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약서까지 강요한 수영연맹, 징계엔 꼼수로 대처?

입력 2020.06.10 (07:32) 수정 2020.06.1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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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광주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수영연맹이 후원사의 유니폼을 쓰라며 선수들에게 서약서까지 강요한 사실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현 연맹 회장은 지난주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이에 대비한 꼼수까지 준비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영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대회 선수촌에 들어간 수영 대표팀은 문서 하나를 받게 됩니다.

수영연맹이 요구한 서약서인데, 후원사인 A사 외 브랜드를 착용하면 징계 및 민, 형사상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입니다.

대표팀 최고의 기대주였던 김서영 측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경기가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사용했던 B사가 아닌 A사의 수영복 등을 쓰는 것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맹은 이를 거부했고, 다급해진 김서영 측이 직접 일본에 위치한 A사의 아시아 총판에 연락해 타사 용품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연맹이 선수의 컨디션 유지를 돕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경기를 앞둔 선수에게 심리적 악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김지용 연맹 회장은 결국 대회 준비 미흡 등의 문제로 지난주 대한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수영연맹 자체 징계로 견책이라는 경징계가 나오자, 체육회가 직권으로 재심사한 결과인데 임기가 올해 12월까지여서 사실상 퇴출입니다.

그런데 징계 이틀 전 갑자기 김 회장이 앞장서 혁신 태스크포스를 출범했습니다.

징계가 예상되자 미리 측근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조종하려는 꼼수 아니냔 지적입니다.

[수영계 관계자/음성변조 : "내년 선거를 놓고 자기들끼리 뭘 하겠다는 거로 생각하고요, (TF팀 인사들은) 회장이랑 부회장단 쪽에서 지명한 사람이니 어떻게 지명되었는지 알 수가 없죠."]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지만, 과연 대회까지 연맹이 정상화 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문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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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약서까지 강요한 수영연맹, 징계엔 꼼수로 대처?
    • 입력 2020-06-10 07:34:30
    • 수정2020-06-10 07: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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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주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수영연맹이 후원사의 유니폼을 쓰라며 선수들에게 서약서까지 강요한 사실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현 연맹 회장은 지난주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이에 대비한 꼼수까지 준비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영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대회 선수촌에 들어간 수영 대표팀은 문서 하나를 받게 됩니다.

수영연맹이 요구한 서약서인데, 후원사인 A사 외 브랜드를 착용하면 징계 및 민, 형사상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입니다.

대표팀 최고의 기대주였던 김서영 측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경기가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사용했던 B사가 아닌 A사의 수영복 등을 쓰는 것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맹은 이를 거부했고, 다급해진 김서영 측이 직접 일본에 위치한 A사의 아시아 총판에 연락해 타사 용품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연맹이 선수의 컨디션 유지를 돕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경기를 앞둔 선수에게 심리적 악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김지용 연맹 회장은 결국 대회 준비 미흡 등의 문제로 지난주 대한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수영연맹 자체 징계로 견책이라는 경징계가 나오자, 체육회가 직권으로 재심사한 결과인데 임기가 올해 12월까지여서 사실상 퇴출입니다.

그런데 징계 이틀 전 갑자기 김 회장이 앞장서 혁신 태스크포스를 출범했습니다.

징계가 예상되자 미리 측근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조종하려는 꼼수 아니냔 지적입니다.

[수영계 관계자/음성변조 : "내년 선거를 놓고 자기들끼리 뭘 하겠다는 거로 생각하고요, (TF팀 인사들은) 회장이랑 부회장단 쪽에서 지명한 사람이니 어떻게 지명되었는지 알 수가 없죠."]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지만, 과연 대회까지 연맹이 정상화 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문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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