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취업박람회, 구직자 낭패

입력 2003.10.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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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생들의 취업난을 덜어주기 위한 채용박람회가 학생들에게 막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박람회를 주최하는 기관이 행사규모를 부풀리기 위해서 현장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 없는 기업체까지 참여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성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업체 창구마다 면접을 위해 학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습니다.
업체에 따라서는 면접을 받는 데 1시간 이상씩 기다려야 합니다.
⊙김승윤(대학생):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사이는 걸리는 것 같아요.
한 부스당 들어가려면...
⊙기자: 지난 9일부터 이틀간 노동부 주최로 열린 채용박람회에는 2만여 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당초 노동부는 이 가운데 1800여 명이 일자리를 얻게 된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홍보를 위해 부풀려진 인원이고 실제 취업인원은 목표치에 턱없이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병선(서울지방노동청 고용안정센터장): 채용박람회의 성격상 현장에서 채용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질 수 없는 그런 형편이고...
⊙기자: 실제로 참여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박람회 현장에서 이력서조차 접수받지 않았습니다.
단지 대학생들에게 회사의 하반기 채용절차를 설명하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박람회를 통한 채용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 (하반기) 전체 인원은 2~300명 정도 채용하려고 하는데 2003년 채용박람회에서는 채용 계획이 없습니다.
⊙기자: 기업들이 회사 홍보를 위해서나 행사를 주최한 노동부의 권유로 마지못해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 사실 (박람회에는) 안 갈려고 했는데 그룹 차원에서 가야겠다, 위에서 요청이 좀 온 거 같아요. 노동부에서...
⊙기자: 심지어는 당초 계획과 달리 하루만 참가하고 이틀째는 철수한 업체도 적지 않았습니다.
⊙행사 관계자: 어제 오늘 업체가 바뀌는데 어제 참석했는데 오늘 안 온 곳도 있고 오늘 처음 참석하는데 안 온 곳도 있고 ...
⊙기자: 이러다 보니 박람회를 통해 이력서를 접수시키려고 지방에서 일부러 올라온 학생들은 낭패를 보기도 했습니다.
⊙김만우(부산지역 대학생): 대기업들이 전부 온라인으로 지원을 받고 여기서 이력서를 안 받는다는 사실이 좀 저 같은 경우는 이력서를 여러 부 만들어왔는데 그쪽 기업에서는 아예 쓸모가 없어지는 거죠.
⊙기자: 노동부는 지난 상반기에도 1200여 명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해 준다며 대대적으로 박람회를 열었습니다.
당시도 하룻동안 1만 2000여 명의 학생들이 박람회에 몰렸지만 정작 일자리를 구한 대학생은 8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KBS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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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늬만 취업박람회, 구직자 낭패
    • 입력 2003-10-14 20:00:00
    뉴스타임
⊙앵커: 대학생들의 취업난을 덜어주기 위한 채용박람회가 학생들에게 막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박람회를 주최하는 기관이 행사규모를 부풀리기 위해서 현장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 없는 기업체까지 참여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성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업체 창구마다 면접을 위해 학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습니다. 업체에 따라서는 면접을 받는 데 1시간 이상씩 기다려야 합니다. ⊙김승윤(대학생):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사이는 걸리는 것 같아요. 한 부스당 들어가려면... ⊙기자: 지난 9일부터 이틀간 노동부 주최로 열린 채용박람회에는 2만여 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당초 노동부는 이 가운데 1800여 명이 일자리를 얻게 된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홍보를 위해 부풀려진 인원이고 실제 취업인원은 목표치에 턱없이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병선(서울지방노동청 고용안정센터장): 채용박람회의 성격상 현장에서 채용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질 수 없는 그런 형편이고... ⊙기자: 실제로 참여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박람회 현장에서 이력서조차 접수받지 않았습니다. 단지 대학생들에게 회사의 하반기 채용절차를 설명하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박람회를 통한 채용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 (하반기) 전체 인원은 2~300명 정도 채용하려고 하는데 2003년 채용박람회에서는 채용 계획이 없습니다. ⊙기자: 기업들이 회사 홍보를 위해서나 행사를 주최한 노동부의 권유로 마지못해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 사실 (박람회에는) 안 갈려고 했는데 그룹 차원에서 가야겠다, 위에서 요청이 좀 온 거 같아요. 노동부에서... ⊙기자: 심지어는 당초 계획과 달리 하루만 참가하고 이틀째는 철수한 업체도 적지 않았습니다. ⊙행사 관계자: 어제 오늘 업체가 바뀌는데 어제 참석했는데 오늘 안 온 곳도 있고 오늘 처음 참석하는데 안 온 곳도 있고 ... ⊙기자: 이러다 보니 박람회를 통해 이력서를 접수시키려고 지방에서 일부러 올라온 학생들은 낭패를 보기도 했습니다. ⊙김만우(부산지역 대학생): 대기업들이 전부 온라인으로 지원을 받고 여기서 이력서를 안 받는다는 사실이 좀 저 같은 경우는 이력서를 여러 부 만들어왔는데 그쪽 기업에서는 아예 쓸모가 없어지는 거죠. ⊙기자: 노동부는 지난 상반기에도 1200여 명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해 준다며 대대적으로 박람회를 열었습니다. 당시도 하룻동안 1만 2000여 명의 학생들이 박람회에 몰렸지만 정작 일자리를 구한 대학생은 8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KBS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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