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뒤틀리고·내려앉고…“아파트에 불안해 못 살겠어요”

입력 2020.02.07 (08:33) 수정 2020.02.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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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멀쩡하던 아파트에 갑자기 금이 가고, 지반이 내려앉으면 주민들 정말 불안하겠죠.

경남 양산의 일부 아파트 이야깁니다.

주민들은 주변 공사 때문이라고 하는데, 공사를 맡은 측에선 부인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현장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입니다.

건물 외벽이 심하게 갈라지고 벌어져 있습니다.

한 쪽 바닥은 불룩 솟아올랐습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지금 여기하고 여기가 같이 평평한 곳이었는데 지금 높이가 이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거든요."]

또 다른 바닥은 반대로 푹 내려앉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손이 들어갈 정도로 큰 구멍까지 생겼습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땅이 이만큼 꺼지면서 틈이 또 이만큼씩 생긴 것이거든요. 지금 여기 보면 사람 팔이 하나 쑥 들어갈 정도로 구멍이 나 있습니다."]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아파트 아래엔 성인 한 명이 들어갈 정도의 동굴같은 구멍이 생겼습니다.

안으로 철골 구조가 다 보일 정돕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여기가 원래는 이 건물하고 땅하고 딱 붙어있었는데 지반침하로 인해서 이게 땅이 내려앉으면서 이 벽이 안으로 다 쓰러졌어요."]

이렇게 건물에 균열이 생기니까..

위험한 일도 생길 뻔했다고 주민들은 하소연합니다.

가스배관이 변형돼 폭발 가능성을 경고받은 겁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폭발할 위험이 있다고 이 가스 배관을 수리안 하면 가스 공급을 안 하겠다고 해서 저희가 자비를 들여서 지금 수리를 한 부분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역시 여기저기 금이 갔습니다.

[김도희/B아파트 입주자 대표 : "작년 여름에 보수했거든요. 여기에. 시멘트를 덧바른 것이거든요. 또 이렇게 돼버린 거죠."]

아파트가 여기저기 금이 가고 부서지다보니 급기야 어느 집에선 베란다 창문이 빠지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김도희/B아파트 입주자 대표 : "청소를 하려고 창문을 열어보니까 창문이 내려앉으면서, 이 지반이 이만큼 내려갔죠. 내려가 있으니 창문이 떨어진 거예요. 그래서 사람이 (창문을) 잡고 있다가 목을 다쳐서.."]

이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아파트는 한 두곳이 아닌데요.

또 다른 이 아파트는 지반 침하가 심해, 이렇게 주황색 우레탄 폼으로 땜질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진희/C아파트 입주자 대표 : "평평했던 덴데 물이 빠짐으로 인해서 지반이 침하해서 이게 솟아올랐어. 솟아올라서 우리가 물 들어가지 말라고 임시방편으로 폼을 이렇게 발라놓은 거예요."]

이러다보니 민원도 끊이질 않는데, 특히 물이 샌다는 민원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진희/C아파트 입주자 대표 : "전부 다 금이 가서 갑자기 (작년) 6월부터 비가 새기 시작해서 옥상에 자비를 들여서 이렇게 공사를 새로 했습니다."]

이러다보니까 주민들, 하루 하루 불안할 수밖에 없겠죠.

[송병준/A아파트 주민 : "매매나 세입자가 들어오려고 하겠습니까. 이렇게 불안한데…."]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요. 얼마 전에 12월에 울산에 지진이 왔었거든요. 규모 3 정도의 지진에도 주민들이 놀라서 자다가 밤에 다 뛰어 내려오고 할 정도로 주민들이 지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파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건 지난 2018년.

주민들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인근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공사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진희/C 아파트 입주자대표 : "그전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물 새는 곳도 없었고 아무 이상이 없었어요. 저쪽에서 공사하고부터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주민들이 지목한 공사 현장 일대를 가봤습니다.

현장 바로 옆의 주차장, 이 곳에서도 아파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금이 가고 지반이 내려앉고..

역시 공사 시작 후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주차장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 저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갈라진 거예요."]

인근 상인들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손님도 줄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앞 유리가 갑자기 와르르 깨진 적도 있습니다. 균열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손님들이 들어오기도 조금 겁을 내고 그럴 정도입니다."]

[박병헌/인근 상가 상인회 회장 : "옆 건물은 건물이 앞쪽으로 굉장히 많이 휘어있고 저희 건물 같은 경우는 옥상에 비가 오면 비가 샐 정도로 금이 갔고.."]

양산시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용역을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주상복합 공사에서 다량의 지하수가 유출돼 이뤄진 '지반 침하'가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임종철/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건설 현장에 깊이 한 20m 이상을 굴착하는 현장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굴착하다 보니까 물이 자꾸 땅속에서 물이 나오니까 펌프질한 물의 양이 엄청나게 많았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 있는 땅속에 있는 지하수가 그쪽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지반이 침하한 것으로 저희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용역 결과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한 기관의 일방적 결과 통보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인근의 도시철도 공사 등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시공사 측은 별도의 원인 분석을 위해 자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진행 중이고 대개 수개월이 걸리거든요. 이게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

주민들의 불안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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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뒤틀리고·내려앉고…“아파트에 불안해 못 살겠어요”
    • 입력 2020-02-07 08:36:00
    • 수정2020-02-07 09: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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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멀쩡하던 아파트에 갑자기 금이 가고, 지반이 내려앉으면 주민들 정말 불안하겠죠.

경남 양산의 일부 아파트 이야깁니다.

주민들은 주변 공사 때문이라고 하는데, 공사를 맡은 측에선 부인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현장취재했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죠.

[리포트]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입니다.

건물 외벽이 심하게 갈라지고 벌어져 있습니다.

한 쪽 바닥은 불룩 솟아올랐습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지금 여기하고 여기가 같이 평평한 곳이었는데 지금 높이가 이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거든요."]

또 다른 바닥은 반대로 푹 내려앉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손이 들어갈 정도로 큰 구멍까지 생겼습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땅이 이만큼 꺼지면서 틈이 또 이만큼씩 생긴 것이거든요. 지금 여기 보면 사람 팔이 하나 쑥 들어갈 정도로 구멍이 나 있습니다."]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아파트 아래엔 성인 한 명이 들어갈 정도의 동굴같은 구멍이 생겼습니다.

안으로 철골 구조가 다 보일 정돕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여기가 원래는 이 건물하고 땅하고 딱 붙어있었는데 지반침하로 인해서 이게 땅이 내려앉으면서 이 벽이 안으로 다 쓰러졌어요."]

이렇게 건물에 균열이 생기니까..

위험한 일도 생길 뻔했다고 주민들은 하소연합니다.

가스배관이 변형돼 폭발 가능성을 경고받은 겁니다.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폭발할 위험이 있다고 이 가스 배관을 수리안 하면 가스 공급을 안 하겠다고 해서 저희가 자비를 들여서 지금 수리를 한 부분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역시 여기저기 금이 갔습니다.

[김도희/B아파트 입주자 대표 : "작년 여름에 보수했거든요. 여기에. 시멘트를 덧바른 것이거든요. 또 이렇게 돼버린 거죠."]

아파트가 여기저기 금이 가고 부서지다보니 급기야 어느 집에선 베란다 창문이 빠지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김도희/B아파트 입주자 대표 : "청소를 하려고 창문을 열어보니까 창문이 내려앉으면서, 이 지반이 이만큼 내려갔죠. 내려가 있으니 창문이 떨어진 거예요. 그래서 사람이 (창문을) 잡고 있다가 목을 다쳐서.."]

이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아파트는 한 두곳이 아닌데요.

또 다른 이 아파트는 지반 침하가 심해, 이렇게 주황색 우레탄 폼으로 땜질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진희/C아파트 입주자 대표 : "평평했던 덴데 물이 빠짐으로 인해서 지반이 침하해서 이게 솟아올랐어. 솟아올라서 우리가 물 들어가지 말라고 임시방편으로 폼을 이렇게 발라놓은 거예요."]

이러다보니 민원도 끊이질 않는데, 특히 물이 샌다는 민원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진희/C아파트 입주자 대표 : "전부 다 금이 가서 갑자기 (작년) 6월부터 비가 새기 시작해서 옥상에 자비를 들여서 이렇게 공사를 새로 했습니다."]

이러다보니까 주민들, 하루 하루 불안할 수밖에 없겠죠.

[송병준/A아파트 주민 : "매매나 세입자가 들어오려고 하겠습니까. 이렇게 불안한데…."]

[김정춘/A아파트 입주자 대표 :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요. 얼마 전에 12월에 울산에 지진이 왔었거든요. 규모 3 정도의 지진에도 주민들이 놀라서 자다가 밤에 다 뛰어 내려오고 할 정도로 주민들이 지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파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건 지난 2018년.

주민들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인근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공사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진희/C 아파트 입주자대표 : "그전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물 새는 곳도 없었고 아무 이상이 없었어요. 저쪽에서 공사하고부터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주민들이 지목한 공사 현장 일대를 가봤습니다.

현장 바로 옆의 주차장, 이 곳에서도 아파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금이 가고 지반이 내려앉고..

역시 공사 시작 후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주차장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 저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갈라진 거예요."]

인근 상인들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손님도 줄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앞 유리가 갑자기 와르르 깨진 적도 있습니다. 균열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손님들이 들어오기도 조금 겁을 내고 그럴 정도입니다."]

[박병헌/인근 상가 상인회 회장 : "옆 건물은 건물이 앞쪽으로 굉장히 많이 휘어있고 저희 건물 같은 경우는 옥상에 비가 오면 비가 샐 정도로 금이 갔고.."]

양산시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용역을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주상복합 공사에서 다량의 지하수가 유출돼 이뤄진 '지반 침하'가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임종철/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건설 현장에 깊이 한 20m 이상을 굴착하는 현장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굴착하다 보니까 물이 자꾸 땅속에서 물이 나오니까 펌프질한 물의 양이 엄청나게 많았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 있는 땅속에 있는 지하수가 그쪽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지반이 침하한 것으로 저희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용역 결과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한 기관의 일방적 결과 통보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인근의 도시철도 공사 등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시공사 측은 별도의 원인 분석을 위해 자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진행 중이고 대개 수개월이 걸리거든요. 이게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

주민들의 불안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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