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비탈 경사면 90% ‘사유지’…붕괴 위험 더 크다

입력 2020.08.31 (21:36) 수정 2020.08.3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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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이 지날 것으로 보이는 부산에는 산을 깎아 주거지를 조성한 지역이 많습니다.

이런 곳은 산사태 위험이 높아 방재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대부분이 사유지라서 별다른 대비책 없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야산.

최근 잇따른 폭우에 비탈 일부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누런 토사가 쏟아져 쌓였지만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바로 아래 공장과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방재(防災)시설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부산에는 경사지가 870여 곳에 달합니다.

산림조합중앙회가 전수조사한 결과 붕괴될 가능성이 큰 A등급이 79곳.

재해 위험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79군데 중 사유지가 69곳으로 90%에 이릅니다.

[안수갑/부산시 산림보전관리팀장 : "산지 인접지 사유지를 많이 깎아서 주택이라든지 건축행위를 많이 해서 사유지가 위험한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관리하는 국유지나 공유지와는 달리 사유지는 방재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유지는 땅 주인이 모두 돈을 내야 하는데 예산 확보 등의 이유로 복구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 때 비탈면 붕괴로 4명이 숨진 곳입니다.

1년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 복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토지 소유주와 실제 사용자가 책임 소재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관할 구청도 나서기 어렵습니다.

사유지라 해도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경우 지자체가 보수와 관리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정진교/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이런 사유지 같은 경우에는 강제성을 띈 행정명령이 필요한데 시 조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부산시는 사유지에서 재난 발생 시 먼저 복구한 뒤 이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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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 비탈 경사면 90% ‘사유지’…붕괴 위험 더 크다
    • 입력 2020-08-31 21:37:03
    • 수정2020-08-31 21: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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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이 지날 것으로 보이는 부산에는 산을 깎아 주거지를 조성한 지역이 많습니다.

이런 곳은 산사태 위험이 높아 방재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대부분이 사유지라서 별다른 대비책 없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야산.

최근 잇따른 폭우에 비탈 일부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누런 토사가 쏟아져 쌓였지만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바로 아래 공장과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방재(防災)시설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부산에는 경사지가 870여 곳에 달합니다.

산림조합중앙회가 전수조사한 결과 붕괴될 가능성이 큰 A등급이 79곳.

재해 위험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79군데 중 사유지가 69곳으로 90%에 이릅니다.

[안수갑/부산시 산림보전관리팀장 : "산지 인접지 사유지를 많이 깎아서 주택이라든지 건축행위를 많이 해서 사유지가 위험한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관리하는 국유지나 공유지와는 달리 사유지는 방재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유지는 땅 주인이 모두 돈을 내야 하는데 예산 확보 등의 이유로 복구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 때 비탈면 붕괴로 4명이 숨진 곳입니다.

1년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 복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토지 소유주와 실제 사용자가 책임 소재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관할 구청도 나서기 어렵습니다.

사유지라 해도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경우 지자체가 보수와 관리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정진교/부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이런 사유지 같은 경우에는 강제성을 띈 행정명령이 필요한데 시 조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부산시는 사유지에서 재난 발생 시 먼저 복구한 뒤 이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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