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비용도 보전”…줄줄이 혈세 낭비

입력 2020.09.1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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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재완 충북도의회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했는데요.

재판을 받기 전에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선거 비용은 보전받을 수 있다고 해 말들이 많습니다.

의정 공백에 추가 선거 비용까지, 유권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여론은 싸늘합니다.

천춘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민의힘 소속 충북도의회 박재완 의원은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의원직을 고수해왔던 예전 사례와 달리 의외의 선택이었습니다.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재판을 받겠다는 박 의원은 대신, 보전받은 선거 비용 3천 3백여만 원을 반환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비용 반환, 보전의 기준을 '기소' 시점으로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종면/충청북도 선거관리위원회 :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당선이 무효가 된 사람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반환해야 하지만, 기소 전에 사직한 경우에는 반환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선거 비용 반납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 속에 혈세는 줄줄이 새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박 의원이 당선된 보은 선거구에서 집행된 5억 원 안팎의 선거비가 낭비된 셈입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결정될 내년 재·보궐 선거의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재선거는 총선과 함께 치러진 덕에 공통 비용이 절감됐었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전임 하유정 전 의원에 이어 보은 선거구의 의정 공백이 길어진다는 점입니다.

[최진아/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 : "진정으로 반성하는 자세로 나온 것이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인 꼼수를 바라고 이런 것들을 취했다고 한다면 오히려 더 비판받아야 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연이은 불명예 퇴진도 모자라 꼼수 사퇴 의혹까지.

곱지 않은 여론 속에, 충북도의회는 오는 16일, 표결로 박 의원의 사직서에 대한 최종 의결 절차를 밟습니다.

KBS 뉴스 천춘환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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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비용도 보전”…줄줄이 혈세 낭비
    • 입력 2020-09-11 07:46:39
    뉴스광장(청주)
[앵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재완 충북도의회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했는데요.

재판을 받기 전에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선거 비용은 보전받을 수 있다고 해 말들이 많습니다.

의정 공백에 추가 선거 비용까지, 유권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여론은 싸늘합니다.

천춘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민의힘 소속 충북도의회 박재완 의원은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의원직을 고수해왔던 예전 사례와 달리 의외의 선택이었습니다.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재판을 받겠다는 박 의원은 대신, 보전받은 선거 비용 3천 3백여만 원을 반환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비용 반환, 보전의 기준을 '기소' 시점으로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종면/충청북도 선거관리위원회 :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당선이 무효가 된 사람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반환해야 하지만, 기소 전에 사직한 경우에는 반환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선거 비용 반납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 속에 혈세는 줄줄이 새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박 의원이 당선된 보은 선거구에서 집행된 5억 원 안팎의 선거비가 낭비된 셈입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결정될 내년 재·보궐 선거의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재선거는 총선과 함께 치러진 덕에 공통 비용이 절감됐었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전임 하유정 전 의원에 이어 보은 선거구의 의정 공백이 길어진다는 점입니다.

[최진아/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 : "진정으로 반성하는 자세로 나온 것이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인 꼼수를 바라고 이런 것들을 취했다고 한다면 오히려 더 비판받아야 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연이은 불명예 퇴진도 모자라 꼼수 사퇴 의혹까지.

곱지 않은 여론 속에, 충북도의회는 오는 16일, 표결로 박 의원의 사직서에 대한 최종 의결 절차를 밟습니다.

KBS 뉴스 천춘환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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