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징용 왜곡 상징 ‘군함도’…연이은 태풍에 붕괴 위기

입력 2020.09.09 (21:47) 수정 2020.09.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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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제징용의 상징인 일본 남쪽의 섬, '군함도'가 연이은 태풍에 크게 훼손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뒤 '강제징용은 없었다'는 식으로 홍보해서 논란이 컸는데, 이젠 보존마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제 강점기, 한국인 600여 명이 끌려가 122명이 숨진 지옥의 섬, 이른바 '군함도'입니다.

'섬의 상징'으로 불리는 30호동 건물.

남쪽 기둥과 외벽 등이 무너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일본 NHK 방송 : "화면 중앙을 보면 전에 있었던 기둥 윗부분이 사라졌습니다."]

1916년 완공돼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지만, 사실상 복구 불능 상태입니다.

6년 전 화면과 비교해 보면 붕괴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습니다.

돌로 쌓은 해안가 벽을 보호하던 콘크리트 외벽도 무너졌고, 석탄을 운반하던 컨베이어 벨트 기둥 역시 사라졌습니다.

[일본 NHK 방송 : "태풍 10호의 영향으로 쓰러진 컨베이어 벨트의 기둥입니다."]

이미 노후화가 심한데 9호와 10호 태풍이 연이어 덮친 탓입니다.

하지만 피해 복구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군함도 보존과 정비에 필요한 예산은 향후 30년간 1천250억 원.

나가사키시는 이 돈을 관광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차질이 큰 상태입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15년, 군함도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징용 피해자를 기억하는 전시시설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강제징용에다 역사 왜곡까지 더해진 군함도.

보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는 "세계 유산 가치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정재숙/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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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강제징용 왜곡 상징 ‘군함도’…연이은 태풍에 붕괴 위기
    • 입력 2020-09-09 21:47:28
    • 수정2020-09-09 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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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제징용의 상징인 일본 남쪽의 섬, '군함도'가 연이은 태풍에 크게 훼손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뒤 '강제징용은 없었다'는 식으로 홍보해서 논란이 컸는데, 이젠 보존마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제 강점기, 한국인 600여 명이 끌려가 122명이 숨진 지옥의 섬, 이른바 '군함도'입니다.

'섬의 상징'으로 불리는 30호동 건물.

남쪽 기둥과 외벽 등이 무너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일본 NHK 방송 : "화면 중앙을 보면 전에 있었던 기둥 윗부분이 사라졌습니다."]

1916년 완공돼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지만, 사실상 복구 불능 상태입니다.

6년 전 화면과 비교해 보면 붕괴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습니다.

돌로 쌓은 해안가 벽을 보호하던 콘크리트 외벽도 무너졌고, 석탄을 운반하던 컨베이어 벨트 기둥 역시 사라졌습니다.

[일본 NHK 방송 : "태풍 10호의 영향으로 쓰러진 컨베이어 벨트의 기둥입니다."]

이미 노후화가 심한데 9호와 10호 태풍이 연이어 덮친 탓입니다.

하지만 피해 복구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군함도 보존과 정비에 필요한 예산은 향후 30년간 1천250억 원.

나가사키시는 이 돈을 관광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차질이 큰 상태입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15년, 군함도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징용 피해자를 기억하는 전시시설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강제징용에다 역사 왜곡까지 더해진 군함도.

보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는 "세계 유산 가치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정재숙/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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