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노동·과로사 7명…“택배 분류작업 문제 해결하라”

입력 2020.09.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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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택배 물량이 크게 늘었는데요.

이로 인해 택배 기사들의 업무량도 늘면서 올해만 7명이 과로사로 숨졌습니다.

택배기사들은 과로사의 주된 원인으로 분류 작업을 지목하면서 이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없으면 일을 멈추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의 한 물류단지.

새벽 6시에 출근한 택배기사들이 쌓여 있는 상자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택배 물량을 동별로 자세히 나누는 '분류 작업'입니다.

차 안에 정리하기까지 6시간, 길게는 9시간이 걸립니다.

[선효진/택배 기사 : "분류작업하고 상차하니깐 첫 배송 나온 시간이 (오후) 3시 반 되더라고요."]

배송을 마치면 저녁 8시쯤, 하루 12시간 넘는 고된 노동에 올해만 택배기사 7명이 과로로 숨졌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분류작업을 잠깐 했는데도 땀이 나는데요.

택배기사들은 바로 이 분류 작업을 과로사의 핵심 원인으로 꼽습니다.

이 때문에 자비로 사람을 쓰는 택배기사들도 있습니다.

[최종설/택배 기사 : "답답한 우리가 아르바이트비를 투입해 분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장 10시간 가까운 '분류 작업'에는 아무런 대가가 없습니다.

'사전 작업'이란 이유로 택배 회사는 기사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겁니다.

코로나 19로 택배 물량은 예년보다 30% 가까이 늘었고, 추석이 다가오면 지금 보다 20% 정도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정승현/택배 기사 : "(노동 시간이) 코로나 이전보다 3~4시간 많게는 5시간 늘어난 거 같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오는 16일까지 인력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인봉/전국택배노동조합 사무처장 : "지금 당장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해야 합니다. (16일까지 조치가 없으면) 분류작업 전면거부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택배 물량 증가에 국내 1, 2위 택배회사의 올 2분기 영업 이익도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분류 작업' 인력 투입에 대해서는 "배송비에 포함돼 있다", "근무 환경 개선을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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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시간 노동·과로사 7명…“택배 분류작업 문제 해결하라”
    • 입력 2020-09-14 06:20:02
    뉴스광장 1부
[앵커]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택배 물량이 크게 늘었는데요.

이로 인해 택배 기사들의 업무량도 늘면서 올해만 7명이 과로사로 숨졌습니다.

택배기사들은 과로사의 주된 원인으로 분류 작업을 지목하면서 이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없으면 일을 멈추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의 한 물류단지.

새벽 6시에 출근한 택배기사들이 쌓여 있는 상자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택배 물량을 동별로 자세히 나누는 '분류 작업'입니다.

차 안에 정리하기까지 6시간, 길게는 9시간이 걸립니다.

[선효진/택배 기사 : "분류작업하고 상차하니깐 첫 배송 나온 시간이 (오후) 3시 반 되더라고요."]

배송을 마치면 저녁 8시쯤, 하루 12시간 넘는 고된 노동에 올해만 택배기사 7명이 과로로 숨졌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분류작업을 잠깐 했는데도 땀이 나는데요.

택배기사들은 바로 이 분류 작업을 과로사의 핵심 원인으로 꼽습니다.

이 때문에 자비로 사람을 쓰는 택배기사들도 있습니다.

[최종설/택배 기사 : "답답한 우리가 아르바이트비를 투입해 분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장 10시간 가까운 '분류 작업'에는 아무런 대가가 없습니다.

'사전 작업'이란 이유로 택배 회사는 기사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겁니다.

코로나 19로 택배 물량은 예년보다 30% 가까이 늘었고, 추석이 다가오면 지금 보다 20% 정도 더 늘 것으로 보입니다.

[정승현/택배 기사 : "(노동 시간이) 코로나 이전보다 3~4시간 많게는 5시간 늘어난 거 같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오는 16일까지 인력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인봉/전국택배노동조합 사무처장 : "지금 당장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해야 합니다. (16일까지 조치가 없으면) 분류작업 전면거부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택배 물량 증가에 국내 1, 2위 택배회사의 올 2분기 영업 이익도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분류 작업' 인력 투입에 대해서는 "배송비에 포함돼 있다", "근무 환경 개선을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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