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아버지 숨져…‘화재 취약’ 노후 아파트

입력 2020.11.24 (19:26) 수정 2020.11.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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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한 아파트 12층에서 난 불로 아버지가 숨지고 수능 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다쳤습니다.

순식간에 연기가 번져 주민 수십 명도 대피했는데요,

불이 난 아파트에는 초기에 화재를 진압할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창문 밖으로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솟구칩니다.

이른 아침 불이 난 곳은 부산의 한 아파트 12층.

안방에 있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고, 함께 살던 고등학교 3학년 아들도 연기를 들이마셨습니다.

아들이 안방 문을 열었지만, 불길이 거세 손을 쓸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재로 인한 연기에 아파트 복도는 검게 변했습니다.

불이 내뿜는 열기에 건너편 세대 디지털도어록이 녹아내렸습니다.

화재에 놀란 이웃 주민들도 다급히 구조를 요청했고, 10여 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대피할 수가 없어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그래서 창문 열고 보니까 소방차 와있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해요' 소리 질렀거든요. 층마다 사람들이 내다보면서 수건을 흔들고 있더라고요."]

불이 난 아파트가 지어진 건 1995년으로, 당시엔 16층부터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2년 전, 6층 이상의 모든 공동주택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확대됐지만, 소급 적용은 받지 않습니다.

[류상일/동의대학교 소방행정학과 : "소급적용이 안 된 위험한 아파트나 위험한 건물들은 중앙정부나 자치단체에서 계속해서 유도해나가고 지원금을 줘서 스프링클러를 지원할 수 있게 해주는 이런 사업들을 해나가야…."]

공동주택의 스프링클러 설치 현황은 파악조차 되지 않는 가운데 전국의 30년 이상 주택은 지난해 기준으로 210만여 곳에 달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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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험생 아버지 숨져…‘화재 취약’ 노후 아파트
    • 입력 2020-11-24 19:26:09
    • 수정2020-11-24 19:46:17
    뉴스7(부산)
[앵커]

부산의 한 아파트 12층에서 난 불로 아버지가 숨지고 수능 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다쳤습니다.

순식간에 연기가 번져 주민 수십 명도 대피했는데요,

불이 난 아파트에는 초기에 화재를 진압할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창문 밖으로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솟구칩니다.

이른 아침 불이 난 곳은 부산의 한 아파트 12층.

안방에 있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고, 함께 살던 고등학교 3학년 아들도 연기를 들이마셨습니다.

아들이 안방 문을 열었지만, 불길이 거세 손을 쓸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재로 인한 연기에 아파트 복도는 검게 변했습니다.

불이 내뿜는 열기에 건너편 세대 디지털도어록이 녹아내렸습니다.

화재에 놀란 이웃 주민들도 다급히 구조를 요청했고, 10여 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대피할 수가 없어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그래서 창문 열고 보니까 소방차 와있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해요' 소리 질렀거든요. 층마다 사람들이 내다보면서 수건을 흔들고 있더라고요."]

불이 난 아파트가 지어진 건 1995년으로, 당시엔 16층부터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2년 전, 6층 이상의 모든 공동주택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확대됐지만, 소급 적용은 받지 않습니다.

[류상일/동의대학교 소방행정학과 : "소급적용이 안 된 위험한 아파트나 위험한 건물들은 중앙정부나 자치단체에서 계속해서 유도해나가고 지원금을 줘서 스프링클러를 지원할 수 있게 해주는 이런 사업들을 해나가야…."]

공동주택의 스프링클러 설치 현황은 파악조차 되지 않는 가운데 전국의 30년 이상 주택은 지난해 기준으로 210만여 곳에 달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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