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 여성 보좌관 8%…여전한 국회 ‘유리천장’

입력 2020.06.15 (12:42) 수정 2020.06.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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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대 국회에서는 헌정 사상 첫 여성 부의장이 선출돼 "또 다른 유리천장을 깼다"며 화제가 됐는데요, 국회의원 보좌진은 어떨까요?

10명 중 3명이 여성인데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대폭 낮아지는 등 유리천장이 여전합니다.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회에서 10년 가까이 일해 온 여성 보좌관 김 모 씨.

과거에 비해 여성이 일하기에는 환경이 나아졌다고 말합니다.

[김○○/4급 보좌관 :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선배들이 "(여성 보좌진은) 국회에서 5년 이상 일하면 시집을 못 간다, 결혼하고 들어온 여자들은 5년 이상 못 버틴다"고…."]

21대 국회 보좌진 가운데 여성은 664명으로 10명 중 3명꼴.

여성의원 비율 19%보다도 더 높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가정과 일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한 권리는 아직 멀리 있습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이 권리를 행사한 후 의원실로 복귀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최○○/의원실 비서 : "제가 아는 한, 육아휴직의 경우는 잘리거나, 그만두거나..."]

특히 한참 일을 배울 시기에 경력을 이어갈지, 출산과 육아에 전념할지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전 의원실 비서 : " 국정감사를 한 번 빠지는 게 다음에 채용될 때 감이 떨어졌다거나 (그럴까 봐) 경력단절 때문에 사실 아기를 낳지 말까 고민도 좀 많이 했고...."]

이러다 보니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점점 낮아집니다.

의원실 운영을 총괄하는 4급 보좌관에서 여성은 10명 중 한 명도 안 됩니다.

남성 보좌관을 선호하는 의원들의 채용 관행과 보좌진들 스스로의 인식이 함께 바뀌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4급 보좌관 : "의원의 마인드, 인식 전환이 제일 중요할 것 같고. (출산과 육아를 하는) 그 보좌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문제의식을 공감할 때 인식 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보장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여성 보좌진을 막는 '유리천장'은 깨지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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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급 여성 보좌관 8%…여전한 국회 ‘유리천장’
    • 입력 2020-06-15 12:47:58
    • 수정2020-06-15 12:50:29
    뉴스 12
[앵커]

21대 국회에서는 헌정 사상 첫 여성 부의장이 선출돼 "또 다른 유리천장을 깼다"며 화제가 됐는데요, 국회의원 보좌진은 어떨까요?

10명 중 3명이 여성인데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대폭 낮아지는 등 유리천장이 여전합니다.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회에서 10년 가까이 일해 온 여성 보좌관 김 모 씨.

과거에 비해 여성이 일하기에는 환경이 나아졌다고 말합니다.

[김○○/4급 보좌관 :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선배들이 "(여성 보좌진은) 국회에서 5년 이상 일하면 시집을 못 간다, 결혼하고 들어온 여자들은 5년 이상 못 버틴다"고…."]

21대 국회 보좌진 가운데 여성은 664명으로 10명 중 3명꼴.

여성의원 비율 19%보다도 더 높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가정과 일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한 권리는 아직 멀리 있습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이 권리를 행사한 후 의원실로 복귀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최○○/의원실 비서 : "제가 아는 한, 육아휴직의 경우는 잘리거나, 그만두거나..."]

특히 한참 일을 배울 시기에 경력을 이어갈지, 출산과 육아에 전념할지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전 의원실 비서 : " 국정감사를 한 번 빠지는 게 다음에 채용될 때 감이 떨어졌다거나 (그럴까 봐) 경력단절 때문에 사실 아기를 낳지 말까 고민도 좀 많이 했고...."]

이러다 보니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점점 낮아집니다.

의원실 운영을 총괄하는 4급 보좌관에서 여성은 10명 중 한 명도 안 됩니다.

남성 보좌관을 선호하는 의원들의 채용 관행과 보좌진들 스스로의 인식이 함께 바뀌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4급 보좌관 : "의원의 마인드, 인식 전환이 제일 중요할 것 같고. (출산과 육아를 하는) 그 보좌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문제의식을 공감할 때 인식 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보장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여성 보좌진을 막는 '유리천장'은 깨지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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