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반달곰 출몰 알고도…지리산 산악열차 추진

입력 2020.10.30 (10:27) 수정 2020.10.3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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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리산 산악열차를 추진해온 하동군은 사업 구간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사업의 타당성을 내세워왔습니다.

하지만, 3년 전에도 지리산 형제봉을 포함한 산악열차 사업 구간에 반달가슴곰이 자주 출몰해 하동군이 공식 보고서까지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윤현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하동군이 3년 전 만든 내부 보고서입니다.

하동군 청암면 일대에 반달가슴곰이 나타나 주택의 장독대를 깨뜨리고 울타리를 훼손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하동군수에게 제출된 이 보고서에는 2007년에도 하동군 화개면 검두 뒷산의 피해사항과 지리산 일대 약초 채취 때 반달가슴곰을 목격한 경우가 '다수'라고 쓰여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이 보고서에는 국립공원 외 반달가슴곰의 출몰지역으로, 하동군이 추진하는 지리산 산악열차가 지나는 구간인 화개면과 청암면, 악양면 형제봉 활공장이 포함됐습니다.

지난달 환경부가 발표한 형제봉 일대에서 반달가슴곰 분포도와도 겹칩니다.

하지만, 하동군이 지난 6월 작성한 '알프스 하동프로젝트' 추진계획서에는 '사업구역이 반달가슴곰 주 활동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앞서 보고서 내용을 빠뜨렸습니다.

[이충렬/하동군청 관광진흥과 과장 : "그때 당시에는 반달곰 관련해서는 크게 이슈가 돼 있지 않아서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습니다. 첨부를 안한 게 아니고 내용을 파악을 안 했었죠."]

환경부와 환경단체는 지난 2018년부터 하동군과 반달가슴곰의 서식 위치를 공유했다고 말합니다.

[윤주옥/지리산연대 대표 : "모든 기관들에게 다 밴드를 만들어서 반달가슴곰의 위치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요. 하동군이 우리는 몰랐다고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죠."]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으로 현재 지리산 일대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65마리.

제대로 된 현황 파악도 없이 추진된 하동군 사업을 두고 찬반 집회만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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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전 반달곰 출몰 알고도…지리산 산악열차 추진
    • 입력 2020-10-30 10:27:41
    • 수정2020-10-30 11:37:03
    930뉴스(창원)
[앵커]

지리산 산악열차를 추진해온 하동군은 사업 구간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사업의 타당성을 내세워왔습니다.

하지만, 3년 전에도 지리산 형제봉을 포함한 산악열차 사업 구간에 반달가슴곰이 자주 출몰해 하동군이 공식 보고서까지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윤현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하동군이 3년 전 만든 내부 보고서입니다.

하동군 청암면 일대에 반달가슴곰이 나타나 주택의 장독대를 깨뜨리고 울타리를 훼손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하동군수에게 제출된 이 보고서에는 2007년에도 하동군 화개면 검두 뒷산의 피해사항과 지리산 일대 약초 채취 때 반달가슴곰을 목격한 경우가 '다수'라고 쓰여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이 보고서에는 국립공원 외 반달가슴곰의 출몰지역으로, 하동군이 추진하는 지리산 산악열차가 지나는 구간인 화개면과 청암면, 악양면 형제봉 활공장이 포함됐습니다.

지난달 환경부가 발표한 형제봉 일대에서 반달가슴곰 분포도와도 겹칩니다.

하지만, 하동군이 지난 6월 작성한 '알프스 하동프로젝트' 추진계획서에는 '사업구역이 반달가슴곰 주 활동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앞서 보고서 내용을 빠뜨렸습니다.

[이충렬/하동군청 관광진흥과 과장 : "그때 당시에는 반달곰 관련해서는 크게 이슈가 돼 있지 않아서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습니다. 첨부를 안한 게 아니고 내용을 파악을 안 했었죠."]

환경부와 환경단체는 지난 2018년부터 하동군과 반달가슴곰의 서식 위치를 공유했다고 말합니다.

[윤주옥/지리산연대 대표 : "모든 기관들에게 다 밴드를 만들어서 반달가슴곰의 위치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요. 하동군이 우리는 몰랐다고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죠."]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으로 현재 지리산 일대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65마리.

제대로 된 현황 파악도 없이 추진된 하동군 사업을 두고 찬반 집회만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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