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일본 의사가 본 코로나19 상황은?-시게키 후지타니 박사 인터뷰

입력 2020.08.11 (23:57) 수정 2020.08.12 (16: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방금 보신 것 처럼, 일본은 지금 코로나 사태가 심상치 않은데요,

특히 지금이 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연휴 기간이어서, 확산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가와사키시 대학병원 의료진을 직접 연결해서, 일본의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화상 인터뷰는, 양영은 기자가 사전 녹화했습니다.

[기자]

양영은 기자 안녕하세요, 후지타니 박사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사님께서는 언제부터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계신지요?

[답변]

[시게키 후지타니 박사/ 세인트마리아나 의과대학 교수]

올해 2월 초부터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요코하마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크루즈 승선객들이 집단 격리되기 시작한 때부터요.

[기자]

일본은 연휴가 시작됐는데 이 부분이 걱정되시나요?

[답변]

네, 그럼요, 정말 걱정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동할 것이기 때문에요. 제일 걱정은 바이러스가 지방으로 퍼지는 건데요, 지방에는 의료시설과 시스템이 매우 취약하거든요.

[기자]

지금 근무하고 계시는 병원 상황은 어떤가요?

[답변]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가나가와 모델'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는 환자를 중증과 경증, 무증상자의 세 그룹으로 나눠 자치단체별로 지정 병원을 운영하게 하는 형태죠.

따라서 증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들을 관리하는 방식과 지낼 곳이 정해지는 거죠.

[기자]

그럼 일본에서 무증상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가 이루어지나요?

[답변]

무증상 확진자들은 자가 격리를 하거나 호텔에 머물면서 열흘 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관찰하게 되죠.

코로나19의 중증도만 놓고 보자면, 상황이 더 나빠진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많은 환자들이 경증을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요, 특히 2,30대에서요.

특히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들에서는 젊은이들이 인구 밀집 지역에서 몰려 있다 보니까,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죠. 그리고 젊은 층은 감염을 별로 상관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감염돼도 약하게 앓거나 아예 증상이 없거든요.

그래서 젊은이들 간에 감염이 많고, 그게 노년층에까지 퍼지는 거죠. 그런 젊은 세대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고, 그들의 그런 태도가 대도시 지역에서는 큰 문제가 되고 있어요.

[기자]

의사로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답변]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사태 선포로 경기 침체가 생긴 이후 식당이나 여행사 같은 중소기업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본 정부는 또다시 긴급사태를 선포하기 매우 어려운 거죠.

경제는 어떻게든 살리고 싶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면서 생긴 사람 사이의 접촉이나 이동이 코로나19 감염을 늘게 했어요.특히 도시에서 그랬고 점차 지방으로 퍼졌죠.

물론 어느 정도는 경제를 살리는 게 필요하겠지만, 일본 정부는 좀 더 엄격한 규제를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염률을 통제하기 위해서요.

그냥 집에 머물러라 정도가 아니라 규칙을 지키고, 마스크를 꼭 쓰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고, 손 위생을 위해 손 소독제를 꼭 쓰는 것 등을 말예요.

[기자]

덧붙일 말씀 있으세요?

[답변]

한국은 2015년 메르스(MERS)를 겪었습니다. 186명이 감염됐고 38명이 숨졌죠. 그때 경험이 바탕이 돼서 이번에 좀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었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PCR검사도 더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었어요.

일본은 초창기에 많은 부분에서 대응이 늦었죠. 지금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 증감을 겪으며 경험이 많이 쌓였습니다. 따라서 아시아의 협력 파트너로서 학문적으로 또 현장에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기자]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사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기획대담] 일본 의사가 본 코로나19 상황은?-시게키 후지타니 박사 인터뷰
    • 입력 2020-08-12 00:05:50
    • 수정2020-08-12 16:00:33
    뉴스라인 W
[앵커]

방금 보신 것 처럼, 일본은 지금 코로나 사태가 심상치 않은데요,

특히 지금이 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연휴 기간이어서, 확산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가와사키시 대학병원 의료진을 직접 연결해서, 일본의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화상 인터뷰는, 양영은 기자가 사전 녹화했습니다.

[기자]

양영은 기자 안녕하세요, 후지타니 박사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사님께서는 언제부터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계신지요?

[답변]

[시게키 후지타니 박사/ 세인트마리아나 의과대학 교수]

올해 2월 초부터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요코하마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크루즈 승선객들이 집단 격리되기 시작한 때부터요.

[기자]

일본은 연휴가 시작됐는데 이 부분이 걱정되시나요?

[답변]

네, 그럼요, 정말 걱정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동할 것이기 때문에요. 제일 걱정은 바이러스가 지방으로 퍼지는 건데요, 지방에는 의료시설과 시스템이 매우 취약하거든요.

[기자]

지금 근무하고 계시는 병원 상황은 어떤가요?

[답변]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가나가와 모델'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는 환자를 중증과 경증, 무증상자의 세 그룹으로 나눠 자치단체별로 지정 병원을 운영하게 하는 형태죠.

따라서 증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들을 관리하는 방식과 지낼 곳이 정해지는 거죠.

[기자]

그럼 일본에서 무증상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가 이루어지나요?

[답변]

무증상 확진자들은 자가 격리를 하거나 호텔에 머물면서 열흘 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관찰하게 되죠.

코로나19의 중증도만 놓고 보자면, 상황이 더 나빠진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많은 환자들이 경증을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요, 특히 2,30대에서요.

특히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들에서는 젊은이들이 인구 밀집 지역에서 몰려 있다 보니까,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죠. 그리고 젊은 층은 감염을 별로 상관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감염돼도 약하게 앓거나 아예 증상이 없거든요.

그래서 젊은이들 간에 감염이 많고, 그게 노년층에까지 퍼지는 거죠. 그런 젊은 세대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고, 그들의 그런 태도가 대도시 지역에서는 큰 문제가 되고 있어요.

[기자]

의사로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답변]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사태 선포로 경기 침체가 생긴 이후 식당이나 여행사 같은 중소기업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본 정부는 또다시 긴급사태를 선포하기 매우 어려운 거죠.

경제는 어떻게든 살리고 싶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면서 생긴 사람 사이의 접촉이나 이동이 코로나19 감염을 늘게 했어요.특히 도시에서 그랬고 점차 지방으로 퍼졌죠.

물론 어느 정도는 경제를 살리는 게 필요하겠지만, 일본 정부는 좀 더 엄격한 규제를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염률을 통제하기 위해서요.

그냥 집에 머물러라 정도가 아니라 규칙을 지키고, 마스크를 꼭 쓰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고, 손 위생을 위해 손 소독제를 꼭 쓰는 것 등을 말예요.

[기자]

덧붙일 말씀 있으세요?

[답변]

한국은 2015년 메르스(MERS)를 겪었습니다. 186명이 감염됐고 38명이 숨졌죠. 그때 경험이 바탕이 돼서 이번에 좀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었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PCR검사도 더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었어요.

일본은 초창기에 많은 부분에서 대응이 늦었죠. 지금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 증감을 겪으며 경험이 많이 쌓였습니다. 따라서 아시아의 협력 파트너로서 학문적으로 또 현장에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기자]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사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