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반등’ 꿈꾸던 미국 경제…“양극화만 커졌다”

입력 2020.10.12 (18:02) 수정 2020.10.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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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경제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제롬 파월 의장이 한 말입니다.

미국 경제가 급반등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또 다른 침체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글로벌ET> 오늘은 'K'자 모양이라는 평가를 받는 미국 경제 상황, 최문종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 기자, 우리가 보통 경기 전망 지표로 반등을 의미하는 'V'자형이나, 침체했다 회복하는 'U'자형 등 이런 알파벳들을 주로 얘기해 왔는데요, 'K'자형은 조금 낯섭니다.

정확히 어떤 뜻입니까?

[기자]

한 마디 말씀드리면, "부익부 빈익빈"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19 속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됐고, 가난한 사람들은 일자리마저 잃고 더 가난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그 형태가 'K'자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K의 윗부분은 교육 수준이 높은 부유한 사람들을 비롯해 디지털 기업, 기술 선도 지역 등으로 나타났고요, 이에 반해 K의 아랫부분은 저임금 노동자, 관광업 등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명입니다.

[앵커]

계층 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임금과 학력, 인종이나 성별 등에 따라서 코로나19 회복 속도가 현저히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시간당 임금이 16달러 미만인 노동자 수는 2월에 비해 27%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시간당 임금이 28달러 이상인 노동자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교육 수준의 영향도 컸습니다.

9월까지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진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거의 완전히 회복했지만, 같은 기간 고졸 이하인 경우는 취업자가 각각 18.3%, 11.7% 줄었습니다.

결국, 소득·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겁니다.

[앵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이러한 불평등 구조가 더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부유층들은 자산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소득 상위 5분의 1이 전체 부의 약 71%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시가 총액 2조 달러 고지를 밟고 올 들어 나스닥 지수가 25% 넘게 오르는 등 미국 주식 시장이 호황이죠.

그럼, 주식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45%, 절반 가까이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부동산 자산 또한 고소득자에 국한된 얘기입니다.

지난 8월 미국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해 대비 11% 넘게 올랐는데요,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가구 중 약 3분의 1은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미국 경제가 'U'자, 혹은 침체와 반등을 반복하는 'W'자 등 다른 형태로 갈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현재로선 'K'자로 회복하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데요, 미국 경제가 여기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지난 6일 : "장기간에 걸쳐 불필요하게 회복이 늦어진다면 미국 경제에 존재하는 (불평등) 격차를 계속해서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비극'이 될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추가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비극'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역설했는데요.

그만큼 미국 경제 회복이 약해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문제는 고용 시장입니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7.9%로 전달보다 낮아졌지만, 일자리 증가세가 석 달 연속 둔화했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최근 한 달 넘게 80~90만 건 사이에 머물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이 더뎌진다면 'K'의 아랫부분이 아래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부양책 협상 중단을 지시했다가 입장을 바꿔 대규모 부양책 타결을 촉구했는데요, 최종 협상까지는 여전히 난항을 겪을 전망입니다.

지금도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거든요.

또, 코로나19는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미국은 10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5만 명을 넘기는 등 재확산세가 뚜렷합니다.

[앵커]

최 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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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반등’ 꿈꾸던 미국 경제…“양극화만 커졌다”
    • 입력 2020-10-12 18:02:44
    • 수정2020-10-12 18:36:00
    통합뉴스룸ET
[앵커]

"미국 경제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제롬 파월 의장이 한 말입니다.

미국 경제가 급반등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또 다른 침체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글로벌ET> 오늘은 'K'자 모양이라는 평가를 받는 미국 경제 상황, 최문종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최 기자, 우리가 보통 경기 전망 지표로 반등을 의미하는 'V'자형이나, 침체했다 회복하는 'U'자형 등 이런 알파벳들을 주로 얘기해 왔는데요, 'K'자형은 조금 낯섭니다.

정확히 어떤 뜻입니까?

[기자]

한 마디 말씀드리면, "부익부 빈익빈"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19 속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됐고, 가난한 사람들은 일자리마저 잃고 더 가난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그 형태가 'K'자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K의 윗부분은 교육 수준이 높은 부유한 사람들을 비롯해 디지털 기업, 기술 선도 지역 등으로 나타났고요, 이에 반해 K의 아랫부분은 저임금 노동자, 관광업 등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명입니다.

[앵커]

계층 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임금과 학력, 인종이나 성별 등에 따라서 코로나19 회복 속도가 현저히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시간당 임금이 16달러 미만인 노동자 수는 2월에 비해 27%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시간당 임금이 28달러 이상인 노동자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교육 수준의 영향도 컸습니다.

9월까지 학사 학위 이상을 가진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거의 완전히 회복했지만, 같은 기간 고졸 이하인 경우는 취업자가 각각 18.3%, 11.7% 줄었습니다.

결국, 소득·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겁니다.

[앵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이러한 불평등 구조가 더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부유층들은 자산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소득 상위 5분의 1이 전체 부의 약 71%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시가 총액 2조 달러 고지를 밟고 올 들어 나스닥 지수가 25% 넘게 오르는 등 미국 주식 시장이 호황이죠.

그럼, 주식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45%, 절반 가까이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부동산 자산 또한 고소득자에 국한된 얘기입니다.

지난 8월 미국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해 대비 11% 넘게 올랐는데요,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가구 중 약 3분의 1은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미국 경제가 'U'자, 혹은 침체와 반등을 반복하는 'W'자 등 다른 형태로 갈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현재로선 'K'자로 회복하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데요, 미국 경제가 여기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지난 6일 : "장기간에 걸쳐 불필요하게 회복이 늦어진다면 미국 경제에 존재하는 (불평등) 격차를 계속해서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비극'이 될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추가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비극'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역설했는데요.

그만큼 미국 경제 회복이 약해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문제는 고용 시장입니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7.9%로 전달보다 낮아졌지만, 일자리 증가세가 석 달 연속 둔화했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최근 한 달 넘게 80~90만 건 사이에 머물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이 더뎌진다면 'K'의 아랫부분이 아래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부양책 협상 중단을 지시했다가 입장을 바꿔 대규모 부양책 타결을 촉구했는데요, 최종 협상까지는 여전히 난항을 겪을 전망입니다.

지금도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거든요.

또, 코로나19는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미국은 10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5만 명을 넘기는 등 재확산세가 뚜렷합니다.

[앵커]

최 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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