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군사행동 보류”…北 ‘숨 고르기’

입력 2020.06.27 (07:50) 수정 2020.06.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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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남북 긴장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분위깁니다.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던 남북 관계.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전환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열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후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모두 철거하고 대남 비난 여론전도 전면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군사행동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주 이슈앤 한반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북한의 의도를 짚어 봤습니다.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4일 탈북민의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며 시작된 북한의 대남 공세.

[조선중앙TV/6월 9일 : "지켜보면 볼수록 환멸만 자아내는 남조선 당국과 더는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남북 간 통신선을 전면 차단하고,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뒤에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천 2백만 장의 대남 전단을 만들었다며 언제든 이를 남한의 깊은 종심까지 살포하겠다고 했고,

[김선학/평양건축대학 학생 : "야, 진짜 이 손이 막 불끈불끈합니다. 너희 기다리라. 이제 전연지대(접경지대)만 열리게 되면 단숨에 달려 나가서 다시는, 다시는 그런 짓을 해대지 못하게 총을 집었던 손으로 놈들에게 이 삐라 불벼락을 안겨서 제대병사의 본때를 보이겠습니다."]

급기야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했던 확성기까지 다시 설치했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6월 23일 :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남북이 함께 기울여온 노력과 성과를 무산시키는 조치를 행동에 옮길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대결 행보를 가속화하던 북한이 돌연 멈춰 섰습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북한 총참모부가 4가지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를 했었는데 그 계획을 보류시킨 겁니다.

폭주에 가깝던 대남 공세에 급제동을 건 것은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위원장이었습니다.

[조선중앙TV/6월 24일 :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 행동 계획들을 보류했습니다."]

보류 결정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가 철거된 모습이 다시 포착됐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에서는 대남 비난 기사나 논평이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대외선전 매체들은 대남 비난 기사 여러 건을 일시에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며칠째 열려있던 북한 해안 포문은 여전히 개방 상태지만 연평도의 긴장감도 한결 누그러졌습니다.

[여상기/통일부 대변인 : "북측의 보도를 보았고 이 보도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겠습니다."]

다만 북한이 군사적 행동계획에 대해 폐기가 아닌 보류를 선택한 점에서 언제든 남북 간 긴장은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의 군사행동 보류 결정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계획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즉각 반박에 나섰는데요.

‘보류’가 ‘재고’로 될 때는 재미없을 것이다. 이렇게 위협하는가 하면, 남측의 차후 행동에 따라 남북 관계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이런 결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깜깜한 밤하늘 위로 거대한 비닐 풍선이 올라갑니다.

지난 22일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영상입니다.

탈북민 단체가 띄운 풍선은 하루 뒤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됐습니다.

["혹시 전단지 말고 SD카드라든가 지폐라든가 이런 것도 같이 들어 있었나요? 그런 건 전혀 없고요?(풍선하고 현수막. 그 밑에 비닐봉지 안에 대북전단 100매 안 되게...)"]

정부는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6월 24일 : "민통선 이북에서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 국방부에서도 철저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하면서 거론한 건 ‘조성된 최근 정세에 대한 평가’입니다.

최근 정세를 고심해 본 결과, 입장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는 겁니다.

일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나빠진 국제사회 여론과 남측의 엄정한 대북전단 대응 등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그것은 단순히 그냥 나타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뭔가 노력이 있지 않는가 라고 생각해요. 사실 백조의 물밑에서 발걸음 같은 것들이 분명히 있지 않을까 라는... 특사 건도 있긴 했지만 우리가 나름대로 대단히 노력하는 측면이 있고, 북한과 간접적인 접촉이라는 노력하는 점이 분명히 있다고 봐요."]

또, 더 이상의 군사 행동을 막고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확성기 심리전까진 가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판문점 선언 때 사실 북한이 원했던 것이 마침내 이뤄진 거죠. 확성기가 철거가 됐는데 갑자기 북한이 확성기를 다시 설치한다 하니까 당연히 거기에 대해서 적정 시점에 한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북한에게 자충수가 된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번의 보류에도 그것이 뭔가 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그건 충분히 가능한 생각, 추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긴장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도 북한에 부담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항공모함 2척을 한반도가 포함된 7함대 작전구역에 배치하고, 전략폭격기 B-52 폭격기도 한반도 주변에 전개 시켰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북한이 만약에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을 유도해서 예를 들면 8월달, 7월~8월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결국은 한미 간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내부 상황, 특히 경제 문제가 발목을 잡았을 거란 분석도 있습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북한이 내부적으로 경제 중심의 정면돌파전을 하고 있는데 있어서 이러한 외부적인 과도한 위기를 증가시키는 것은 내부적 경제적인 측면을 포기하고 완전히 안보의 영역으로 돌리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안 좋거든요."]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더군다나 올해 10월 10일은 당창건 75주년 기념일이고 북한은 이 기념일에 대축전장을 만들겠다고 공언을 해왔는데 계속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강대강 대결 국면이 계속 이어진다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상당한 실망감을 안길 가능성도 크고..."]

[황재옥/민화협 정책위원장 : "대내 결속을 어느 정도 달성을 했다 그래서 앞으로 상황관리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강경 조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온건 조치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으면서 뚜렷한 역할 분담을 보여주려 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6월 22일 :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은 왜 김여정을 내세워서 이런 행동을 할까?"]

[정경두/국방부 장관 : "실질적인 악역은 밑에서 담당을 하고 나중에 최종적인 남북관계 개선이나 어떤 북미 관계 개선이나 어떤 정책적인 변화가 올 때는 위원장의 이름으로 해서 그 위상을 더 확고히 하겠다 뭐 그런 부분이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다만 북측의 조치가 완전 철회가 아닌 보류라는 점, 또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힌 점은 여전히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져온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재옥/민화협 정책위원장 : "우리가 보류라는 거에 무게를 두면서 다른 것을 놓칠 수 있는데 중요한 건 군사정책 토의안을 심의했다 라는 거거든요. 거기엔 향후 SLBM 발사라든가 군사력 증강과 군사력 현대화를 위한 신형무기 개발 같은 것들이 포함돼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6월 18일, 미국 ABC : "제가 실수를 한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과대평가 했습니다."]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2년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김 위원장이 유엔 제재 해제 가능성을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열려있고, 생각해 보겠다”고 화답했다고 볼턴 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 축소나 폐지를 원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9년 8월 : "지난 주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매우 멋진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는 한국이 '워게임'을 하는 것에 화가 나 있었습니다. 나 또한 그것들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노이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외에 더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이 거부했다고 회고록은 전했습니다.

볼턴은 또, 판문점 3차 회동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었고, 핵심 참모들조차도 트윗을 보고 알았다고 회고했습니다.

대북 강경파 볼턴의 주장에 청와대는 회고록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볼턴의 주장은 “거짓말과 꾸며낸 얘기의 종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황재옥/민화협 정책위원장 : "볼턴 회고록을 보면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우리 남한 정부가 통일 의지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다라는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볼턴은 자신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북한이 비핵화를 이뤄가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완화해주는 걸 굉장히 불안해하고 위기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6.25 전쟁 70년. 문재인 대통령은 두 번 다시 이 땅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며 북한을 향해 사이좋은 이웃이 되자, 남북 상생의 길을 찾자고 제안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입니다.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랍니다."]

북한의 군사 행동 계획 보류로 한반도 긴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남북 평화를 위한 해법 찾기는 여전히 힘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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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군사행동 보류”…北 ‘숨 고르기’
    • 입력 2020-06-27 08:15:25
    • 수정2020-06-27 08:31:42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남북 긴장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분위깁니다.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던 남북 관계.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전환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열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후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모두 철거하고 대남 비난 여론전도 전면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군사행동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주 이슈앤 한반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북한의 의도를 짚어 봤습니다.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4일 탈북민의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며 시작된 북한의 대남 공세.

[조선중앙TV/6월 9일 : "지켜보면 볼수록 환멸만 자아내는 남조선 당국과 더는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남북 간 통신선을 전면 차단하고,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뒤에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천 2백만 장의 대남 전단을 만들었다며 언제든 이를 남한의 깊은 종심까지 살포하겠다고 했고,

[김선학/평양건축대학 학생 : "야, 진짜 이 손이 막 불끈불끈합니다. 너희 기다리라. 이제 전연지대(접경지대)만 열리게 되면 단숨에 달려 나가서 다시는, 다시는 그런 짓을 해대지 못하게 총을 집었던 손으로 놈들에게 이 삐라 불벼락을 안겨서 제대병사의 본때를 보이겠습니다."]

급기야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했던 확성기까지 다시 설치했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6월 23일 :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남북이 함께 기울여온 노력과 성과를 무산시키는 조치를 행동에 옮길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대결 행보를 가속화하던 북한이 돌연 멈춰 섰습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북한 총참모부가 4가지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를 했었는데 그 계획을 보류시킨 겁니다.

폭주에 가깝던 대남 공세에 급제동을 건 것은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위원장이었습니다.

[조선중앙TV/6월 24일 :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 행동 계획들을 보류했습니다."]

보류 결정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가 철거된 모습이 다시 포착됐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에서는 대남 비난 기사나 논평이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대외선전 매체들은 대남 비난 기사 여러 건을 일시에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며칠째 열려있던 북한 해안 포문은 여전히 개방 상태지만 연평도의 긴장감도 한결 누그러졌습니다.

[여상기/통일부 대변인 : "북측의 보도를 보았고 이 보도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겠습니다."]

다만 북한이 군사적 행동계획에 대해 폐기가 아닌 보류를 선택한 점에서 언제든 남북 간 긴장은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의 군사행동 보류 결정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계획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즉각 반박에 나섰는데요.

‘보류’가 ‘재고’로 될 때는 재미없을 것이다. 이렇게 위협하는가 하면, 남측의 차후 행동에 따라 남북 관계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이런 결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깜깜한 밤하늘 위로 거대한 비닐 풍선이 올라갑니다.

지난 22일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영상입니다.

탈북민 단체가 띄운 풍선은 하루 뒤 강원도 홍천에서 발견됐습니다.

["혹시 전단지 말고 SD카드라든가 지폐라든가 이런 것도 같이 들어 있었나요? 그런 건 전혀 없고요?(풍선하고 현수막. 그 밑에 비닐봉지 안에 대북전단 100매 안 되게...)"]

정부는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6월 24일 : "민통선 이북에서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 국방부에서도 철저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하면서 거론한 건 ‘조성된 최근 정세에 대한 평가’입니다.

최근 정세를 고심해 본 결과, 입장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는 겁니다.

일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나빠진 국제사회 여론과 남측의 엄정한 대북전단 대응 등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그것은 단순히 그냥 나타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뭔가 노력이 있지 않는가 라고 생각해요. 사실 백조의 물밑에서 발걸음 같은 것들이 분명히 있지 않을까 라는... 특사 건도 있긴 했지만 우리가 나름대로 대단히 노력하는 측면이 있고, 북한과 간접적인 접촉이라는 노력하는 점이 분명히 있다고 봐요."]

또, 더 이상의 군사 행동을 막고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확성기 심리전까진 가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판문점 선언 때 사실 북한이 원했던 것이 마침내 이뤄진 거죠. 확성기가 철거가 됐는데 갑자기 북한이 확성기를 다시 설치한다 하니까 당연히 거기에 대해서 적정 시점에 한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북한에게 자충수가 된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번의 보류에도 그것이 뭔가 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그건 충분히 가능한 생각, 추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긴장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도 북한에 부담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항공모함 2척을 한반도가 포함된 7함대 작전구역에 배치하고, 전략폭격기 B-52 폭격기도 한반도 주변에 전개 시켰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북한이 만약에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을 유도해서 예를 들면 8월달, 7월~8월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결국은 한미 간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내부 상황, 특히 경제 문제가 발목을 잡았을 거란 분석도 있습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금 북한이 내부적으로 경제 중심의 정면돌파전을 하고 있는데 있어서 이러한 외부적인 과도한 위기를 증가시키는 것은 내부적 경제적인 측면을 포기하고 완전히 안보의 영역으로 돌리지 않는다고 한다면 이것은 대단히 안 좋거든요."]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더군다나 올해 10월 10일은 당창건 75주년 기념일이고 북한은 이 기념일에 대축전장을 만들겠다고 공언을 해왔는데 계속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강대강 대결 국면이 계속 이어진다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상당한 실망감을 안길 가능성도 크고..."]

[황재옥/민화협 정책위원장 : "대내 결속을 어느 정도 달성을 했다 그래서 앞으로 상황관리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강경 조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온건 조치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으면서 뚜렷한 역할 분담을 보여주려 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6월 22일 :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은 왜 김여정을 내세워서 이런 행동을 할까?"]

[정경두/국방부 장관 : "실질적인 악역은 밑에서 담당을 하고 나중에 최종적인 남북관계 개선이나 어떤 북미 관계 개선이나 어떤 정책적인 변화가 올 때는 위원장의 이름으로 해서 그 위상을 더 확고히 하겠다 뭐 그런 부분이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다만 북측의 조치가 완전 철회가 아닌 보류라는 점, 또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힌 점은 여전히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져온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재옥/민화협 정책위원장 : "우리가 보류라는 거에 무게를 두면서 다른 것을 놓칠 수 있는데 중요한 건 군사정책 토의안을 심의했다 라는 거거든요. 거기엔 향후 SLBM 발사라든가 군사력 증강과 군사력 현대화를 위한 신형무기 개발 같은 것들이 포함돼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6월 18일, 미국 ABC : "제가 실수를 한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과대평가 했습니다."]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2년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김 위원장이 유엔 제재 해제 가능성을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열려있고, 생각해 보겠다”고 화답했다고 볼턴 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 축소나 폐지를 원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2019년 8월 : "지난 주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매우 멋진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는 한국이 '워게임'을 하는 것에 화가 나 있었습니다. 나 또한 그것들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노이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외에 더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이 거부했다고 회고록은 전했습니다.

볼턴은 또, 판문점 3차 회동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었고, 핵심 참모들조차도 트윗을 보고 알았다고 회고했습니다.

대북 강경파 볼턴의 주장에 청와대는 회고록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볼턴의 주장은 “거짓말과 꾸며낸 얘기의 종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황재옥/민화협 정책위원장 : "볼턴 회고록을 보면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우리 남한 정부가 통일 의지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다라는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볼턴은 자신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북한이 비핵화를 이뤄가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완화해주는 걸 굉장히 불안해하고 위기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6.25 전쟁 70년. 문재인 대통령은 두 번 다시 이 땅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며 북한을 향해 사이좋은 이웃이 되자, 남북 상생의 길을 찾자고 제안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입니다.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랍니다."]

북한의 군사 행동 계획 보류로 한반도 긴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남북 평화를 위한 해법 찾기는 여전히 힘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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