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자진신고했다 불이익?”…자발적 협조에만 의존 한계

입력 2020.09.22 (21:11) 수정 2020.09.2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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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드러난 식약처 직원의 주식거래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습니다.

자진 신고한 건에 대해서만 자체 조사가 이뤄지는데다, 감사원 등 외부의 감시도 전혀 없었습니다.

주식 거래를 분기별로 신고하게 하는 금융감독 당국 공무원들과 형평성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진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식약처 주식 거래 내역 신고서입니다.

제품 관련 인허가와 단속 등을 담당하는 부서 직원에 한해 본인 명의의 주식 보유, 거래 내역을 기재하도록 돼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자진신고한 내용을 토대로, 주식거래 시기와 민원처리 내역을 비교해 직무 연관성을 따집니다.

만약 거래 내역을 신고하지 않으면, 이런 직무 연관성을 따질 수도 없습니다.

[전직 식약처 의약품 심사관/음성변조 : “계좌 조사를 한다든지 이런 게 전혀 아니고 어떤 자발적인 보고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진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례들이 보고가 안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거죠.”]

약제 등의 급여 대상여부를 결정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기업 정보에 접근하기 쉽지만, 직원들이 자진 신고한 주식만 살펴봅니다.

2018년에는 주식 보유 내역을 신고한 경우가 한 건도 없었는데, 지난해엔 직원 3명이 모두 3천7백여 만 원 어치의 제약 관련 주식을 매매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음성변조 : “(직무 관련성) 검토 결과를 봤더니 문제가 없어서 매각 처분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금융감독 당국도 기본적으로는 주식 거래에 대해선 자발적 신고를 유도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은 좀 더 세밀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일정 직급 이상에 대해 주식 거래를 전면 금지했고, 그 이하는 주식 거래 횟수를 제한했습니다.

[이은미/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 :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사적인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거거든요. 부패가 이루어지기 전에 그런 개연성을 미리 차단하라는 거예요.”]

이처럼 내부 규정이 촘촘히 마련돼 있어도 최근 5년간 주식투자 규정을 위반한 금감원 임직원 중 내부 조사에서 적발된 경우는 3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박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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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히 자진신고했다 불이익?”…자발적 협조에만 의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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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9-22 22: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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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드러난 식약처 직원의 주식거래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습니다.

자진 신고한 건에 대해서만 자체 조사가 이뤄지는데다, 감사원 등 외부의 감시도 전혀 없었습니다.

주식 거래를 분기별로 신고하게 하는 금융감독 당국 공무원들과 형평성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진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식약처 주식 거래 내역 신고서입니다.

제품 관련 인허가와 단속 등을 담당하는 부서 직원에 한해 본인 명의의 주식 보유, 거래 내역을 기재하도록 돼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자진신고한 내용을 토대로, 주식거래 시기와 민원처리 내역을 비교해 직무 연관성을 따집니다.

만약 거래 내역을 신고하지 않으면, 이런 직무 연관성을 따질 수도 없습니다.

[전직 식약처 의약품 심사관/음성변조 : “계좌 조사를 한다든지 이런 게 전혀 아니고 어떤 자발적인 보고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진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례들이 보고가 안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거죠.”]

약제 등의 급여 대상여부를 결정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기업 정보에 접근하기 쉽지만, 직원들이 자진 신고한 주식만 살펴봅니다.

2018년에는 주식 보유 내역을 신고한 경우가 한 건도 없었는데, 지난해엔 직원 3명이 모두 3천7백여 만 원 어치의 제약 관련 주식을 매매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음성변조 : “(직무 관련성) 검토 결과를 봤더니 문제가 없어서 매각 처분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금융감독 당국도 기본적으로는 주식 거래에 대해선 자발적 신고를 유도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은 좀 더 세밀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일정 직급 이상에 대해 주식 거래를 전면 금지했고, 그 이하는 주식 거래 횟수를 제한했습니다.

[이은미/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 :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사적인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거거든요. 부패가 이루어지기 전에 그런 개연성을 미리 차단하라는 거예요.”]

이처럼 내부 규정이 촘촘히 마련돼 있어도 최근 5년간 주식투자 규정을 위반한 금감원 임직원 중 내부 조사에서 적발된 경우는 3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박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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