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인형 ‘리얼돌’ 판매…“개인 취향” vs “성 상품화”

입력 2020.05.27 (07:36) 수정 2020.05.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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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FC 서울이 텅 빈 관중석에 실물 크기의 성인용 인형, 이른바 '리얼돌'을 앉혀놨다가 빈축을 산 적이 있지요.

법원이 성인용 인형의 수입 판매가 합법적이라고 판결한 이후 도심에는 리얼돌 판매업소가 늘고 있습니다.

지역 여성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단지와 터미널 근처의 한 도심 상가입니다.

사람 크기의 성인용 인형, '리얼돌'이 버젓이 진열돼 있습니다.

[이선옥/충북 청주시 가경동 : "사람도 많이 다니고, 어린아이들도 엄마 손잡고 다니는데 이런 데서 저렇게 드러난 걸 판다는 건…."]

가게 주변에는 상가와 주택들이 밀집돼 있어, 어린아이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곳입니다.

지난해, 대법원은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국가 개입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이유로 리얼돌 수입과 판매를 허용했습니다.

그 후 전국 주요 도심에는 리얼돌 판매 업소와 체험방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성인용품점은 '청소년 유해시설'로 분류되지만, 학교 근처가 아니라면 단속 대상이 아니어서입니다.

거리 규정만 지킨다면 달리, 업소를 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윤치선/충청북도교육청 체육건강안전과 : "(청소년 유해시설은) 학교 경계로부터 200m 이내엔 설치·운영의 통제를 받게 돼요. (리얼돌을) 미성년자들한테 판매한다든지, 대여한다든지 했을 경우에는 단속을 할 수 있겠죠."]

여성계는 성인지 감수성이 공동체 규범으로 자리 잡은 만큼 성인용품에 대해서는 보다 촘촘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김현정/충북 청주 여성의전화 소장 : "마음대로 관계 맺기를 할 수 있다는 왜곡된 시선을 가질 수도 있고, 그런 점에서 볼 때는 n번방 사건이나 계속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과 맥이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판매 허용 반년 만에 도심 거리에 널린 '리얼돌', 지나친 규제 완화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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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7 07:38:34
    • 수정2020-05-27 07: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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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FC 서울이 텅 빈 관중석에 실물 크기의 성인용 인형, 이른바 '리얼돌'을 앉혀놨다가 빈축을 산 적이 있지요.

법원이 성인용 인형의 수입 판매가 합법적이라고 판결한 이후 도심에는 리얼돌 판매업소가 늘고 있습니다.

지역 여성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단지와 터미널 근처의 한 도심 상가입니다.

사람 크기의 성인용 인형, '리얼돌'이 버젓이 진열돼 있습니다.

[이선옥/충북 청주시 가경동 : "사람도 많이 다니고, 어린아이들도 엄마 손잡고 다니는데 이런 데서 저렇게 드러난 걸 판다는 건…."]

가게 주변에는 상가와 주택들이 밀집돼 있어, 어린아이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곳입니다.

지난해, 대법원은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국가 개입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이유로 리얼돌 수입과 판매를 허용했습니다.

그 후 전국 주요 도심에는 리얼돌 판매 업소와 체험방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성인용품점은 '청소년 유해시설'로 분류되지만, 학교 근처가 아니라면 단속 대상이 아니어서입니다.

거리 규정만 지킨다면 달리, 업소를 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윤치선/충청북도교육청 체육건강안전과 : "(청소년 유해시설은) 학교 경계로부터 200m 이내엔 설치·운영의 통제를 받게 돼요. (리얼돌을) 미성년자들한테 판매한다든지, 대여한다든지 했을 경우에는 단속을 할 수 있겠죠."]

여성계는 성인지 감수성이 공동체 규범으로 자리 잡은 만큼 성인용품에 대해서는 보다 촘촘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김현정/충북 청주 여성의전화 소장 : "마음대로 관계 맺기를 할 수 있다는 왜곡된 시선을 가질 수도 있고, 그런 점에서 볼 때는 n번방 사건이나 계속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과 맥이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판매 허용 반년 만에 도심 거리에 널린 '리얼돌', 지나친 규제 완화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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