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동 - 라마단 앞두고 초비상

입력 2020.04.18 (21:59) 수정 2020.04.1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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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동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슬람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다가오면서 이슬람 각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두바이 연결합니다.

박석호 특파원, 먼저 중동지국이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지금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이곳 아랍에미리트는 인구가 약 970만 명으로 서울 인구와 비슷한데요.

이 가운데 6천 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하루에 4백 명 정도 씩 추가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진단 검사를 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또 경제 중심지 두바이의 경우에는 3주 동안 24시간 통행금지를 시행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중동 국가들은 어떻습니까?

인근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실에서 150명이 감염됐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가 관련 보도에 대해 아무 반응이 없어서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주요 도시의 통행금지령은 무기한 연장했습니다.

또 이슬람에서는 곧 금식 성월 라마단이 시작되는데, 이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중동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시내입니다.

지난 6일부터 주요 도시에 내려진 24시간 통행금지령 때문에 거리가 텅 비었습니다.

하지만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5성급 호텔이 격리 시설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알 투와이즈리/호텔 격리자 : "격리 호텔의 식사나 간식, 룸서비스도 5성급입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사우디 왕실에서만 150명이 감염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왕실과 측근을 위해 병상 500개를 마련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일부다처제 때문에 왕자만 수천 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어쨌든 왕실 핵심 인물들까지 감염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알 라비아/사우디 보건장관 : "방역 지침 준수 수준에 따라 수주 내 감염자는 최소 만 명, 최대 20만 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슬람교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 메카도 봉쇄됐습니다.

사우디는 은둔의 석유왕국에서 탈피하겠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관광비자까지 발급했는데, 코로나 19로 나라 전체가 봉쇄되고 말았습니다.

이집트 역시 관광 분야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이집트 대박물관을 개장해서 관광산업을 부흥시킨다는 게 올해 목표였는데, 이 대박물관 개장이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알 아나니/이집트 관광부 장관 : "상황이 안정되면 바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유물 전시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끊긴 피라미드는 집에 머무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대한 야간 조명탑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다음주로 다가오면서 중동 각국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라마단 한 달 기간 동안 이슬람 신자들은 임신부나 환자, 여행자를 제외하고는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은 커녕 물도 마실 수 없습니다.

[주바이르/파키스탄 이슬람 신자 : "라마단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해 자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몸의 수분이 부족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슬람 신자들은 단식이 오히려 면역력을 키운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가 지면 모스크에 모여 기도를 하고 성대한 저녁 식사를 나누는 게 라마단의 관습인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슬람 국가들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라마단 기간에도 저녁 모임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습니다.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 "저녁 기도 모임이 없어도 기도의 의무를 등한시해서는 안 됩니다."]

한편 유럽 각국의 확산세가 조금 누그러진 이후 이번에는 유럽과 중동을 잇는 터키에서 하루에 약 4천명 씩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봉쇄령이 내려지고, 경찰까지 동원돼 빵을 이동판매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민 여러분, 통행금지 기간 빵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이동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 초기 중동 지역의 발원지로 지목돼온 이란은 최근 확산 속도가 늦어지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진단키트까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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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중동 - 라마단 앞두고 초비상
    • 입력 2020-04-18 22:20:57
    • 수정2020-04-18 22:27:11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중동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슬람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다가오면서 이슬람 각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두바이 연결합니다.

박석호 특파원, 먼저 중동지국이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지금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이곳 아랍에미리트는 인구가 약 970만 명으로 서울 인구와 비슷한데요.

이 가운데 6천 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하루에 4백 명 정도 씩 추가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진단 검사를 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또 경제 중심지 두바이의 경우에는 3주 동안 24시간 통행금지를 시행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중동 국가들은 어떻습니까?

인근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실에서 150명이 감염됐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가 관련 보도에 대해 아무 반응이 없어서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주요 도시의 통행금지령은 무기한 연장했습니다.

또 이슬람에서는 곧 금식 성월 라마단이 시작되는데, 이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중동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시내입니다.

지난 6일부터 주요 도시에 내려진 24시간 통행금지령 때문에 거리가 텅 비었습니다.

하지만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5성급 호텔이 격리 시설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알 투와이즈리/호텔 격리자 : "격리 호텔의 식사나 간식, 룸서비스도 5성급입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사우디 왕실에서만 150명이 감염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왕실과 측근을 위해 병상 500개를 마련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일부다처제 때문에 왕자만 수천 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어쨌든 왕실 핵심 인물들까지 감염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알 라비아/사우디 보건장관 : "방역 지침 준수 수준에 따라 수주 내 감염자는 최소 만 명, 최대 20만 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슬람교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 메카도 봉쇄됐습니다.

사우디는 은둔의 석유왕국에서 탈피하겠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관광비자까지 발급했는데, 코로나 19로 나라 전체가 봉쇄되고 말았습니다.

이집트 역시 관광 분야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이집트 대박물관을 개장해서 관광산업을 부흥시킨다는 게 올해 목표였는데, 이 대박물관 개장이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알 아나니/이집트 관광부 장관 : "상황이 안정되면 바로 문을 열 수 있도록 유물 전시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끊긴 피라미드는 집에 머무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대한 야간 조명탑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다음주로 다가오면서 중동 각국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라마단 한 달 기간 동안 이슬람 신자들은 임신부나 환자, 여행자를 제외하고는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은 커녕 물도 마실 수 없습니다.

[주바이르/파키스탄 이슬람 신자 : "라마단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해 자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몸의 수분이 부족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슬람 신자들은 단식이 오히려 면역력을 키운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가 지면 모스크에 모여 기도를 하고 성대한 저녁 식사를 나누는 게 라마단의 관습인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슬람 국가들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라마단 기간에도 저녁 모임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습니다.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 "저녁 기도 모임이 없어도 기도의 의무를 등한시해서는 안 됩니다."]

한편 유럽 각국의 확산세가 조금 누그러진 이후 이번에는 유럽과 중동을 잇는 터키에서 하루에 약 4천명 씩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봉쇄령이 내려지고, 경찰까지 동원돼 빵을 이동판매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민 여러분, 통행금지 기간 빵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이동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 초기 중동 지역의 발원지로 지목돼온 이란은 최근 확산 속도가 늦어지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진단키트까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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