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 만에 불길 확산…‘이천 물류창고 화재’ 블랙박스 공개

입력 2020.05.13 (06:17) 수정 2020.05.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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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주 전 38명의 희생자를 낸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 모습을 찍은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영상에는 긴급히 대피하는 작업자의 모습과 순식간에 불길이 실내를 뒤덮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세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을 찍은 차량 블랙박스 화면입니다.

한 남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소화기! 야! 소화기! 야! 소화기!"]

잠시 뒤 한 남성이 뛰쳐나오며 119에 신고하라고 외칩니다.

["119 불러! (소화기) 빨리 갖고 와! 빨리 갖고 와! 119 불러!"]

휴대전화로 신고해보려 하지만, 이미 바로 옆까지 번진 불길에 서둘러 대피합니다.

이어 몇 초 지나지 않아 유독가스가 퍼지기 시작하더니, 천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결국, 20초가 채 되기도 전에 실내를 뒤덮습니다.

소방차가 오기 전 손쓸 새도 없이 순식간에 불이 번진 겁니다.

화재 이후 소방당국은 불이 시작된 지하 2층에서 산소절단기와 전동 글라인더 등을 발견했습니다.

불꽃이 튈 수 있는 작업이 진행된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영상 속 불길이 번지는 속도를 보면 이미 우레탄폼 작업으로 인해 실내에 유증기가 가득 찬 상황에서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용접 또는 산소 절단 등 화기 작업으로 점화돼 빠르게 연소 확대되고...우레탄폼작업으로 발생된 유증기에도 점화되고 확대돼 상층부까지 화염과 유독성 연기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승강기 통로를 통해 화염과 연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상당수가 제때 대피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제 4번째 합동 감식을 마친 경찰은 창고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이 이뤄졌는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필요하면 추가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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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초 만에 불길 확산…‘이천 물류창고 화재’ 블랙박스 공개
    • 입력 2020-05-13 06:29:19
    • 수정2020-05-13 07: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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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주 전 38명의 희생자를 낸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 모습을 찍은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영상에는 긴급히 대피하는 작업자의 모습과 순식간에 불길이 실내를 뒤덮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세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을 찍은 차량 블랙박스 화면입니다.

한 남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소화기! 야! 소화기! 야! 소화기!"]

잠시 뒤 한 남성이 뛰쳐나오며 119에 신고하라고 외칩니다.

["119 불러! (소화기) 빨리 갖고 와! 빨리 갖고 와! 119 불러!"]

휴대전화로 신고해보려 하지만, 이미 바로 옆까지 번진 불길에 서둘러 대피합니다.

이어 몇 초 지나지 않아 유독가스가 퍼지기 시작하더니, 천장에서 시작된 불길은 결국, 20초가 채 되기도 전에 실내를 뒤덮습니다.

소방차가 오기 전 손쓸 새도 없이 순식간에 불이 번진 겁니다.

화재 이후 소방당국은 불이 시작된 지하 2층에서 산소절단기와 전동 글라인더 등을 발견했습니다.

불꽃이 튈 수 있는 작업이 진행된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영상 속 불길이 번지는 속도를 보면 이미 우레탄폼 작업으로 인해 실내에 유증기가 가득 찬 상황에서 불길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용접 또는 산소 절단 등 화기 작업으로 점화돼 빠르게 연소 확대되고...우레탄폼작업으로 발생된 유증기에도 점화되고 확대돼 상층부까지 화염과 유독성 연기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승강기 통로를 통해 화염과 연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상당수가 제때 대피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제 4번째 합동 감식을 마친 경찰은 창고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이 이뤄졌는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필요하면 추가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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