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급류’ 범람했던 日…‘사망자 65명 vs 0명’ 차이는?
입력 2020.08.03 (21:29)
수정 2020.08.03 (22: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기후변화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기상 재해 걱정, 한국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중국은 남부지방 홍수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수재민 수가 우리나라 인구를 넘어섰습니다.
유럽 각국엔 폭염으로 잇따라 비상사태가 발동되고 있고, 미국엔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이 상륙했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산불 피해가 계속되고 있죠.
이대로라면 80년 뒤엔 전 세계 해안 침수 면적이 50%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기상 이변을 모두 막을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건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일일 겁니다.
이른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건데요.
일본 사례 보시죠.
지난달 물살이 거센 강 두 곳이 범람했는데 한 쪽에선 65명이 숨지고, 또 다른 지역에선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구마모토현 남부를 흐르는 구마가와.
[NHK 뉴스/지난달 4일 :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11곳이 범람해 모두 65명이 숨졌습니다.
범람이 시작된 건 아침 6시 반.
피난 지시는 이보다 1시간 40분 빨랐습니다.
새벽 시간대, 주민들은 허둥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마모토현 주민 : "피난을 가려고 때 순식간에 계단까지 물이 차올라왔어요. 엄청난 양이었어요."}
20여 일 뒤, 이번엔 야마가타현 모가미가와가 범람했습니다.
최초 범람은 새벽 0시 반.
'피난 권고'는 전날 오후 6시에 내려졌고, 1시간 반 만에 곧바로 '피난 지시'로 대체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지시를 내려야 피난 효과가 극대화할 거란 판단에서입니다.
[고바야시/오오이시다마치 총무과장 : "헛발질해도 어쩔 수 없다. (주민들이)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해 '피난 지시'를 내렸습니다."]
구마모토보다 2시간여 빨랐던 이 결정은 큰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야마가타현 주민 : "역시 개인 사정보다는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해서 '피난 지시'가 나오자마자 대피했어요."]
전문가들은 야행성 집중 호우가 느는 만큼 매뉴얼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사토/조교수/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 "구마모토에서 비롯된 폭우 재해로 야마가타에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주민과 행정이 힘을 합쳐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도 기존의 '피난 정보 4단계'에서 '피난 권고'를 삭제한 뒤 '피난 지시'로 일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재해 때에는 애매모호한 '권고' 대신에 빠른 판단과 행동이 생명을 구하는 '제1원칙'임을 이번 사례로 재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영희
[알립니다] 황현택 특파원 리포트 내용 일부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기상 재해 걱정, 한국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중국은 남부지방 홍수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수재민 수가 우리나라 인구를 넘어섰습니다.
유럽 각국엔 폭염으로 잇따라 비상사태가 발동되고 있고, 미국엔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이 상륙했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산불 피해가 계속되고 있죠.
이대로라면 80년 뒤엔 전 세계 해안 침수 면적이 50%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기상 이변을 모두 막을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건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일일 겁니다.
이른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건데요.
일본 사례 보시죠.
지난달 물살이 거센 강 두 곳이 범람했는데 한 쪽에선 65명이 숨지고, 또 다른 지역에선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구마모토현 남부를 흐르는 구마가와.
[NHK 뉴스/지난달 4일 :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11곳이 범람해 모두 65명이 숨졌습니다.
범람이 시작된 건 아침 6시 반.
피난 지시는 이보다 1시간 40분 빨랐습니다.
새벽 시간대, 주민들은 허둥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마모토현 주민 : "피난을 가려고 때 순식간에 계단까지 물이 차올라왔어요. 엄청난 양이었어요."}
20여 일 뒤, 이번엔 야마가타현 모가미가와가 범람했습니다.
최초 범람은 새벽 0시 반.
'피난 권고'는 전날 오후 6시에 내려졌고, 1시간 반 만에 곧바로 '피난 지시'로 대체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지시를 내려야 피난 효과가 극대화할 거란 판단에서입니다.
[고바야시/오오이시다마치 총무과장 : "헛발질해도 어쩔 수 없다. (주민들이)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해 '피난 지시'를 내렸습니다."]
구마모토보다 2시간여 빨랐던 이 결정은 큰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야마가타현 주민 : "역시 개인 사정보다는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해서 '피난 지시'가 나오자마자 대피했어요."]
전문가들은 야행성 집중 호우가 느는 만큼 매뉴얼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사토/조교수/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 "구마모토에서 비롯된 폭우 재해로 야마가타에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주민과 행정이 힘을 합쳐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도 기존의 '피난 정보 4단계'에서 '피난 권고'를 삭제한 뒤 '피난 지시'로 일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재해 때에는 애매모호한 '권고' 대신에 빠른 판단과 행동이 생명을 구하는 '제1원칙'임을 이번 사례로 재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영희
[알립니다] 황현택 특파원 리포트 내용 일부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3대 급류’ 범람했던 日…‘사망자 65명 vs 0명’ 차이는?
-
- 입력 2020-08-03 21:35:32
- 수정2020-08-03 22:33:24
[앵커]
기후변화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기상 재해 걱정, 한국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중국은 남부지방 홍수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수재민 수가 우리나라 인구를 넘어섰습니다.
유럽 각국엔 폭염으로 잇따라 비상사태가 발동되고 있고, 미국엔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이 상륙했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산불 피해가 계속되고 있죠.
이대로라면 80년 뒤엔 전 세계 해안 침수 면적이 50%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기상 이변을 모두 막을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건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일일 겁니다.
이른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건데요.
일본 사례 보시죠.
지난달 물살이 거센 강 두 곳이 범람했는데 한 쪽에선 65명이 숨지고, 또 다른 지역에선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구마모토현 남부를 흐르는 구마가와.
[NHK 뉴스/지난달 4일 :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11곳이 범람해 모두 65명이 숨졌습니다.
범람이 시작된 건 아침 6시 반.
피난 지시는 이보다 1시간 40분 빨랐습니다.
새벽 시간대, 주민들은 허둥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마모토현 주민 : "피난을 가려고 때 순식간에 계단까지 물이 차올라왔어요. 엄청난 양이었어요."}
20여 일 뒤, 이번엔 야마가타현 모가미가와가 범람했습니다.
최초 범람은 새벽 0시 반.
'피난 권고'는 전날 오후 6시에 내려졌고, 1시간 반 만에 곧바로 '피난 지시'로 대체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지시를 내려야 피난 효과가 극대화할 거란 판단에서입니다.
[고바야시/오오이시다마치 총무과장 : "헛발질해도 어쩔 수 없다. (주민들이)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해 '피난 지시'를 내렸습니다."]
구마모토보다 2시간여 빨랐던 이 결정은 큰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야마가타현 주민 : "역시 개인 사정보다는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해서 '피난 지시'가 나오자마자 대피했어요."]
전문가들은 야행성 집중 호우가 느는 만큼 매뉴얼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사토/조교수/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 "구마모토에서 비롯된 폭우 재해로 야마가타에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주민과 행정이 힘을 합쳐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도 기존의 '피난 정보 4단계'에서 '피난 권고'를 삭제한 뒤 '피난 지시'로 일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재해 때에는 애매모호한 '권고' 대신에 빠른 판단과 행동이 생명을 구하는 '제1원칙'임을 이번 사례로 재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영희
[알립니다] 황현택 특파원 리포트 내용 일부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기상 재해 걱정, 한국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중국은 남부지방 홍수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수재민 수가 우리나라 인구를 넘어섰습니다.
유럽 각국엔 폭염으로 잇따라 비상사태가 발동되고 있고, 미국엔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이 상륙했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산불 피해가 계속되고 있죠.
이대로라면 80년 뒤엔 전 세계 해안 침수 면적이 50% 정도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기상 이변을 모두 막을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건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일일 겁니다.
이른바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건데요.
일본 사례 보시죠.
지난달 물살이 거센 강 두 곳이 범람했는데 한 쪽에선 65명이 숨지고, 또 다른 지역에선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구마모토현 남부를 흐르는 구마가와.
[NHK 뉴스/지난달 4일 :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에 11곳이 범람해 모두 65명이 숨졌습니다.
범람이 시작된 건 아침 6시 반.
피난 지시는 이보다 1시간 40분 빨랐습니다.
새벽 시간대, 주민들은 허둥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마모토현 주민 : "피난을 가려고 때 순식간에 계단까지 물이 차올라왔어요. 엄청난 양이었어요."}
20여 일 뒤, 이번엔 야마가타현 모가미가와가 범람했습니다.
최초 범람은 새벽 0시 반.
'피난 권고'는 전날 오후 6시에 내려졌고, 1시간 반 만에 곧바로 '피난 지시'로 대체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지시를 내려야 피난 효과가 극대화할 거란 판단에서입니다.
[고바야시/오오이시다마치 총무과장 : "헛발질해도 어쩔 수 없다. (주민들이)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해 '피난 지시'를 내렸습니다."]
구마모토보다 2시간여 빨랐던 이 결정은 큰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사망자 등 인명 피해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야마가타현 주민 : "역시 개인 사정보다는 생명을 첫 번째로 생각해서 '피난 지시'가 나오자마자 대피했어요."]
전문가들은 야행성 집중 호우가 느는 만큼 매뉴얼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사토/조교수/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 "구마모토에서 비롯된 폭우 재해로 야마가타에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주민과 행정이 힘을 합쳐 빠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도 기존의 '피난 정보 4단계'에서 '피난 권고'를 삭제한 뒤 '피난 지시'로 일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재해 때에는 애매모호한 '권고' 대신에 빠른 판단과 행동이 생명을 구하는 '제1원칙'임을 이번 사례로 재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영희
[알립니다] 황현택 특파원 리포트 내용 일부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황현택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