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계속되는 반려동물 유기…10만 원으로 해결?

입력 2020.10.04 (21:20) 수정 2020.10.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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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려동물,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란 뜻이죠.

하지만 매일 수백 마리의 반려동물들이 거리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부터 한적한 도로까지, 장소도 참 다양합니다.

이렇게 유기된 채 발견된 동물은 지난해에만 13만 5천여 마리.

한 해 전보다 10% 넘게 늘었습니다.

이 부끄러운 통계는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버려진 반려동물 절반은 보호소를 떠나지 못한 채 다치거나, 병에 걸려 죽거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추석에는 연휴 다음날 단 하루 동안 8백여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보호소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유기 동물 입양비를 일부 보전해주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입양되는 경우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천만시대라는데, 낮은 입양률은 왜 반복되고 있을까요.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길 끝에 허름한 막사가 나타납니다.

전북 완주군이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서로 분리돼 있어야 할 유기견들이 무방비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바닥 곳곳에는 분뇨들이 쌓여있습니다.

["(깨갱) 안돼!"]

150마리나 되는 개가 몰려있다 보니 최근에는 전염병까지 크게 돌았습니다.

[김세현/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 "여기는 안락사보다는 자연사가 훨씬 많거든요. 여기 봉사자들에 의하면 싸워서 물리는 사고에 의해서 많이 죽는다고."]

이 보호소는 정부 관리시스템상 한 동물병원 주소에 등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산골에서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호소 관리소장/음성변조 : "이런 식으로 몇 마리씩만 (개장에 관리)하라고 하니까. 나는 이게 더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 뛰어놀게, 같이. 물론 (개들끼리) 싸움은 있어."]

마리당 12만 원씩 지원금을 주는 완주군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방치하고 있습니다.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그분이 개를 잘 관리하고 이러다 보니까 부탁해서 같이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했죠."]

비용을 들여도 유기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유기동물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2년 전부터 입양비 지원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하면서 인식 칩이나 중성화 수술비로 20만 원 이상을 사용하면 1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내년부터는 지원금액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열악한 보호소 환경 개선이 먼저라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적합니다.

[김세현/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 "환경이 좋지 못하다 보니까 (유기견들이)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그런 잘못된 인식이 있기 때문에 센터들을 개선해서 봉사자들도 받고…."]

전국 유기동물보호소의 80%가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는 상황.

입양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양 지원과 함께 보호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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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04 21:20:49
    • 수정2020-10-04 21: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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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란 뜻이죠.

하지만 매일 수백 마리의 반려동물들이 거리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부터 한적한 도로까지, 장소도 참 다양합니다.

이렇게 유기된 채 발견된 동물은 지난해에만 13만 5천여 마리.

한 해 전보다 10% 넘게 늘었습니다.

이 부끄러운 통계는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버려진 반려동물 절반은 보호소를 떠나지 못한 채 다치거나, 병에 걸려 죽거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추석에는 연휴 다음날 단 하루 동안 8백여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보호소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유기 동물 입양비를 일부 보전해주는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입양되는 경우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천만시대라는데, 낮은 입양률은 왜 반복되고 있을까요.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길 끝에 허름한 막사가 나타납니다.

전북 완주군이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서로 분리돼 있어야 할 유기견들이 무방비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바닥 곳곳에는 분뇨들이 쌓여있습니다.

["(깨갱) 안돼!"]

150마리나 되는 개가 몰려있다 보니 최근에는 전염병까지 크게 돌았습니다.

[김세현/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 "여기는 안락사보다는 자연사가 훨씬 많거든요. 여기 봉사자들에 의하면 싸워서 물리는 사고에 의해서 많이 죽는다고."]

이 보호소는 정부 관리시스템상 한 동물병원 주소에 등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산골에서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호소 관리소장/음성변조 : "이런 식으로 몇 마리씩만 (개장에 관리)하라고 하니까. 나는 이게 더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 뛰어놀게, 같이. 물론 (개들끼리) 싸움은 있어."]

마리당 12만 원씩 지원금을 주는 완주군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방치하고 있습니다.

[완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그분이 개를 잘 관리하고 이러다 보니까 부탁해서 같이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했죠."]

비용을 들여도 유기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유기동물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2년 전부터 입양비 지원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하면서 인식 칩이나 중성화 수술비로 20만 원 이상을 사용하면 1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내년부터는 지원금액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열악한 보호소 환경 개선이 먼저라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지적합니다.

[김세현/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 "환경이 좋지 못하다 보니까 (유기견들이)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그런 잘못된 인식이 있기 때문에 센터들을 개선해서 봉사자들도 받고…."]

전국 유기동물보호소의 80%가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는 상황.

입양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양 지원과 함께 보호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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