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위기 가정” 통보했지만…지자체 관리 허점

입력 2020.06.12 (21:14) 수정 2020.06.1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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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아동학대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정보 같은 빅데이터로 아동학대 가능성이 있는 가정을 가려내 해당 자치단체에 현장 조사를 요청합니다.

KBS 취재 결과, 창녕의 피해 어린이도 지난 1월 '위기 아동' 명단에 올랐고, 이게 창녕군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창녕군은 현장 조사조차 나가지 않았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행복e음' 시스템.

정부가 관리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아동 학대를 예방할 목적으로 개발됐습니다.

학교 출·결석과 예방접종, 건강검진과정에서 수집되는 40여 가지 정보를 분석해 학대 의심 가정과 피해 어린이를 가려내 자치단체에 알려줍니다.

KBS 취재 결과, 목숨을 걸고 집을 탈출한 A양은 지난 1월 '위기 아동'으로 분류됐고 곧바로 창녕군에 이 사실이 통보됐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읍면동 아동 담당자나 맞춤형 복지팀 공무원은 '위기 아동'의 집을 찾아가 혹시 학대를 당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조사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 학대가 의심되면 경찰과 관할 기관에 신고하고 부모와 아동을 분리해야 합니다.

피해 아동은 학대가 의심되는 위기 아동으로 분류됐지만, 창녕군은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가정 방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창녕군 관계자/음성변조 : "코로나19가 왔기 때문에 방문을 자제하라고 복지부에서 요청이 왔고, 2월에는 시스템을 닫았어요. 아예.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다 가지 못한 거죠."]

늦어도 통보 직후 두 달 안에 확인해야 하지만, 창녕군은 다섯 달이 넘도록 현장조차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방역이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집을 들어가지 못하면, 아이를 불러내면 되죠. 전화 통화로도 할 수 있잖아요. 위기 아동으로 되어 있는 아이들을 왜 상담을 못해요?"]

복지부가 찾아낸 위기 아동 정보가 교육청과 학교에 전달되고 공유되지 않는 것도 제도의 허점입니다.

[A양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지난 학교에서) 1학년 때 개근, 2학년 때 하루, 3학년 때 이틀. 평범한 학생들도 그 정도는 결석하거든요."]

정부-자치단체가 정보를 공유하고 현장 조사를 철저히 한다면 A양과 같은 학대 피해자는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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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위기 가정” 통보했지만…지자체 관리 허점
    • 입력 2020-06-12 21:16:14
    • 수정2020-06-12 21:19:23
    뉴스 9
[앵커]

지금부터는 아동학대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정보 같은 빅데이터로 아동학대 가능성이 있는 가정을 가려내 해당 자치단체에 현장 조사를 요청합니다.

KBS 취재 결과, 창녕의 피해 어린이도 지난 1월 '위기 아동' 명단에 올랐고, 이게 창녕군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창녕군은 현장 조사조차 나가지 않았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행복e음' 시스템.

정부가 관리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아동 학대를 예방할 목적으로 개발됐습니다.

학교 출·결석과 예방접종, 건강검진과정에서 수집되는 40여 가지 정보를 분석해 학대 의심 가정과 피해 어린이를 가려내 자치단체에 알려줍니다.

KBS 취재 결과, 목숨을 걸고 집을 탈출한 A양은 지난 1월 '위기 아동'으로 분류됐고 곧바로 창녕군에 이 사실이 통보됐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읍면동 아동 담당자나 맞춤형 복지팀 공무원은 '위기 아동'의 집을 찾아가 혹시 학대를 당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조사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 학대가 의심되면 경찰과 관할 기관에 신고하고 부모와 아동을 분리해야 합니다.

피해 아동은 학대가 의심되는 위기 아동으로 분류됐지만, 창녕군은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가정 방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창녕군 관계자/음성변조 : "코로나19가 왔기 때문에 방문을 자제하라고 복지부에서 요청이 왔고, 2월에는 시스템을 닫았어요. 아예.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다 가지 못한 거죠."]

늦어도 통보 직후 두 달 안에 확인해야 하지만, 창녕군은 다섯 달이 넘도록 현장조차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방역이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집을 들어가지 못하면, 아이를 불러내면 되죠. 전화 통화로도 할 수 있잖아요. 위기 아동으로 되어 있는 아이들을 왜 상담을 못해요?"]

복지부가 찾아낸 위기 아동 정보가 교육청과 학교에 전달되고 공유되지 않는 것도 제도의 허점입니다.

[A양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지난 학교에서) 1학년 때 개근, 2학년 때 하루, 3학년 때 이틀. 평범한 학생들도 그 정도는 결석하거든요."]

정부-자치단체가 정보를 공유하고 현장 조사를 철저히 한다면 A양과 같은 학대 피해자는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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