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접점 못찾는 방위비 협상

입력 2020.03.23 (07:43) 수정 2020.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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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해설위원

여섯달째 끌어오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또 결렬됐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주 미국에서 방위비 협상 7차 회의를 열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당초 이틀간의 협상이 하루 더 연장되면서 타결될 거란 전망도 나왔지만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합의 불발로 당장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들의 무급 휴직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방위비 협상은 총액 규모를 놓고 처음부터 의견차이가 컸습니다. 미국 정부는 당초 지난해 분담금 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를 제시했다가 40억 달러로 낮췄지만 우리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천억원 가량 10% 인상과는 여전히 거리가 멉니다. 게다가 주한미군은 협상이 타결되지않을 경우 한국인 근로자 9천명 가운데 비필수 인력으로 분류한 절반 가량을 다음달부터 무급 휴직 처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무급 휴직을 막기위해 우리 정부는 인건비만이라도 우선 타결을 시도했지만 이마저 여의치않았습니다. 1991년 1073억원으로 시작된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감축으로 줄어든 2005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꾸준히 올라 지난해는 1조원을 넘었습니다. 게다가 주한미군은 분담금을 다 사용하지도 못해 이자 수익 논란도 계속돼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안보에 대한 기여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전 협상과 비교하면 증액요구가 지나치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지금 전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도 큰 위기를 겪고 있고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과 연대가 절실한 만큼 과도한 방위비 압박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IMF 외환위기때인 1999년에는 분담금이 이전해보다 6천만달러 줄어든 사례도 있습니다. 주한미군을 위해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를 희생시키려 한다는 인상을 주는 일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미국 정부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하루빨리 협상을 타결짓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과의 상호 협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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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접점 못찾는 방위비 협상
    • 입력 2020-03-23 07:57:37
    • 수정2020-03-23 08: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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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 해설위원 여섯달째 끌어오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또 결렬됐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주 미국에서 방위비 협상 7차 회의를 열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당초 이틀간의 협상이 하루 더 연장되면서 타결될 거란 전망도 나왔지만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합의 불발로 당장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들의 무급 휴직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방위비 협상은 총액 규모를 놓고 처음부터 의견차이가 컸습니다. 미국 정부는 당초 지난해 분담금 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를 제시했다가 40억 달러로 낮췄지만 우리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천억원 가량 10% 인상과는 여전히 거리가 멉니다. 게다가 주한미군은 협상이 타결되지않을 경우 한국인 근로자 9천명 가운데 비필수 인력으로 분류한 절반 가량을 다음달부터 무급 휴직 처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무급 휴직을 막기위해 우리 정부는 인건비만이라도 우선 타결을 시도했지만 이마저 여의치않았습니다. 1991년 1073억원으로 시작된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감축으로 줄어든 2005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꾸준히 올라 지난해는 1조원을 넘었습니다. 게다가 주한미군은 분담금을 다 사용하지도 못해 이자 수익 논란도 계속돼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안보에 대한 기여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전 협상과 비교하면 증액요구가 지나치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지금 전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도 큰 위기를 겪고 있고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과 연대가 절실한 만큼 과도한 방위비 압박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IMF 외환위기때인 1999년에는 분담금이 이전해보다 6천만달러 줄어든 사례도 있습니다. 주한미군을 위해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를 희생시키려 한다는 인상을 주는 일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미국 정부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하루빨리 협상을 타결짓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과의 상호 협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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