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경단녀…임원 늘리려 해도 시킬 여성이 없어

입력 2020.04.20 (06:34) 수정 2020.04.2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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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이른바 '경단녀'들이 여전히 많고, 재취업도 힘든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1명씩 둬야 하는 법안이 8월 시행되지만, 기업들은 시킬 여성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박진영씨.

출산 직후 11년 정도 일을 쉬다 2년 전 재취업했습니다.

[박진영/금융회사 과장 : "제가 20대 때 이렇게 일을 했었구나. 이런 생각도 나면서... 이렇게 제 주변에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못하는 엄마들, 동네 친구들이 많아요."]

여성가족부 실태조사를 보면, 만 25~54세 여성 6,020명 가운데 35%가 이른바 '경단녀'입니다.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의 경우, 7.8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경력 단절 여성 : "경력이 없다 보니 (재취업이) 많이 어려웠고요, (재취업) 면접을 봐도 취업이 잘 되지 않았어요."]

경단녀들의 재취업과 창업을 도와주는 정부기관이 전국 158곳에 마련돼 있지만 일자리 찾기는 늘 어렵습니다.

[심경애/직업상담사 :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시는데, 추가로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들도 많이 원하고 계세요.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도 필요하겠고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이 이사회를 구성할 때, 여성 1명 이상을 이사로 두도록 하는 법안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성 인력 풀이 충분치 않아 고민입니다.

출산과 육아라는 현실에 부딪혀 임원 후보에 오르기도 전에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한데다,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이 고위 임원이 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복실/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 "여성 인력 풀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현실적으로 이 법안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려면 경력 단절 여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경력 단절을 예방하고, 재취업 지원은 물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고충을 이해하고 책임도 함께 질 수 있는 직장 문화가 갖춰지는게 선결 과제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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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한 경단녀…임원 늘리려 해도 시킬 여성이 없어
    • 입력 2020-04-20 06:41:05
    • 수정2020-04-20 06: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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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이른바 '경단녀'들이 여전히 많고, 재취업도 힘든 현실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1명씩 둬야 하는 법안이 8월 시행되지만, 기업들은 시킬 여성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보도에 선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박진영씨.

출산 직후 11년 정도 일을 쉬다 2년 전 재취업했습니다.

[박진영/금융회사 과장 : "제가 20대 때 이렇게 일을 했었구나. 이런 생각도 나면서... 이렇게 제 주변에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못하는 엄마들, 동네 친구들이 많아요."]

여성가족부 실태조사를 보면, 만 25~54세 여성 6,020명 가운데 35%가 이른바 '경단녀'입니다.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의 경우, 7.8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경력 단절 여성 : "경력이 없다 보니 (재취업이) 많이 어려웠고요, (재취업) 면접을 봐도 취업이 잘 되지 않았어요."]

경단녀들의 재취업과 창업을 도와주는 정부기관이 전국 158곳에 마련돼 있지만 일자리 찾기는 늘 어렵습니다.

[심경애/직업상담사 :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시는데, 추가로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들도 많이 원하고 계세요.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도 필요하겠고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이 이사회를 구성할 때, 여성 1명 이상을 이사로 두도록 하는 법안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성 인력 풀이 충분치 않아 고민입니다.

출산과 육아라는 현실에 부딪혀 임원 후보에 오르기도 전에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한데다,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이 고위 임원이 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복실/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 "여성 인력 풀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현실적으로 이 법안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려면 경력 단절 여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경력 단절을 예방하고, 재취업 지원은 물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고충을 이해하고 책임도 함께 질 수 있는 직장 문화가 갖춰지는게 선결 과제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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