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세계에 통하는 제2의 기생충 나오려면?

입력 2020.02.11 (21:19) 수정 2020.02.1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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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100년 전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꾼 새로운 나라, '문화강국'이었습니다.

이 말을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한 시상식 자리에서 인용해 화제가 됐는데요.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문화의 힘'을 강조한 백범 선생의 말이 또다시 SNS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봉준호 감독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란 말을 가슴에새기고 있다고 했죠.

이렇게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제2, 제3의 기생충이 나오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김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살 길이 막막한 백수 가족의 반지하 방 탈출기.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 그랑프리에 이어 오스카 상까지 휩쓸자 외신들은 앞 다퉈 한국의 '반지하'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영국의 BBC는 반지하의 유래와 실태를 실제 반지하 생활자들의 사연과 함께 자세하게 전했고, 일본 아사히 신문도 한국의 반지하 주택을 소개하며 "반지하의 존재가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격차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반지하가 상징하는 빈부격차 문제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공감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칸영화제 당시 봉준호 감독은 KBS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지난해 5월 : "영국 사람은 와 가지고 이 영화 그대로 런던 배경으로 리메이크하면 시나리오 하나도 고칠 필요 없다고 그러고... 홍콩 분들도 와서 비슷한, 완전 우리 홍콩 상황인데? 그러고."]

오스카 감독상 수상소감에서 봉준호 감독이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를 언급하며 했던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영화라는 세계 보편적 언어, 그리고 빈부격차와 계급갈등이라는 세계 공통의 관심사.

기생충의 성공 비결은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해외의 제작 시스템을 따라가느라 급급했다면, 이제는 우리만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을 살찌우는 데 더 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겁니다.

[송경원/영화평론가/씨네21 기자 : "정답을 쫓아가서 시장을 공략하며 답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할 거고, 오히려 봉준호 같은 작가들이 육성될 수 있는 분위기나 환경들을 만들어주는 게 훨씬 중요하겠죠."]

창의적인 생각을 적극 수용하고 마음껏 날개를 펼 수 있게 하는 것,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제2, 제3의 기생충을 탄생시키는 길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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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1 21:23:10
    • 수정2020-02-11 21: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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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100년 전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꾼 새로운 나라, '문화강국'이었습니다.

이 말을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한 시상식 자리에서 인용해 화제가 됐는데요.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문화의 힘'을 강조한 백범 선생의 말이 또다시 SNS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봉준호 감독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란 말을 가슴에새기고 있다고 했죠.

이렇게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제2, 제3의 기생충이 나오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김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살 길이 막막한 백수 가족의 반지하 방 탈출기.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 그랑프리에 이어 오스카 상까지 휩쓸자 외신들은 앞 다퉈 한국의 '반지하'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영국의 BBC는 반지하의 유래와 실태를 실제 반지하 생활자들의 사연과 함께 자세하게 전했고, 일본 아사히 신문도 한국의 반지하 주택을 소개하며 "반지하의 존재가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격차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반지하가 상징하는 빈부격차 문제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공감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칸영화제 당시 봉준호 감독은 KBS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지난해 5월 : "영국 사람은 와 가지고 이 영화 그대로 런던 배경으로 리메이크하면 시나리오 하나도 고칠 필요 없다고 그러고... 홍콩 분들도 와서 비슷한, 완전 우리 홍콩 상황인데? 그러고."]

오스카 감독상 수상소감에서 봉준호 감독이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를 언급하며 했던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영화라는 세계 보편적 언어, 그리고 빈부격차와 계급갈등이라는 세계 공통의 관심사.

기생충의 성공 비결은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해외의 제작 시스템을 따라가느라 급급했다면, 이제는 우리만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을 살찌우는 데 더 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겁니다.

[송경원/영화평론가/씨네21 기자 : "정답을 쫓아가서 시장을 공략하며 답을 찾아나가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할 거고, 오히려 봉준호 같은 작가들이 육성될 수 있는 분위기나 환경들을 만들어주는 게 훨씬 중요하겠죠."]

창의적인 생각을 적극 수용하고 마음껏 날개를 펼 수 있게 하는 것,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제2, 제3의 기생충을 탄생시키는 길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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