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해빙·최악홍수’ 中 기후변화 몸살

[앵커]

올해 유달리 길었던 장마,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서 자유롭지 않은데요.

이웃 나라 중국도 마찬가집니다.

빙하가 녹고, 석달간 이어진 사상 최악의 홍수도 기후변화 현상의 하나입니다.

중국기상청은 장기적으로 중국에서 기후변화로 식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하는데요.

안양봉 특파원이 전해 왔습니다.

[리포트]

히말라야 남쪽 끝자락 메이리 설산입니다.

6,740 m 산 정상 아래로 빙하가 쭈욱 이어져 있습니다.

밍융 빙하입니다.

밍융으로 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해발 4,300 m 바이마 설산부터 넘어야 합니다.

차량으로 5시간, 또 걸어서 2시간을 올라야 밍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만년설이 켜켜이 쌓이고 얼어붙어 밍융이 만들어졌습니다.

길이 11.7km, 폭 500m.

히말라야 남쪽 끝, 세계에서 가장 낮은 위도에 있는 빙하입니다.

["티베트인 마음에는 부모 마냥 메이리 설산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신성한 산입니다."]

한반도 모양 처럼 보이는 곳이 밍융 빙하 가장 아래쪽 입니다.

그런데 코발트색 산 정상 빙하와 달리 시커멓게 오염됐습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드러난 산 자락의 돌가루가 날아든 겁니다.

빙하가 녹고 깨지면서 곳곳에 크레바스도 생겼습니다.

지금 이곳은 해발 3,000 미터입니다.

1999년 첫 전망대가 들어섰을 때 빙하는 해발 2,600 m 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빙하가 녹아, 3,000 m 이상 올라가야 빙하를 볼 수 있습니다.

20년 새 500 m 가까이 빙하가 녹은 겁니다.

["최근 20년과 그 앞서 20년을 비교하면 빙하 해빙 속도가 두배 빨라졌습니다. 앞서 20년은 100 m씩 녹았다면 지금은 200 m씩 녹고 있습니다."]

남극, 북극 빙하와 마찬가지로 대륙 빙하가 녹는 이유도 지구 온난화 때문입니다.

["연 평균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평균 온도가 13도라면 올해는 13.5도, 내년은 13.6도가 되는 겁니다."]

온난화로 빙하는 녹아내리지만 대신 4,000m 고원에서도 포도 농사가 가능해졌습니다.

20년 전 부터 찾아온 변화입니다.

["예전엔 밀, 보리, 감자를 심었는데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황무지를 개간해 포도를 심은 뒤로 돈벌이가 됩니다."]

기후변화는 대륙의 빙하가 녹고, 키우는 작물이 바뀌는 이런 환경의 변화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 곳곳에서 일어난 대형 재난 역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올 여름 석달 동안 이어졌던 중국 장마.

한국 국토 면적 절반에 해당하는 5만여 ㎢가 물에 잠겼습니다.

수재민이 우리 국민 수보다 많은 6.500만 명에 달했습니다.

[호우쿤밍 : "5년 사이 두 번 씩이나 물에 잠겼습니다. 이런 피해를 우리 같은 서민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홍수가 중국 남부 곡창지대를 덮친 탓에 요즘 중국엔 햅쌀 가격이 15%나 폭등했습니다.

쌀 생산량이 최고 30%나 줄어든 탓입니다.

중국 과학계는 사상 최악의 이번 장마 역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강 물살이 더 거세져서 하류에선 홍수 대비가 어려워졌습니다. 올해처럼 물이 갑자기 불어 나니까 홍수가 나는 겁니다."]

실제 중국의 기후변화 상황은 전지구 평균 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중국 기상청 기후변화 청서를 보면, 작년 까지 중국의 연평균 기온은 매 10년마다 0.24도 씩 상승했습니다.

특히 최근 20년은 20세기 들어 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기간이었습니다.

기상 재난도 빈번해 극단적인 기후가 잦고, 특히 비는 지역 마다 편차가 커지는데다 이번 장마 처럼 폭우가 내리는 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내리는 눈이 줄어들고, 동토층이 감소하는 것도 중국의 기후변화 특징입니다.

눈과 동토층이 줄어들면 병해충이 많이 돌아, 식량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중국의 온실 가스 배출량은 산업화 이전 시기 보다 이산화탄소는 147%, 메탄은 259%, 이산화질소는 123% 증가했습니다.

["빙하가 많이 녹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메이리 설산이 제모습대로 오래 갈 수 있도록 빌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심각한 상황을 알고 있습니다.

2035년까지 화석연료차를 모두 없애겠다는 계획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맞서 경제성장에 사활을 건 중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막고 경제성장까지 이뤄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 윈난성에서 안양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