명소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에서도 남한과 비슷한 놀이들을 즐기는데요 아이들이 평양 김일성 광장에 모여서 제기차기나 줄넘기, 연놀이 등을 즐기기도 하고요 집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알고 있는 쥐불놀이나 다리밟기 같은 민속놀이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달이 떠오를 때 나무나 짚으로 만든 동그란 달집을 태우며 복을 부르는 ‘달집태우기’ 놀이도 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정월대보름에는 특별한 현장도 볼 수 있다면서요?

[기자]

네, 북한에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주민들에게 정월대보름의 풍습과 음식에 대해 교육하는데요.

모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요,

가정주부들의 단체인 조선민주여성동맹에서 정월대보름의 유래와 역사, 음식 등 다양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계 활동으로 인해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주부들은 강연회 시간을 따분하게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것을 반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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