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미국 응급의학전문의가 전한 코로나19 상황

입력 2020.07.23 (23:54) 수정 2020.07.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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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예고해드린 대로, 오늘은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세드릭 다크 씨 인데요, 현재 텍사스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의학 전문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의 코로나 입원환자는 만 8백여명인데, 미국에서 제일 많다고 합니다.

다크씨는 미국이 보다 효율적으로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쳤다면서

특히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정치적인 대립과 문화적인 거부감이 경재 재개와 맞물려 코로나를 재확산시켰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인터뷰는 화상으로 사전 녹화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선생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근무하고 계신 병원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는 게 느껴지시는지요?

[답변]

네, 저희 병원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매일 업데이트를 받는데 환자 수가 매번 증가해요. 텍사스주에서는 4월에 확진자 수가 가장 적었는데요, 5월에 경제 재개가 시작되면서 확진자가 폭증했어요. 4월과 비교해 확진자는 10배, 입원 환자 수는 7배, 사망자 수는 약 5배가 늘었는데, 그렇게 된 것은 꼭 필요한 보호조치들 없이 무식하게 경제를 재개했기 때문이에요.

[기자]

텍사스주 내에 다른 병원들 상황도 마찬가지인가요?

[답변]

네, 멕시코랑 미국 국경 부근에 리오그란데 밸리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일하는 의사 친구한테 들은 얘기인데 정말 끔찍하더라고요, 환자들이 복도에 줄을 잇고 응급실 침대는 자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슬픈 현실이죠. 텍사스주 서쪽에 애리조나주에도 친구가 있는데 뉴욕에서도 근무했었던 친구예요. 그런데 지금 애리조나 상황이 뉴욕과 비슷해지기 시작했대요. 그리고 가장 속상한 점은,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우리가 중국이나 이탈리아, 뉴욕의 사례들로부터 코로나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거죠. 자가 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시 마스크 착용과 같은 것들 말이에요. 특히 마스크 착용 문제는 미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다 보니 제발 사람들이 좀 익숙해졌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감염을 줄이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에 정말 효과가 있거든요.

[기자]

그러면 이렇게 미국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폭증하게 된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답변]

글쎄요, 의사로서 솔직히 정말 힘 빠지는 것은 정치적 관점에서 비롯된 대립과 간극,그리고 과학적인 사실에 대한 일종이 의심을 보게 될 때에요. 전에도 이런 일은 있었죠. 예방접종을 신뢰하지 않아서 맞지 않는 경우처럼요. 하지만 마스크를 쓰는 건 다른 문제잖아요? 정말 마스크 착용이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이해가 잘 안 돼요. 인체에 이물질 같은 걸 주입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얼굴에 뭘 써서 당신이 병균을 옮기거나 남으로부터 병균을 옮지 않도록 하자는 건데 말예요. 제가 진료했던 환자처럼 아예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들도 많아요. 그러니까 지금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코로나 19 감염자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걸 집에다가 퍼뜨리게 돼서 당장 가족들부터 위험해지죠.

이 와중에 바 술집이나 클럽 같은 데 가는 사람들의 소식을 뉴스에서 접하는데 정말 화가 나요. 지금 당장의 재미만 생각하는 거잖아요, 현실은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감염병이 장기화되고 있어서 이토록 엄중한데 말이죠.

[기자]

일선에서 코로나 환자들을 직접 돌보고 치료하는 의사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그렇기 때문에 지금 모든 일선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다 그렇게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할 거예요. 가족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제 친구들 중에는 가족들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멀리 보내고 생이별을 감수한 채 진료에 나선 의사 친구들도 있어요. 특히 초기에는 더 그랬죠. RV 캠핑카 같은 걸 렌트해서 집 밖에다 세워놓고 숙식을 해결하면서 자가격리한 경우도 있고요. 식구들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저는 직계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지만, 아내는 장모님과 같이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일찌감치 떨어져서 지내야 했어요. 왜냐면 나이가 많을 수록 코로나에 걸릴 위험도 크니까요. 그렇잖아요, 가까이 있어서 그걸로 가족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는 않잖아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평생 힘들 것 같아요. 내가 가족들을 병에 걸리게 했다고 한다면요, 당신이 정말 사랑하는 누군가를 아프게 했다고 한다면 말예요.

[기자]

의사로서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최고의 방법은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는 거예요. 무조건! 그러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게 되니까요. 외출 시에는, 특히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면 그 때가 바로 '모르는 사람들을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때예요.' 아이들한테 늘상 타이르는 것처럼요.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지켜야 해요.항상 유념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아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2m 거리는 유지하고 대화하세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으세요. 그리고 되도록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하고요. 이게 되게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게 정말로 겉보기에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무증상 환자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 멀쩡하거든요. 그렇지만 여전히 감염원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거죠. 그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가장 무서운 점입니다. 은밀하게 치명적이죠.

[답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기와는 매우 다릅니다. 신체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요. 훨씬 더 치명적이죠. 독감보다도요,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히 치명적이에요. 아마도 좀 더 데이터가 쌓이면 알게 되겠죠.솔직히 의사도 처음 겪어보는 이상한 증상들이 많이 나타나요. 이전에는 경험해본 적이 없는 증상들이죠. 혈전, 혈관염 등의 증상과 아이들에게서도 이상 반응들이 나타나는데, 여기 뒤에 보시는 여러 책 어디에도 안 나오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얼마나 치명적인 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치명적이고 교활하다고만 말할 수 있죠. 왜냐면 기침 같은 보이는 증상을 나타내서 저 사람이 병에 걸렸는지 알 수 있는 감기와 달리, 코로나는 말 그대로 어떤 환자가 가슴에 총을 맞아서 들어왔는데 나중에 보니까 코로나에 걸렸었다고 하는 식이예요. 코로나는 이미 여기저기에 다 퍼져 있고, 계속해서 매우 은밀하고도 교활하게 퍼진다는 겁니다.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은요.

촬영 김재환 조선인/편집 최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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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미국 응급의학전문의가 전한 코로나19 상황
    • 입력 2020-07-24 00:05:47
    • 수정2020-07-25 11: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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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예고해드린 대로, 오늘은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세드릭 다크 씨 인데요, 현재 텍사스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의학 전문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의 코로나 입원환자는 만 8백여명인데, 미국에서 제일 많다고 합니다.

다크씨는 미국이 보다 효율적으로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쳤다면서

특히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정치적인 대립과 문화적인 거부감이 경재 재개와 맞물려 코로나를 재확산시켰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인터뷰는 화상으로 사전 녹화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선생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근무하고 계신 병원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는 게 느껴지시는지요?

[답변]

네, 저희 병원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매일 업데이트를 받는데 환자 수가 매번 증가해요. 텍사스주에서는 4월에 확진자 수가 가장 적었는데요, 5월에 경제 재개가 시작되면서 확진자가 폭증했어요. 4월과 비교해 확진자는 10배, 입원 환자 수는 7배, 사망자 수는 약 5배가 늘었는데, 그렇게 된 것은 꼭 필요한 보호조치들 없이 무식하게 경제를 재개했기 때문이에요.

[기자]

텍사스주 내에 다른 병원들 상황도 마찬가지인가요?

[답변]

네, 멕시코랑 미국 국경 부근에 리오그란데 밸리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일하는 의사 친구한테 들은 얘기인데 정말 끔찍하더라고요, 환자들이 복도에 줄을 잇고 응급실 침대는 자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슬픈 현실이죠. 텍사스주 서쪽에 애리조나주에도 친구가 있는데 뉴욕에서도 근무했었던 친구예요. 그런데 지금 애리조나 상황이 뉴욕과 비슷해지기 시작했대요. 그리고 가장 속상한 점은,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우리가 중국이나 이탈리아, 뉴욕의 사례들로부터 코로나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거죠. 자가 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시 마스크 착용과 같은 것들 말이에요. 특히 마스크 착용 문제는 미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다 보니 제발 사람들이 좀 익숙해졌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감염을 줄이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에 정말 효과가 있거든요.

[기자]

그러면 이렇게 미국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폭증하게 된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답변]

글쎄요, 의사로서 솔직히 정말 힘 빠지는 것은 정치적 관점에서 비롯된 대립과 간극,그리고 과학적인 사실에 대한 일종이 의심을 보게 될 때에요. 전에도 이런 일은 있었죠. 예방접종을 신뢰하지 않아서 맞지 않는 경우처럼요. 하지만 마스크를 쓰는 건 다른 문제잖아요? 정말 마스크 착용이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이해가 잘 안 돼요. 인체에 이물질 같은 걸 주입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얼굴에 뭘 써서 당신이 병균을 옮기거나 남으로부터 병균을 옮지 않도록 하자는 건데 말예요. 제가 진료했던 환자처럼 아예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들도 많아요. 그러니까 지금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코로나 19 감염자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걸 집에다가 퍼뜨리게 돼서 당장 가족들부터 위험해지죠.

이 와중에 바 술집이나 클럽 같은 데 가는 사람들의 소식을 뉴스에서 접하는데 정말 화가 나요. 지금 당장의 재미만 생각하는 거잖아요, 현실은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감염병이 장기화되고 있어서 이토록 엄중한데 말이죠.

[기자]

일선에서 코로나 환자들을 직접 돌보고 치료하는 의사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그렇기 때문에 지금 모든 일선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다 그렇게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할 거예요. 가족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제 친구들 중에는 가족들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멀리 보내고 생이별을 감수한 채 진료에 나선 의사 친구들도 있어요. 특히 초기에는 더 그랬죠. RV 캠핑카 같은 걸 렌트해서 집 밖에다 세워놓고 숙식을 해결하면서 자가격리한 경우도 있고요. 식구들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저는 직계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지만, 아내는 장모님과 같이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일찌감치 떨어져서 지내야 했어요. 왜냐면 나이가 많을 수록 코로나에 걸릴 위험도 크니까요. 그렇잖아요, 가까이 있어서 그걸로 가족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는 않잖아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평생 힘들 것 같아요. 내가 가족들을 병에 걸리게 했다고 한다면요, 당신이 정말 사랑하는 누군가를 아프게 했다고 한다면 말예요.

[기자]

의사로서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최고의 방법은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는 거예요. 무조건! 그러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게 되니까요. 외출 시에는, 특히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면 그 때가 바로 '모르는 사람들을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때예요.' 아이들한테 늘상 타이르는 것처럼요.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지켜야 해요.항상 유념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아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2m 거리는 유지하고 대화하세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으세요. 그리고 되도록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하고요. 이게 되게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게 정말로 겉보기에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무증상 환자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 멀쩡하거든요. 그렇지만 여전히 감염원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거죠. 그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가장 무서운 점입니다. 은밀하게 치명적이죠.

[답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기와는 매우 다릅니다. 신체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요. 훨씬 더 치명적이죠. 독감보다도요,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히 치명적이에요. 아마도 좀 더 데이터가 쌓이면 알게 되겠죠.솔직히 의사도 처음 겪어보는 이상한 증상들이 많이 나타나요. 이전에는 경험해본 적이 없는 증상들이죠. 혈전, 혈관염 등의 증상과 아이들에게서도 이상 반응들이 나타나는데, 여기 뒤에 보시는 여러 책 어디에도 안 나오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얼마나 치명적인 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치명적이고 교활하다고만 말할 수 있죠. 왜냐면 기침 같은 보이는 증상을 나타내서 저 사람이 병에 걸렸는지 알 수 있는 감기와 달리, 코로나는 말 그대로 어떤 환자가 가슴에 총을 맞아서 들어왔는데 나중에 보니까 코로나에 걸렸었다고 하는 식이예요. 코로나는 이미 여기저기에 다 퍼져 있고, 계속해서 매우 은밀하고도 교활하게 퍼진다는 겁니다.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은요.

촬영 김재환 조선인/편집 최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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