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의 벽, 이젠 옛말

입력 2003.06.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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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치원 선생님과 간호사 하면 으레 여성이 떠오르시죠? 하지만 남자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비뇨기과에서는 남자 환자들이 남자 간호사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앵커: 전통적으로 여성의 직업으로 여겨졌던 직업의 분야에서 일하는 남자들을 박수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덩치 큰 남자 선생님이 달콤하게 읽어주시는 동화에 빠져 아이들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납니다.
⊙이정환(서울 참사랑유치원 교사):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제가 유치원 선생님을 택했고요. 그리고 제 적성에 너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기자: 서울시의 유치원 교사 6000명 중 남성은 단지 14명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여성 선생님들 못지않습니다.
오히려 수영수업과 활동수업 등 일부 수업에서는 여자 선생님보다 남자 선생님이 더 인기가 있습니다.
⊙김가영(7살/유치원생): 선생님이 수영도 가르쳐 주시고요, 활동도 가르쳐 주시고요. 남자 선생님이라서 너무 좋아요.
⊙엄선용(7살/유치원생): 선생님이 집에 갈 때 차도 태워 주세요.
⊙기자: 이 씨와 같이 자신의 자질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금단의 벽을 넘어서는 남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남자 간호사를 만나기는 어려웠지만 최근 남자 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지금은 어느 병원에서도 쉽게 남자 간호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동수(간호과장/25년 근무): 그 당시에는 남자 간호사를 한다는 거 자체가 사회적인 인식이 저도 어떻게 해서 그때 그런 일을 했는지 지금도 좀 의아하거든요.
⊙기자: 현재 전국의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자 간호사는 대략 300여 명으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는 남학생 수도 지난 91년부터 98년까지는 매년 15명 미만이었으나 지난해에는 94명을 기록하는 등 남자 간호사 수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비뇨기과의 경우 남자 환자들이 남자 간호사를 선호해 남자 간호사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김승태(서울 삼성병원 비뇨기과 레지던트): 여자 간호사보다 남자 간호사가 있으니까 노출하는 부위도 덜 부끄러워하시고요.
그럼으로 인해서 저희가 검사하기나 환자의 정보를 획득하는 데 있어서 편한 점이 더 많이 있죠.
⊙기자: 다수의 여성들 속에서 난처함과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 힘을 모아 헤쳐나갑니다.
⊙노경식(한국남자간호사회 회장): 소수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죠. 그런 것들 때문에도 남자 간호사나 아까도 말씀드렸던 인터넷 홈페이지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아직은 낯설고 외롭기도 하지만 관습과 금기를 넘어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남자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KBS뉴스 박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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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남의 벽, 이젠 옛말
    • 입력 2003-06-16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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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치원 선생님과 간호사 하면 으레 여성이 떠오르시죠? 하지만 남자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비뇨기과에서는 남자 환자들이 남자 간호사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앵커: 전통적으로 여성의 직업으로 여겨졌던 직업의 분야에서 일하는 남자들을 박수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덩치 큰 남자 선생님이 달콤하게 읽어주시는 동화에 빠져 아이들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납니다. ⊙이정환(서울 참사랑유치원 교사):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제가 유치원 선생님을 택했고요. 그리고 제 적성에 너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기자: 서울시의 유치원 교사 6000명 중 남성은 단지 14명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은 여성 선생님들 못지않습니다. 오히려 수영수업과 활동수업 등 일부 수업에서는 여자 선생님보다 남자 선생님이 더 인기가 있습니다. ⊙김가영(7살/유치원생): 선생님이 수영도 가르쳐 주시고요, 활동도 가르쳐 주시고요. 남자 선생님이라서 너무 좋아요. ⊙엄선용(7살/유치원생): 선생님이 집에 갈 때 차도 태워 주세요. ⊙기자: 이 씨와 같이 자신의 자질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금단의 벽을 넘어서는 남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남자 간호사를 만나기는 어려웠지만 최근 남자 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지금은 어느 병원에서도 쉽게 남자 간호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동수(간호과장/25년 근무): 그 당시에는 남자 간호사를 한다는 거 자체가 사회적인 인식이 저도 어떻게 해서 그때 그런 일을 했는지 지금도 좀 의아하거든요. ⊙기자: 현재 전국의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자 간호사는 대략 300여 명으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는 남학생 수도 지난 91년부터 98년까지는 매년 15명 미만이었으나 지난해에는 94명을 기록하는 등 남자 간호사 수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비뇨기과의 경우 남자 환자들이 남자 간호사를 선호해 남자 간호사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김승태(서울 삼성병원 비뇨기과 레지던트): 여자 간호사보다 남자 간호사가 있으니까 노출하는 부위도 덜 부끄러워하시고요. 그럼으로 인해서 저희가 검사하기나 환자의 정보를 획득하는 데 있어서 편한 점이 더 많이 있죠. ⊙기자: 다수의 여성들 속에서 난처함과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 힘을 모아 헤쳐나갑니다. ⊙노경식(한국남자간호사회 회장): 소수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죠. 그런 것들 때문에도 남자 간호사나 아까도 말씀드렸던 인터넷 홈페이지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아직은 낯설고 외롭기도 하지만 관습과 금기를 넘어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남자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KBS뉴스 박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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