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왜 무너졌나 봤더니…낡은 제방에 수계 문제 등 복합

입력 2020.08.12 (21:06) 수정 2020.08.1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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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전북 남원 지역 상황입니다.

섬진강댐의 방류량을 늘린 지 4시간 정도만에 제방 일부가 터지면서 침수가 시작됐는데요.

KBS가 제방이 무너질 때 CCTV 영상을 확보해서 분석하고,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유진휘 기잡니다.

[리포트]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8개 마을이 물에 잠긴 전북 남원.

취재진이 제방 붕괴 전후로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해 들여다봤습니다.

붕괴 하루 전인 지난 7일 낮 12시.

하천 수위는 평소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시작되자 불과 6시간 만에 수위가 급격히 오르고, 이튿날, 제방 붕괴 6시간 전엔 다리 바로 밑까지 차오릅니다.

다리와 제방 높이가 비슷해, 댐 방류가 시작되기 전부터 하천은 이미 범람 위기 상태였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붕괴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완만한 U자 형태로 굽어진 하천의 가운데 부분으로, 물살이 거셀 경우, 충격이 집중되는 지점입니다.

[김동현/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행정안전부 재난안전평가위원 : "많은 양의 물이 내려왔을 때 가장 힘을 많이 받으니까 쌓여있는 모래 제방이 점차 침식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제방이 만들어진 것은 56년 전인 1964년.

이로부터 28년 후인 1992년에 보수공사가 이뤄진 게 마지막입니다.

수십 년 동안 침식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강한 물살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설도 없습니다.

[김동현/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제방 건설을 한 것을 보면 물막이벽이라든지 물에 침식에 강한 재질을 토목공사에 넣는다든지 이런 것들이 빠져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역시 큰 피해가 났던 경남 하동, 합천 사례처럼 섬진강과 남원 요천이 만나면서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수위를 더 높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손재권/전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 "(섬진강) 본류에 대한 하천 취수 사업과 본류로 유입하는 지천, 지류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이 같이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기후 변화로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는 만큼 같은 수해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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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방 왜 무너졌나 봤더니…낡은 제방에 수계 문제 등 복합
    • 입력 2020-08-12 21:10:51
    • 수정2020-08-13 08:09:41
    뉴스 9
[앵커]

이번엔 전북 남원 지역 상황입니다.

섬진강댐의 방류량을 늘린 지 4시간 정도만에 제방 일부가 터지면서 침수가 시작됐는데요.

KBS가 제방이 무너질 때 CCTV 영상을 확보해서 분석하고,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유진휘 기잡니다.

[리포트]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8개 마을이 물에 잠긴 전북 남원.

취재진이 제방 붕괴 전후로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해 들여다봤습니다.

붕괴 하루 전인 지난 7일 낮 12시.

하천 수위는 평소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시작되자 불과 6시간 만에 수위가 급격히 오르고, 이튿날, 제방 붕괴 6시간 전엔 다리 바로 밑까지 차오릅니다.

다리와 제방 높이가 비슷해, 댐 방류가 시작되기 전부터 하천은 이미 범람 위기 상태였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붕괴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완만한 U자 형태로 굽어진 하천의 가운데 부분으로, 물살이 거셀 경우, 충격이 집중되는 지점입니다.

[김동현/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행정안전부 재난안전평가위원 : "많은 양의 물이 내려왔을 때 가장 힘을 많이 받으니까 쌓여있는 모래 제방이 점차 침식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제방이 만들어진 것은 56년 전인 1964년.

이로부터 28년 후인 1992년에 보수공사가 이뤄진 게 마지막입니다.

수십 년 동안 침식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강한 물살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설도 없습니다.

[김동현/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제방 건설을 한 것을 보면 물막이벽이라든지 물에 침식에 강한 재질을 토목공사에 넣는다든지 이런 것들이 빠져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역시 큰 피해가 났던 경남 하동, 합천 사례처럼 섬진강과 남원 요천이 만나면서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수위를 더 높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손재권/전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 "(섬진강) 본류에 대한 하천 취수 사업과 본류로 유입하는 지천, 지류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이 같이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기후 변화로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는 만큼 같은 수해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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