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절대 양보 못 해”…백신 선점 경쟁 치열

입력 2020.07.20 (18:03) 수정 2020.07.2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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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이야기 나눴습니다만, 코로나19와의 전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선 치료제, 그리고 백신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이를 개발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뜨겁습니다.

<글로벌ET> 이경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주였죠.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1차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기대를 해봐도 될까요?

[기자]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연구 초기 단계인 만큼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습니다.

모더나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 지원자 45명에게서 모두 코로나19 중화 항체, 그러니까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은 열여덟에서 쉰다섯 살의 건강한 성인입니다.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령자가 빠져 있습니다.

우리 방역 당국은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지난 15일 : "애초 총 105명의 임상시험 대상, 즉 56세부터 70세의 30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또 하나, 71세 이상 30명에 대해서도 역시 언급이 없는 점…."]

미국 의료 전문지, 스탯(STAT)은요.

대상자 45명 중 15명이 피로와 두통, 근육통 등을 호소했는데, 모더나 측은 이를 가벼운 수준으로 봤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상용화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모더나 측의 설명은 어떻습니까?

[기자]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실까요.

[탈 작스/모더나 의료 총책임자/지난 15일/CNN 인터뷰 : "백신을 맞은 모든 사람에게 중화 항체가 형성된 증거가 있습니다. 어떤 다른 약품이나 백신도 다 (부작용은) 있습니다."]

모더나는 이달 말부터 3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의 최종단계인 3상에 들어갑니다.

[앵커]

올여름이 가기 전에 백신이 나올 것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렇게 밝혔다는 외신 보도들도 있었는데요.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기자]

현재 유력한 백신 생산 기업 후보군은 모두 4곳인데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워프 스피드(Operation Warp Speed)' 알려진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업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초고속'이라는 뜻입니다.

미국의 모더나와 노바백스, 존슨앤드존슨 그리고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이 각각 4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고요.

아스트라제네카가 12억 달러(1조 5천억 원), 노바백스는 16억 달러(1조 9천억 원)를 지원받았습니다.

[앵커]

어림잡아서요, 이들 기업에 지원한 돈이 4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개발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구매 '계약'이나 다름없습니다.

백신 공급을 대가로 선입금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만약 올해 안에 백신 개발이 이뤄진다면, 미국은 내년까지 수십억 회 접종 분량의 백신을 확보한 셈입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합니다.

영국은 독자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계약을 체결했고요.

유럽연합(EU)도 공동 구매를 마쳤습니다.

일본은 여러 제약회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스 버클리/박사/세계백신면역연합 대표 : "현재 개발도상국과 중상위 소득 국가, 몇몇 선진국의 경우, 백신이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으로써는 어떤 백신이 먼저 성공할지 알기가 어렵죠.

이해는 합니다.

그래도 백신에 대한 접근성은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특정 국가와 기업, 혹은 자본가가 백신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백신은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보급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는데요.

제약 시장은 약품 생산부터 공급까지 일등이 독식하는 구조입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먼저 하는 쪽이 엄청난 돈을 벌고, 그만큼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백신 개발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전 세계 증시가 들썩이죠.

현지시각으로 20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과학과 보건의료 영역에 정치, 경제적 이유까지 더해지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곧 백신 전쟁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이경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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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0 18:03:49
    • 수정2020-07-20 18: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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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이야기 나눴습니다만, 코로나19와의 전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선 치료제, 그리고 백신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이를 개발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뜨겁습니다.

<글로벌ET> 이경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주였죠.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1차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기대를 해봐도 될까요?

[기자]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연구 초기 단계인 만큼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습니다.

모더나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 지원자 45명에게서 모두 코로나19 중화 항체, 그러니까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은 열여덟에서 쉰다섯 살의 건강한 성인입니다.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령자가 빠져 있습니다.

우리 방역 당국은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지난 15일 : "애초 총 105명의 임상시험 대상, 즉 56세부터 70세의 30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또 하나, 71세 이상 30명에 대해서도 역시 언급이 없는 점…."]

미국 의료 전문지, 스탯(STAT)은요.

대상자 45명 중 15명이 피로와 두통, 근육통 등을 호소했는데, 모더나 측은 이를 가벼운 수준으로 봤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상용화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모더나 측의 설명은 어떻습니까?

[기자]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실까요.

[탈 작스/모더나 의료 총책임자/지난 15일/CNN 인터뷰 : "백신을 맞은 모든 사람에게 중화 항체가 형성된 증거가 있습니다. 어떤 다른 약품이나 백신도 다 (부작용은) 있습니다."]

모더나는 이달 말부터 3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의 최종단계인 3상에 들어갑니다.

[앵커]

올여름이 가기 전에 백신이 나올 것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렇게 밝혔다는 외신 보도들도 있었는데요.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기자]

현재 유력한 백신 생산 기업 후보군은 모두 4곳인데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워프 스피드(Operation Warp Speed)' 알려진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업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초고속'이라는 뜻입니다.

미국의 모더나와 노바백스, 존슨앤드존슨 그리고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이 각각 4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고요.

아스트라제네카가 12억 달러(1조 5천억 원), 노바백스는 16억 달러(1조 9천억 원)를 지원받았습니다.

[앵커]

어림잡아서요, 이들 기업에 지원한 돈이 4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개발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개발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구매 '계약'이나 다름없습니다.

백신 공급을 대가로 선입금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만약 올해 안에 백신 개발이 이뤄진다면, 미국은 내년까지 수십억 회 접종 분량의 백신을 확보한 셈입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합니다.

영국은 독자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계약을 체결했고요.

유럽연합(EU)도 공동 구매를 마쳤습니다.

일본은 여러 제약회사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스 버클리/박사/세계백신면역연합 대표 : "현재 개발도상국과 중상위 소득 국가, 몇몇 선진국의 경우, 백신이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으로써는 어떤 백신이 먼저 성공할지 알기가 어렵죠.

이해는 합니다.

그래도 백신에 대한 접근성은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특정 국가와 기업, 혹은 자본가가 백신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백신은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보급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는데요.

제약 시장은 약품 생산부터 공급까지 일등이 독식하는 구조입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먼저 하는 쪽이 엄청난 돈을 벌고, 그만큼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백신 개발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전 세계 증시가 들썩이죠.

현지시각으로 20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과학과 보건의료 영역에 정치, 경제적 이유까지 더해지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곧 백신 전쟁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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