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온라인 수업 어려운 중남미…‘라디오 교육 방송’ 부활

입력 2020.06.03 (10:47) 수정 2020.06.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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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수업이 대세이지만,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곳은 이 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중남미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 라디오 교육 방송이 부활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페루 리마 외곽의 빈민가,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줄지어 언덕을 오릅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곤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데요.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해 동네에서 유일하게 인터넷 신호가 잡히는 높은 언덕에 오른 겁니다.

[마리아 타파라/페루 학생 :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항상 이곳에 와요. 아래에서는 인터넷 신호가 안 잡히거든요. 과제도 내려받아야 하고요. 여기가 아니면 숙제를 할 방법이 없어요."]

페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 대신 온라인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가정에 컴퓨터가 없는 것은 물론, 인터넷 연결조차 되지 않습니다.

당분간은 개학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

일부 가정에선 어쩔 수 없이 부모들이 교사를 자처해 아이들의 공부를 돕고 있습니다.

[멜리사 온톨/학부모 임시 교사 : "코로나19로 아이들의 외출은 물론 등교도 제한됐습니다. 올해 아이들이 수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공부를 돕고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심한 중남미에선 코로나19로 따른 디지털 소외가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멕시코, 콜롬비아 등의 농촌에서는 학생 10명 중 7명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환경에 놓여있는데요.

온라인 수업은 꿈도 못 꿀 일이니, 휴교가 길어질수록 저소득층 아이들은 학업에서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제인 카우치먼/자선단체 매니저 :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디지털 기기나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 등 그 격차가 극심해졌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콜롬비아에선 1세대 방송 매체 '라디오'가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콜롬비아 푼사 지역 교사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일일 라디오 교육 방송을 시작한 겁니다.

[암파로 라모스/콜롬비아 초등학교 교사 : "우린 기술이 뒤떨어져서 학부모나 아이들을 가르칠 대안을 계속 떠올려야 해요."]

선생님들의 열정만큼 학생들도 열심입니다.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종이를 접고 오립니다.

미술 다음은 체육 수업, 역시 라디오 방송에 맞춰 체조를 하는데요.

[마를린 벨트란/콜롬비아 학생 : "라디오 수업이 좋아요. 우린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거든요. 라디오 수업 덕분에 계속 공부할 수 있어요."]

라디오 방송은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학습 습관이 무너지거나 학구열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돕는 등 제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저개발국가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디지털 격차를 드러냈습니다.

경제적 여력이 안 되는 부모들은 디지털 기기 부족 등 온라인 교육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베라 마토스/영국 3자녀 엄마 : "모두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수업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기가 없어) 한 아이가 수업에 들어가면 다른 아이는 마냥 기다려야 하죠."]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 생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소외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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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온라인 수업 어려운 중남미…‘라디오 교육 방송’ 부활
    • 입력 2020-06-03 10:53:40
    • 수정2020-06-03 11:07:24
    지구촌뉴스
[앵커]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수업이 대세이지만,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곳은 이 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중남미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위해 라디오 교육 방송이 부활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페루 리마 외곽의 빈민가,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줄지어 언덕을 오릅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곤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데요.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해 동네에서 유일하게 인터넷 신호가 잡히는 높은 언덕에 오른 겁니다.

[마리아 타파라/페루 학생 :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항상 이곳에 와요. 아래에서는 인터넷 신호가 안 잡히거든요. 과제도 내려받아야 하고요. 여기가 아니면 숙제를 할 방법이 없어요."]

페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 대신 온라인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가정에 컴퓨터가 없는 것은 물론, 인터넷 연결조차 되지 않습니다.

당분간은 개학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

일부 가정에선 어쩔 수 없이 부모들이 교사를 자처해 아이들의 공부를 돕고 있습니다.

[멜리사 온톨/학부모 임시 교사 : "코로나19로 아이들의 외출은 물론 등교도 제한됐습니다. 올해 아이들이 수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공부를 돕고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심한 중남미에선 코로나19로 따른 디지털 소외가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멕시코, 콜롬비아 등의 농촌에서는 학생 10명 중 7명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환경에 놓여있는데요.

온라인 수업은 꿈도 못 꿀 일이니, 휴교가 길어질수록 저소득층 아이들은 학업에서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제인 카우치먼/자선단체 매니저 :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디지털 기기나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 등 그 격차가 극심해졌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콜롬비아에선 1세대 방송 매체 '라디오'가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콜롬비아 푼사 지역 교사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일일 라디오 교육 방송을 시작한 겁니다.

[암파로 라모스/콜롬비아 초등학교 교사 : "우린 기술이 뒤떨어져서 학부모나 아이들을 가르칠 대안을 계속 떠올려야 해요."]

선생님들의 열정만큼 학생들도 열심입니다.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종이를 접고 오립니다.

미술 다음은 체육 수업, 역시 라디오 방송에 맞춰 체조를 하는데요.

[마를린 벨트란/콜롬비아 학생 : "라디오 수업이 좋아요. 우린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거든요. 라디오 수업 덕분에 계속 공부할 수 있어요."]

라디오 방송은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학습 습관이 무너지거나 학구열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돕는 등 제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저개발국가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디지털 격차를 드러냈습니다.

경제적 여력이 안 되는 부모들은 디지털 기기 부족 등 온라인 교육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베라 마토스/영국 3자녀 엄마 : "모두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수업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기가 없어) 한 아이가 수업에 들어가면 다른 아이는 마냥 기다려야 하죠."]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 생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소외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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