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공영차 많은데, 왜 하필 ‘두리발’을…

입력 2020.04.03 (06:51) 수정 2020.04.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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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가 의무화되자 전국 자치단체마다 입국자 수송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부산시가 입국자 수송에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을 투입했는데,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대안이 정말 없었을까요?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역 KTX 열차에서 내린 해외 입국자들이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로 집에 갑니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입국자들을 위해 부산시가 내놓은 특별 교통수단입니다.

기사들은 불안한 속내를 감출 수 없습니다.

[이은숙/두리발 운전기사 : "식구들에게 혹시 나로 인해 전파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거든요"]

두리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왜 아무런 협의도 없이, 하필 두리발이어야 했나"는 겁니다.

[조창용/부산장애인총연합회 회장 : "의논도 없이 한번 말도 없이 이렇게 두리발을 투입한 건 정말 장애인으로서 답답한 마음입니다."]

찾아보면 해외 입국자들을 수송할만한 공영차량은 충분합니다.

부산지역 사회복지시설 백여 곳에 200~300대의 공영차량이 있는데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장애인단체에는 특별교통지원 승합차가, 각 공공기관에는 관용차가 쉬고 있습니다.

다른 자치단체만 보더라도 관용차와 공영차량, 전세버스 등을 해외 입국자 수송에 동원했지만 당사자 협의 없이 장애인 콜택시를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 두리발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심재승/부산시 택시운수과장 : "KTX 열차에서 집까지 모셔다드리는 게 (입국자와 시민 모두에) 가장 안전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해외 입국자 수송에 장애인 전용 콜택시를 투입해 비난을 자초한 부산시.

결정은 빨랐지만 판단은 섣불렀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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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는 공영차 많은데, 왜 하필 ‘두리발’을…
    • 입력 2020-04-03 06:59:30
    • 수정2020-04-03 08: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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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가 의무화되자 전국 자치단체마다 입국자 수송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부산시가 입국자 수송에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을 투입했는데,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대안이 정말 없었을까요?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역 KTX 열차에서 내린 해외 입국자들이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로 집에 갑니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입국자들을 위해 부산시가 내놓은 특별 교통수단입니다. 기사들은 불안한 속내를 감출 수 없습니다. [이은숙/두리발 운전기사 : "식구들에게 혹시 나로 인해 전파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거든요"] 두리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왜 아무런 협의도 없이, 하필 두리발이어야 했나"는 겁니다. [조창용/부산장애인총연합회 회장 : "의논도 없이 한번 말도 없이 이렇게 두리발을 투입한 건 정말 장애인으로서 답답한 마음입니다."] 찾아보면 해외 입국자들을 수송할만한 공영차량은 충분합니다. 부산지역 사회복지시설 백여 곳에 200~300대의 공영차량이 있는데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장애인단체에는 특별교통지원 승합차가, 각 공공기관에는 관용차가 쉬고 있습니다. 다른 자치단체만 보더라도 관용차와 공영차량, 전세버스 등을 해외 입국자 수송에 동원했지만 당사자 협의 없이 장애인 콜택시를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 두리발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심재승/부산시 택시운수과장 : "KTX 열차에서 집까지 모셔다드리는 게 (입국자와 시민 모두에) 가장 안전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해외 입국자 수송에 장애인 전용 콜택시를 투입해 비난을 자초한 부산시. 결정은 빨랐지만 판단은 섣불렀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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