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추락한 30대 뇌사자, 장기 기증…3명 살리고 떠나

입력 2020.11.13 (21:45) 수정 2020.11.1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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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랍니다”

석 달 전, 19개월 된 딸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난 고 홍성숙 경사...

고인의 바람에 따라 유족들은 장기기증을 기다리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습니다.

이렇듯 국내에서 장기를 기증한 사람의 수, 인구 100만 명당 8명에 불과합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매우 적은데요.

최근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장기 기증 의사를 밝힌 젊은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열여섯 살 넘으면 부모 동의 없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청소년 장기기증 희망자가 1년 새 1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생활기록부에 등록되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선택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추운 마음 덥혀주는 소식, 또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의 한 호텔에서 현수막을 달다가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30대 남성이 심장과 신장 등 장기 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위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특급호텔 연회장.

리프트가 쓰러져 있습니다.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을 달다가 리프트가 넘어가면서 이 장비 위에서 일하던 39살 손 모 씨는 6m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쳐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유족들은 치료를 받아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고심 끝에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손 씨의 친형은 대학병원에서 폐 이식을 담당하던 흉부외과 의사.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손봉수/유족 : "동생이 가더라도 일부라도 다른 분들의 몸 속에서 살아있다는게 의미가 있는, 저희 가족들에게도 위안이 될 것 같아서…."]

손 씨가 기증한 심장과 신장으로 환자 3명이 새 삶을 찾았습니다.

손 씨는 평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않는 착한 성격으로 형 대신 조카들도 살뜰히 챙겼습니다.

[하종화/손 씨 친구 : "친구가 맨날 업고 다니고 인력거라고 해야되나 그런거 태워서 맨날 같이 다니고…."]

손 씨의 형은 호텔 측의 안전 관리 소홀로 사고가 났다고 보고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영상편집: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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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에서 추락한 30대 뇌사자, 장기 기증…3명 살리고 떠나
    • 입력 2020-11-13 21:45:38
    • 수정2020-11-13 22:11:26
    뉴스 9
[앵커]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랍니다”

석 달 전, 19개월 된 딸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난 고 홍성숙 경사...

고인의 바람에 따라 유족들은 장기기증을 기다리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습니다.

이렇듯 국내에서 장기를 기증한 사람의 수, 인구 100만 명당 8명에 불과합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매우 적은데요.

최근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장기 기증 의사를 밝힌 젊은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열여섯 살 넘으면 부모 동의 없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청소년 장기기증 희망자가 1년 새 1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생활기록부에 등록되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선택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추운 마음 덥혀주는 소식, 또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의 한 호텔에서 현수막을 달다가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30대 남성이 심장과 신장 등 장기 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위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특급호텔 연회장.

리프트가 쓰러져 있습니다.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을 달다가 리프트가 넘어가면서 이 장비 위에서 일하던 39살 손 모 씨는 6m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쳐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유족들은 치료를 받아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고심 끝에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손 씨의 친형은 대학병원에서 폐 이식을 담당하던 흉부외과 의사.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손봉수/유족 : "동생이 가더라도 일부라도 다른 분들의 몸 속에서 살아있다는게 의미가 있는, 저희 가족들에게도 위안이 될 것 같아서…."]

손 씨가 기증한 심장과 신장으로 환자 3명이 새 삶을 찾았습니다.

손 씨는 평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않는 착한 성격으로 형 대신 조카들도 살뜰히 챙겼습니다.

[하종화/손 씨 친구 : "친구가 맨날 업고 다니고 인력거라고 해야되나 그런거 태워서 맨날 같이 다니고…."]

손 씨의 형은 호텔 측의 안전 관리 소홀로 사고가 났다고 보고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영상편집: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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