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지만 악용되는 ‘체계·자구 심사’…개념 규정부터 해야

입력 2020.06.10 (21:42) 수정 2020.06.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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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원구성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갖느냐 때문인데 핵심에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이 있습니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체계와 자구 심사라는 명목아래 법사위가 다시 검토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야당이 여당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법사위에서 막혀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법안이 91건이나 됩니다.

손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법사위원장은 체계, 자구 심사 권한을 이용해 법안 통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때로는 야당이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 : "세월호참사 피해구제법 이게 잠수사까지 확대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

[권성동/법사위원장 : "뭐가요?"]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 : "잠수사 사망 및 부상은 세월호 침몰하고 직 접 관련은 없습니다. 일종의 산업재해와 관련될 수 있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발목을 잡혔고 800일 넘게 계류되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19대 법사위원장은 당시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박영선/민주당 의원 : "제 손으로 저는 이걸 상정을 하기가 힘듭니다."]

법사위 심사가 지연되면서 예산안까지 해를 넘겨 처리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상임위 통과 법안에 대해 정부 부처가 이견을 내고 방해하기도 합니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 강화 법안은 여가위 심의를 마쳤지만 법사위에서 예산이 과하다는 기재부 의견에 가로막혔습니다.

당시 법사위 소속 의원도 해당 논의가 월권이라고 인정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상임위를 통과한 뒤 법사위에서 막혀 폐기된 법안은 모두 91건.

이 가운데 19건은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체계·자구 심사'라는 법 조문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도 생각이 차이가 큽니다.

[김웅/미래통합당 의원 : "당연히 이게 헌법적인 가치와 질서에 맞는지 그리고 다른 법들과의 균형이 맞는지를 당연히 살펴 봐야 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은 당연히 볼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진짜 체계·자구심사를 해야 하는데 체계·자구심사를 오히려 안 한다든지 또는 체계·자구심사를 해서도 아무 문제없는 법을 그냥 발목을 잡는다든지 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죠."]

따라서 '체계·자구 심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규정부터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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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요하지만 악용되는 ‘체계·자구 심사’…개념 규정부터 해야
    • 입력 2020-06-10 21:45:43
    • 수정2020-06-10 21: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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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원구성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갖느냐 때문인데 핵심에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이 있습니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체계와 자구 심사라는 명목아래 법사위가 다시 검토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야당이 여당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법사위에서 막혀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법안이 91건이나 됩니다.

손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법사위원장은 체계, 자구 심사 권한을 이용해 법안 통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때로는 야당이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습니다.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 : "세월호참사 피해구제법 이게 잠수사까지 확대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

[권성동/법사위원장 : "뭐가요?"]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 : "잠수사 사망 및 부상은 세월호 침몰하고 직 접 관련은 없습니다. 일종의 산업재해와 관련될 수 있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발목을 잡혔고 800일 넘게 계류되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19대 법사위원장은 당시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박영선/민주당 의원 : "제 손으로 저는 이걸 상정을 하기가 힘듭니다."]

법사위 심사가 지연되면서 예산안까지 해를 넘겨 처리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상임위 통과 법안에 대해 정부 부처가 이견을 내고 방해하기도 합니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 강화 법안은 여가위 심의를 마쳤지만 법사위에서 예산이 과하다는 기재부 의견에 가로막혔습니다.

당시 법사위 소속 의원도 해당 논의가 월권이라고 인정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상임위를 통과한 뒤 법사위에서 막혀 폐기된 법안은 모두 91건.

이 가운데 19건은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체계·자구 심사'라는 법 조문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도 생각이 차이가 큽니다.

[김웅/미래통합당 의원 : "당연히 이게 헌법적인 가치와 질서에 맞는지 그리고 다른 법들과의 균형이 맞는지를 당연히 살펴 봐야 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은 당연히 볼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진짜 체계·자구심사를 해야 하는데 체계·자구심사를 오히려 안 한다든지 또는 체계·자구심사를 해서도 아무 문제없는 법을 그냥 발목을 잡는다든지 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죠."]

따라서 '체계·자구 심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규정부터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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