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혈액수급 비상…제약사엔 헐값 공급

입력 2020.10.18 (21:31) 수정 2020.10.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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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혈을 통해 모인 혈액은 필요한 사람에게 수혈되거나 제약회사로 보내져 약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에서는 혈액이 턱없이 부족한데, 제약사는 헐값에 혈액을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도영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이후 정부는 각 병원에 혈액 사용을 줄여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병원 직원/음성변조 : "중증질환이나 수혈이 필요한 경우라고 하면 사전에 수혈이 상시 가능한 병원이나 이렇게 의뢰를..."]

혈액은 병원에서 쓰는 수혈용과 의약품을 만드는 분획용, 혈장으로 나뉩니다.

최근 5년간 혈액공급 현황입니다.

해마다 평균 44%의 혈액이 약품 원료용인 혈장으로 제약사에 팔립니다.

5년 동안 성인 남성 608만 명이 헌혈한 양이 팔렸습니다.

그런데 적십자의 주요 수익사업으로 제약사에 팔리는 혈장 가격이 이상합니다.

적십자 자료를 보면 혈장을 원가보다 리터당 최고 6만 원 정도 싸게 팔았습니다.

이렇게 쌓인 돈을 계산하면 5년 동안 477억 원이나 됩니다.

병원에서 수술에 쓰이는 수혈용 혈액 가격이 해마다 평균 2.5% 넘게 오른 것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감사원은 민간 제약사와 비교해 수익성이 매우 낮다면서, 혈장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까지 내놓았습니다.

혈장 가격은 혈장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적십자가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데도 싼값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제공한 소중한 혈액으로 제약사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공공 의료 정책 전문가/음성변조 : "독점 공급하는 거면 공공단체로서 (제약사가) 부당한 이익을 못 취하게 가격을 조정해서 오히려 적십자에서 돈을 더 받아서..."]

이에 대해 적십자는 제약사의 영업비밀인 원가정보를 알 수 없는 데다, 가격 협상 권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공성을 좀 더 강화하자는 측면이죠.혈액관리원 같은 기관을 만들어서 혈액관리와 공급 이런 것들을 (국가가)직접 관리하게 하는게..."]

국립 혈액관리원을 만들려는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 때 처음 발의돼 해당 상임위까지 통과했지만, 회기 만료로 결국 폐기됐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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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속 혈액수급 비상…제약사엔 헐값 공급
    • 입력 2020-10-18 21:31:32
    • 수정2020-10-20 08:20:28
    뉴스 9
[앵커]

헌혈을 통해 모인 혈액은 필요한 사람에게 수혈되거나 제약회사로 보내져 약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에서는 혈액이 턱없이 부족한데, 제약사는 헐값에 혈액을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도영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이후 정부는 각 병원에 혈액 사용을 줄여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병원 직원/음성변조 : "중증질환이나 수혈이 필요한 경우라고 하면 사전에 수혈이 상시 가능한 병원이나 이렇게 의뢰를..."]

혈액은 병원에서 쓰는 수혈용과 의약품을 만드는 분획용, 혈장으로 나뉩니다.

최근 5년간 혈액공급 현황입니다.

해마다 평균 44%의 혈액이 약품 원료용인 혈장으로 제약사에 팔립니다.

5년 동안 성인 남성 608만 명이 헌혈한 양이 팔렸습니다.

그런데 적십자의 주요 수익사업으로 제약사에 팔리는 혈장 가격이 이상합니다.

적십자 자료를 보면 혈장을 원가보다 리터당 최고 6만 원 정도 싸게 팔았습니다.

이렇게 쌓인 돈을 계산하면 5년 동안 477억 원이나 됩니다.

병원에서 수술에 쓰이는 수혈용 혈액 가격이 해마다 평균 2.5% 넘게 오른 것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감사원은 민간 제약사와 비교해 수익성이 매우 낮다면서, 혈장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까지 내놓았습니다.

혈장 가격은 혈장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적십자가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데도 싼값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제공한 소중한 혈액으로 제약사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공공 의료 정책 전문가/음성변조 : "독점 공급하는 거면 공공단체로서 (제약사가) 부당한 이익을 못 취하게 가격을 조정해서 오히려 적십자에서 돈을 더 받아서..."]

이에 대해 적십자는 제약사의 영업비밀인 원가정보를 알 수 없는 데다, 가격 협상 권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공성을 좀 더 강화하자는 측면이죠.혈액관리원 같은 기관을 만들어서 혈액관리와 공급 이런 것들을 (국가가)직접 관리하게 하는게..."]

국립 혈액관리원을 만들려는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 때 처음 발의돼 해당 상임위까지 통과했지만, 회기 만료로 결국 폐기됐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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