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줄 쥐고 있는데 산재 요구 못해”…적용 제외 폐지 논의

입력 2020.10.14 (19:25) 수정 2020.10.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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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 일을 하다 갑자기 세상을 뜬 고 김원종 씨 유가족들이 김 씨의 직장인 CJ대한통운을 항의 방문했습니다.

김 씨는 산재보험 가입이 안 돼 산재 승인을 받지 못하는데요,

CJ 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은 업체가 자신들에게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죄하라 사죄하라."]

CJ대한통운을 항의 방문한 고 김원종 씨 가족들.

근무 여건만이라도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삼영/고 김원종씨 아버지 : "(과로사는) 제발 마지막. 다른 건 없어도 먹는 시간, 먹는 시간이나 어떻게 좀 이렇게 마련해 주세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택배 업무가 늘면서 올해 목숨을 잃은 택배 기사만 8명째.

하지만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근무에 택배 배달 수백 개인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김경환/택배 기사 : "자기 물량을 당일 배송을 해야되거든요... 쉬거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그 비용까지도 떠안아야 해서..."]

택배 기사 대부분 아파도 제때 쉬기도 어렵지만 스스로 산재보험 제외 신청서를 쓰며 산재 승인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현행법엔 특수고용 노동자의 경우 따로 산재 보상을 원하지 않으면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OO/택배기사 : "내 밥줄을 대리점 소장이 주는 건데, '나 이것(산재 제외신청서를) 못하겠어요.' 라고 하는 말 한마디가 엄청 큰 용기가 필요하거든요. 소장이랑 이런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입니다.

지난 2018년 23%, 2019년 29%, 2020년 36%입니다.

올해는 10명 가운데 4명만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셈입니다.

택배노조는 재해를 당했을 때 산재를 승인받을 권리를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세규/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 : "절대 쓰면 안 되는 거고, 당연히 산재는 저희가 받아야 될 의무이자 책임이고..."]

국회는 노동자의 질병이나 육아, 또는 회사가 한 달 이상 휴업하지 않으면 아예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못 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권혜미/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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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줄 쥐고 있는데 산재 요구 못해”…적용 제외 폐지 논의
    • 입력 2020-10-14 19:25:52
    • 수정2020-10-14 20:02:29
    뉴스 7
[앵커]

택배 일을 하다 갑자기 세상을 뜬 고 김원종 씨 유가족들이 김 씨의 직장인 CJ대한통운을 항의 방문했습니다.

김 씨는 산재보험 가입이 안 돼 산재 승인을 받지 못하는데요,

CJ 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은 업체가 자신들에게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죄하라 사죄하라."]

CJ대한통운을 항의 방문한 고 김원종 씨 가족들.

근무 여건만이라도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삼영/고 김원종씨 아버지 : "(과로사는) 제발 마지막. 다른 건 없어도 먹는 시간, 먹는 시간이나 어떻게 좀 이렇게 마련해 주세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택배 업무가 늘면서 올해 목숨을 잃은 택배 기사만 8명째.

하지만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근무에 택배 배달 수백 개인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김경환/택배 기사 : "자기 물량을 당일 배송을 해야되거든요... 쉬거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그 비용까지도 떠안아야 해서..."]

택배 기사 대부분 아파도 제때 쉬기도 어렵지만 스스로 산재보험 제외 신청서를 쓰며 산재 승인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현행법엔 특수고용 노동자의 경우 따로 산재 보상을 원하지 않으면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OO/택배기사 : "내 밥줄을 대리점 소장이 주는 건데, '나 이것(산재 제외신청서를) 못하겠어요.' 라고 하는 말 한마디가 엄청 큰 용기가 필요하거든요. 소장이랑 이런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입니다.

지난 2018년 23%, 2019년 29%, 2020년 36%입니다.

올해는 10명 가운데 4명만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셈입니다.

택배노조는 재해를 당했을 때 산재를 승인받을 권리를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세규/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 : "절대 쓰면 안 되는 거고, 당연히 산재는 저희가 받아야 될 의무이자 책임이고..."]

국회는 노동자의 질병이나 육아, 또는 회사가 한 달 이상 휴업하지 않으면 아예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못 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권혜미/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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