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ET] 2학기도 온라인 강의…등록금은 그대로?

입력 2020.07.08 (18:02) 수정 2020.07.0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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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년에 3천5백만 원.

미국 사립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입니다.

그런데 수업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면 이 등록금 내야 할까요, 아니면 내지 않아도 될까요?

<글로벌 ET> 이경진 기자와 자세한 얘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이 등록금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요구는 "1학기 등록금 돌려달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면 수업을 할 수 없으니까, 대학들이 지난 1학기 내내 대부분 온라인 강의를 했잖아요.

학생들은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등록금 반환을 주장하고 있고, 학교들은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은 천만 원에 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비쌉니다.

국·공립대학의 경우도 한 해 평균 등록금이 6백만 원에 육박합니다.

[대학생 : "스크립트만 4장짜리 6장짜리 짧은 건 2장짜리 스크립트 올려주시고. 그 수업만 해도 60만 원어치인데."]

[앵커]

그렇다면 해외 대학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등록금 반환을 둘러싼 갈등은 해외 대학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에서는 한 대학생이 등록금을 돌려달라며 의회에 청원을 올렸는데, 지금까지 34만여 명이 동의했고요.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등 60여 곳에 달합니다.

[교수 : "그레이스, 소리 켰어요? (네.) 잘 들려요? 좋아요."]

[교수 : "도표가 보이는지 말해줄래요? (파란 화면만 보여요.)"]

미국 대학 등록금, 전 세계에서 가장 비쌉니다.

사립대 기준으로 3만 달러에 육박해, 우리 돈 3천5백만 원이 넘고요.

호주, 일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OECD 조사 대상국서 빠진 영국도 1년 학비가 최대 9천250파운드, 천4백만 원에 달합니다.

[앵커]

전 세계에서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기자]

전액을 돌려받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선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학 비대면 교육 지원, 이런 명목으로 천억 원이 편성됐어요.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돌려줘라, 정부가 대학에 이렇게 유도하는데 이 돈이 쓰일 걸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영국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아예 못을 박았습니다.

온라인 강의 또한 수업이라는 겁니다.

미국은 어떨까요?

하버드대가 최근 이번 가을 학기 수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모든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한다는 내용인데, 등록금은 그대로입니다.

하버드대의 수업료를 더한 등록금은 1년에 약 5만 3천 달러.

여기에 기숙사비 등 부대 비용까지 합하면 1년 학비가 최대 8만 달러, 9천5백만 원 상당입니다.

지난해 하버드가 받은 기부금은 4백억 달러, 48조 원 가까이나 됩니다.

우리나라도, 천억 원 넘게 적립금 많이 쌓아놓은 사립 대학들은 국민 세금 쓸 생각 말고, 자구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조금 직설적으로 다시 말씀드리면, 등록금, 수업료 단 한 푼도 못 깎아주겠다는 거예요.

미국 내 다른 대학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몇몇 대학들이 다음 학기 등록금의 일부를 감면해주겠다고 밝히긴 했어요.

하버드대도 기숙사비와 식비 등 지난 학기 미사용분에 대해서는 환불 조치를 했고요.

액수는 학생 한 명당 5천 달러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학생들은 졸업 이후가 더 걱정입니다.

코로나19로 취업 문이 더 좁아졌는데, 갚아야 할 빚은 산더미입니다.

[율리아 폴락/경제학자 : "실직자가 수백만 명이 넘습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찾기까지 더 오래 걸립니다. 일자리 기회 자체가 줄었습니다."]

현재 미국 학자금 대출 총액은 1조 5천6백억 달러, 천8백조 원이 넘는데요.

학생 한 명당 4천만 원이라는 빚을 떠안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문제는 해외에서 공부하는 우리 유학생들에게도 큰 고민일 텐데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또 들려왔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비유럽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 15배 인상을 예고했고요,

미국 정부는 이번 가을 학기에 학교 수업이 완전히 온라인으로만 진행될 경우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을 떠나야 한다는 얘깁니다.

[앵커]

이경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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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8 18:06:00
    • 수정2020-07-08 18:24:32
    통합뉴스룸ET
[앵커]

1년에 3천5백만 원.

미국 사립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입니다.

그런데 수업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면 이 등록금 내야 할까요, 아니면 내지 않아도 될까요?

<글로벌 ET> 이경진 기자와 자세한 얘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이 등록금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요구는 "1학기 등록금 돌려달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면 수업을 할 수 없으니까, 대학들이 지난 1학기 내내 대부분 온라인 강의를 했잖아요.

학생들은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등록금 반환을 주장하고 있고, 학교들은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은 천만 원에 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비쌉니다.

국·공립대학의 경우도 한 해 평균 등록금이 6백만 원에 육박합니다.

[대학생 : "스크립트만 4장짜리 6장짜리 짧은 건 2장짜리 스크립트 올려주시고. 그 수업만 해도 60만 원어치인데."]

[앵커]

그렇다면 해외 대학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등록금 반환을 둘러싼 갈등은 해외 대학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에서는 한 대학생이 등록금을 돌려달라며 의회에 청원을 올렸는데, 지금까지 34만여 명이 동의했고요.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등 60여 곳에 달합니다.

[교수 : "그레이스, 소리 켰어요? (네.) 잘 들려요? 좋아요."]

[교수 : "도표가 보이는지 말해줄래요? (파란 화면만 보여요.)"]

미국 대학 등록금, 전 세계에서 가장 비쌉니다.

사립대 기준으로 3만 달러에 육박해, 우리 돈 3천5백만 원이 넘고요.

호주, 일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OECD 조사 대상국서 빠진 영국도 1년 학비가 최대 9천250파운드, 천4백만 원에 달합니다.

[앵커]

전 세계에서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기자]

전액을 돌려받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선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학 비대면 교육 지원, 이런 명목으로 천억 원이 편성됐어요.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돌려줘라, 정부가 대학에 이렇게 유도하는데 이 돈이 쓰일 걸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영국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아예 못을 박았습니다.

온라인 강의 또한 수업이라는 겁니다.

미국은 어떨까요?

하버드대가 최근 이번 가을 학기 수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모든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한다는 내용인데, 등록금은 그대로입니다.

하버드대의 수업료를 더한 등록금은 1년에 약 5만 3천 달러.

여기에 기숙사비 등 부대 비용까지 합하면 1년 학비가 최대 8만 달러, 9천5백만 원 상당입니다.

지난해 하버드가 받은 기부금은 4백억 달러, 48조 원 가까이나 됩니다.

우리나라도, 천억 원 넘게 적립금 많이 쌓아놓은 사립 대학들은 국민 세금 쓸 생각 말고, 자구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조금 직설적으로 다시 말씀드리면, 등록금, 수업료 단 한 푼도 못 깎아주겠다는 거예요.

미국 내 다른 대학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몇몇 대학들이 다음 학기 등록금의 일부를 감면해주겠다고 밝히긴 했어요.

하버드대도 기숙사비와 식비 등 지난 학기 미사용분에 대해서는 환불 조치를 했고요.

액수는 학생 한 명당 5천 달러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학생들은 졸업 이후가 더 걱정입니다.

코로나19로 취업 문이 더 좁아졌는데, 갚아야 할 빚은 산더미입니다.

[율리아 폴락/경제학자 : "실직자가 수백만 명이 넘습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찾기까지 더 오래 걸립니다. 일자리 기회 자체가 줄었습니다."]

현재 미국 학자금 대출 총액은 1조 5천6백억 달러, 천8백조 원이 넘는데요.

학생 한 명당 4천만 원이라는 빚을 떠안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문제는 해외에서 공부하는 우리 유학생들에게도 큰 고민일 텐데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또 들려왔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비유럽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 15배 인상을 예고했고요,

미국 정부는 이번 가을 학기에 학교 수업이 완전히 온라인으로만 진행될 경우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을 떠나야 한다는 얘깁니다.

[앵커]

이경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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