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플러스]② 中 왕이 외교부장 방한…주요 의제는?

입력 2020.11.25 (16:57) 수정 2020.11.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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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영 "中 왕이 방한, 바이든 정부 출범 전 한국 다독이려는 것"
- 강준영 "왕이, '더는 미국으로 경사되지 말라' 메시지 전할 듯"
- 강준영 "중국, 한중일 안보체제에서 한국을 제일 약한 고리로 판단"
- 강준영 "미 바이든 정부 출범해도 대중 압박 줄어들지 않을 것"
- 강준영 "미·중 모두 '선택' 아닌 '설득' 대상…우리 국익이 중요"
- 강준영 "시진핑 연내 방한 어려워…리커창 참석 한중일 회담은 가능성"
- 강준영 "바이든 대북 전략, 중국 포함 다자체제·상향식 방식 추진"

■ 프로그램명 : 사사건건
■ 코너명 : 사사건건 플러스
■ 방송시간 : 11월 25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박찬형 기자
■ 출연 : 강준영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유튜브 / 페이스북 [사사건건]

◎박찬형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일본 방문을 마치고 오늘 밤에 우리나라에 옵니다. 분명한 목적이 있는 방문입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강준영 안녕하세요?

◎박찬형 지금 왕이 외교부장이 일본 거쳐서 이제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미국에서 바이든 새 정부 출범 앞두고 먼저 주변국들을 다잡기 위한 방문, 이렇게 봐야 될까요? 어떻습니까?

▼강준영 그렇죠. 당연히 지금 미국이 상황이 어렵지 않습니까?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고 있고 경제 문제도 그렇고, 갈라진 미국 내의 어떤 흐름을 좀 잘 잡아야 되는 상황인데, 표면적으로는 동맹 강화나 이런 얘기를 계속하고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트럼프와는 다른 방식의 어떤 아시아 전략을 펼 거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주변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다시 한 번 설정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본을 방문해서 역시. 그런데 상대적으로 미일 간의 동맹은 아베 정부 때, 트럼프와도 아주 가까웠었고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우리하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은 방위비 문제라든가 동맹을 돈으로 계산하려는...

◎박찬형 우리나라뿐만이 사실 아니죠.

▼강준영 다 그랬었는데 이제 사실은 동맹 중시를 얘기하고 미 하원에서 한미 동맹 강화 결의안까지 나오는 상황이죠. 그러니까 이렇게 바이든 행정부가 제대로 출범하기 전에 다독여야겠다, 그리고 중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한국에 전달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의 방한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박찬형 그런데 이제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통령이나 정부 관계자만 만나는 게 아니라 우리 여당 관계자들도 지금 계속 만나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만나고 송영길 국회 외교위원장도 만나고. 이렇게 정치권들까지 두루두루 만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강준영 당연히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의 입장을 한국의 여권에 정확히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이 정부와 그 중국의 관계를 조금 살펴보면 2017년에 출범을 하고 2017년 5월에 우리가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를 특사로 보냅니다. 그리고 10월에 사드 정국에 관한 해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드 합의가 발표가 되고요. 그리고 그 해 12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그러면서 2018년에 평창올림픽이 순조롭게 북한의 도발 없이 치러진다. 이런 전체적인 상황에서 중국이 아주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는 거죠. 그런 걸 다시 상기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사드 원상복귀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그게 우리가 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 미국과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으니까. 그래서 지금 중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한국의 여권 인사들에게 설명을 하고, 물론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 미국의 선제적 영향력이 있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제 판단에는 더 이상 미국으로 경사 되지 마라.

◎박찬형 지금보다 더 심해지지 말아라.

▼강준영 더 이상 미국에 경사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이든 아니면 또 직접적이든 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박찬형 그런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이전부터 계속 말해왔던 게, 동맹 강화를 계속 지속적으로 얘기를 해왔잖아요. 그래서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 않았습니까?

▼강준영 그렇습니다.

◎박찬형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 스탠스 잡기가 굉장히 힘들잖아요.

▼강준영 맞습니다.

◎박찬형 왕이 외교부장이 그렇게 말을 했을 때 우리가 또 스탠스를 잡는 부분도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강준영 사실 중국의 입장을 우리가 듣는 거죠. 우리도 또 우리의 입장이 분명히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한국이 안보 쪽으로는 한미 동맹 방위 조약에 의해서 지금까지 왔고 경제적으로는 우리 무역액의 4분의 1이 중국과 교역에서 이루어지고, 이런 현상이죠. 이거는 누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건데, 다만 이런 현상을 인위적으로 깨는 거는 안 좋다는 거죠. 그런데 중국이 볼 때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을 한다면 분명히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르게 동맹을 강화하고 동맹과 같이 중국을 제도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에서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동참을 얘기를 하는 건데, 저희는 매우 전략적으로 생각을 해야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되는 건 되는 겁니다. 대한민국도 주권국가로서 먹고살건 살아야 되고, 안보는 또 보장이 돼야 되니까 저희도 이런 기회에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이 되면서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듯이 우리도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자리가 된다면 이게 뭐 중미 갈등이 하루 이틀 된 얘기도 아니고요. 한중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전략적으로 우리도 설명을 하고 작전을 짜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찬형 지금 중국이 주도해서 RCEP 협정을.. 추진이 거의 성사 단계에 와 있고 여기에 대해서 한중일 FTA를 의제로 삼아서 외교부장이 방한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아무래도 경제를 미끼로 해서 우리나라를 자꾸 설득하려는 방향으로 간다고 보면 될까요?

▼강준영 그렇습니다. 한미일 삼각 안보 체제의 공고화를 중국이 제일 싫어하는 거거든요. 한미 동맹, 미일 동맹, 한일은 동맹은 아니지만. 그런데 한국이 그중에서 고리가 제일 약하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왜 고리가 가장 약하냐 하면,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압박이 지속되면 한국은 거기에서 가장 느슨한 고리이기 때문에 조금 미국에 대한 경사를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고.

11월 15일 RCEP에 문재인 대통령도 사인을 했고 15개 국가가 시작을 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게 이제 기존의 TPP, 오바마 시절에 한 TPP를 중국 견제로 출범을 시켰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탈퇴해버렸단 말이죠. 그래서 사실 세계 최대의 FTA 조직을 지금 갖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여기에는 일본도 들어가 있고 호주도 들어가 있고 한국도 들어가 있고 뉴질랜드도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의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결국 이런 찬스에서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거죠.

그런데 한국은 사실 엄격하게 얘기하면 TPP에도 가입을 해야죠. 사실 우리도 양자 관계를 자연스럽게 가져가야 됩니다. 제가 그래서 말씀드린 건 중국은 자신의 생각이 이렇다는 얘기를 계속할 거고, 그러면 우리도 계속 우리 얘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서 어떤 편을 든다는 것은 매우 한국의 입지를 스스로 제약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박찬형 지금 시진핑 주석이 방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금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상황인데 연내 시진핑 방한이라든지 아니면 한중일 정상회의, 이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강준영 사실 여러 가지로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제 벌써 12월이 다 됐는데요.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한국이 이번에 우리가 주최국인데, 원래 그거는 리커창 총리가 오게 돼 있어요. 만약에 이제 그게 되면 한 국가의 총리와 국가 주석이 동시에 방문하는 경우도 없고. 지금 중국도 경제적으로 매우 복잡합니다. 특히 내년에 경제를 어떻게, 다시 한 번 소생시킬까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데, 그 중요한 회의가 경제공작회의라는 게 있거든요? 그게 12월 중순, 중하순에 열립니다. 그 준비도 해야 되고 코로나도 복잡하고 일본에서도 아마 시진핑 국가주석 방일 문제도 얘기는 안 하는 거로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지금 올해 안에 방한하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

한중일도 한일 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대사도 교체하고 일본도 아태국장을 내일 자로 새로 발령을 냈거든요. 그러면 뭔가 새로운 방향은 모색을 합니다. 그러면 지금 RCEP이 통과되고 이런 상황에서 한중일 회담은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이제 총리가 오게 되는 건데, 그렇다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기가 어렵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찬형 이번에는 미국 얘기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으로 인선한다는 그런 소식이 들려왔는데, 이 인물을 봤더니 이전에 전략적 인내 정책을 추진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강준영 그렇습니다.

◎박찬형 그렇다면 트럼프 때보다 확실하게 바뀐 대북 정책을 할 것으로 보이시는지요?

▼강준영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바이든 당선인을 비롯해서 주변의 외교 전문가들의 입장은 트럼프의 대북 외교는 실패했다는 거죠. 물론 이제 전략적 인내 때문에 핵을 만들었다는 공화당 측의 얘기도 봤지만, 그래서 톱다운 방식은 안 하겠다는 것이 지금 현재 바이든 외교 전략의 핵심입니다. 대북 핵심이. 그러면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의미 있는 조치, 시간표를 내놓는다거나 이렇게 하면 모를까, 그렇더라도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할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시간표를 내놓고 협상을 하면서 끌고 가는 전략, 이거는 펼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말을 했습니다. 무슨 말을 했냐 하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 다시 다자 관계로 돌아가서,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이렇게 1:1로 만나는 게 아니고 북핵 문제는 한반도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제 문제이기 때문에 같이, 그리고 중국을 거기에 같이 끌고 들어가려고 하는 거죠. 이거는 동맹이 아니더라도 다자 체제를 통해서 풀 거라는 거죠. 그래서 아직은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과거와 같은 방식,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식보다는 충분히 실무 협상과 이런 걸 하면서 거기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올라가는, 이런 패턴을 반복할 거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트럼프 대통령 때와 비교해서 미중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지금 미국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예 바뀌었기 때문에 대통령 바뀐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강준영 용어만 달라졌지 전혀 대중 관계에 관한 압박 기조는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박찬형 그대로 갈 것이다.

▼강준영 왜냐하면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미국우선주의와 아메리카가 돌아왔다, 아메리카 이스 백(America is back), 이거는 동의어예요. 그리고 아메리카가, 미국이 세계를 리드해야 된다, 이것도 동의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난 4년간 트럼프의 유산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중국을 압박하고 이런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중국이 정말 우리를 위협하고 있구나, 라는 인식을 하게 됐고 부정적 이미지가 민주당, 공화당을 막론하고 70~80%를 계속 오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바이든 입장에서는 기존에 그렇게 돼 있는 걸 돌려놓을 필요가 전혀 없는 거죠. 그거는 그대로 가지고 가되 전략만 1:1 전략, 그러니까 미국 대 중국의 1:1 전략이 아니고 중국을 때리더라도 같이 때리는 전략, 동맹과 함께.

그러니까 사실은 중국으로서는 더 어려워지는 겁니다.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거칠게 하지만 협상의 여지가 있었다, 이거죠. 우리 거 많이 사달라고 하면, 사준다고 그러면 넘어갔지만 오히려 바이든은 외교 전문가고, 스스로가. 부통령을 했었고. 그래서 아마 미중 관계도 더 이전보다 좋아질 거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중국은 그래도 예측이 가능하다, 바이든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차원에서는 새로운 전략으로 간다면 시간 끌기 내지는 이런 것들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박찬형 마지막으로 짧게요. 미중 간의 관계가 그러면 계속 그런 갈등 관계로 나아간다면 우리가 외교적으로 굉장히 힘든 줄타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우리 스탠스 어떻게 잡아야 됩니까?

▼강준영 기본적으로 이제 자꾸 선택 얘기를 하는데요. 미국과 중국 모두가 선택의 대상이 아니고 설득의 대상이라는 생각으로 프레임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국익을 정하고 핵심 이익을 정하고 이 문제는 이래서 되고 이 문제는 이래서 안 된다는 얘기를 분명히 하면서 설득을 하면서 계속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에 가장 유효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박찬형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 또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보면 줄타기일 수도 있는데, 충돌 없이 잘 헤쳐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준영 감사합니다.

◎박찬형 사사건건 마치겠습니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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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플러스]② 中 왕이 외교부장 방한…주요 의제는?
    • 입력 2020-11-25 16:57:59
    • 수정2020-11-25 18:50:08
    사사건건
- 강준영 "中 왕이 방한, 바이든 정부 출범 전 한국 다독이려는 것"
- 강준영 "왕이, '더는 미국으로 경사되지 말라' 메시지 전할 듯"
- 강준영 "중국, 한중일 안보체제에서 한국을 제일 약한 고리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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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영 "미·중 모두 '선택' 아닌 '설득' 대상…우리 국익이 중요"
- 강준영 "시진핑 연내 방한 어려워…리커창 참석 한중일 회담은 가능성"
- 강준영 "바이든 대북 전략, 중국 포함 다자체제·상향식 방식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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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찬형 기자
■ 출연 : 강준영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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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일본 방문을 마치고 오늘 밤에 우리나라에 옵니다. 분명한 목적이 있는 방문입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강준영 안녕하세요?

◎박찬형 지금 왕이 외교부장이 일본 거쳐서 이제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미국에서 바이든 새 정부 출범 앞두고 먼저 주변국들을 다잡기 위한 방문, 이렇게 봐야 될까요? 어떻습니까?

▼강준영 그렇죠. 당연히 지금 미국이 상황이 어렵지 않습니까?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고 있고 경제 문제도 그렇고, 갈라진 미국 내의 어떤 흐름을 좀 잘 잡아야 되는 상황인데, 표면적으로는 동맹 강화나 이런 얘기를 계속하고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트럼프와는 다른 방식의 어떤 아시아 전략을 펼 거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주변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다시 한 번 설정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본을 방문해서 역시. 그런데 상대적으로 미일 간의 동맹은 아베 정부 때, 트럼프와도 아주 가까웠었고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우리하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은 방위비 문제라든가 동맹을 돈으로 계산하려는...

◎박찬형 우리나라뿐만이 사실 아니죠.

▼강준영 다 그랬었는데 이제 사실은 동맹 중시를 얘기하고 미 하원에서 한미 동맹 강화 결의안까지 나오는 상황이죠. 그러니까 이렇게 바이든 행정부가 제대로 출범하기 전에 다독여야겠다, 그리고 중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한국에 전달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의 방한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박찬형 그런데 이제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통령이나 정부 관계자만 만나는 게 아니라 우리 여당 관계자들도 지금 계속 만나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만나고 송영길 국회 외교위원장도 만나고. 이렇게 정치권들까지 두루두루 만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강준영 당연히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의 입장을 한국의 여권에 정확히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이 정부와 그 중국의 관계를 조금 살펴보면 2017년에 출범을 하고 2017년 5월에 우리가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를 특사로 보냅니다. 그리고 10월에 사드 정국에 관한 해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드 합의가 발표가 되고요. 그리고 그 해 12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그러면서 2018년에 평창올림픽이 순조롭게 북한의 도발 없이 치러진다. 이런 전체적인 상황에서 중국이 아주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는 거죠. 그런 걸 다시 상기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사드 원상복귀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그게 우리가 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 미국과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으니까. 그래서 지금 중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한국의 여권 인사들에게 설명을 하고, 물론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 미국의 선제적 영향력이 있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제 판단에는 더 이상 미국으로 경사 되지 마라.

◎박찬형 지금보다 더 심해지지 말아라.

▼강준영 더 이상 미국에 경사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이든 아니면 또 직접적이든 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박찬형 그런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이전부터 계속 말해왔던 게, 동맹 강화를 계속 지속적으로 얘기를 해왔잖아요. 그래서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 않았습니까?

▼강준영 그렇습니다.

◎박찬형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 스탠스 잡기가 굉장히 힘들잖아요.

▼강준영 맞습니다.

◎박찬형 왕이 외교부장이 그렇게 말을 했을 때 우리가 또 스탠스를 잡는 부분도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강준영 사실 중국의 입장을 우리가 듣는 거죠. 우리도 또 우리의 입장이 분명히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한국이 안보 쪽으로는 한미 동맹 방위 조약에 의해서 지금까지 왔고 경제적으로는 우리 무역액의 4분의 1이 중국과 교역에서 이루어지고, 이런 현상이죠. 이거는 누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건데, 다만 이런 현상을 인위적으로 깨는 거는 안 좋다는 거죠. 그런데 중국이 볼 때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을 한다면 분명히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르게 동맹을 강화하고 동맹과 같이 중국을 제도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에서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동참을 얘기를 하는 건데, 저희는 매우 전략적으로 생각을 해야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되는 건 되는 겁니다. 대한민국도 주권국가로서 먹고살건 살아야 되고, 안보는 또 보장이 돼야 되니까 저희도 이런 기회에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이 되면서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듯이 우리도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자리가 된다면 이게 뭐 중미 갈등이 하루 이틀 된 얘기도 아니고요. 한중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전략적으로 우리도 설명을 하고 작전을 짜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찬형 지금 중국이 주도해서 RCEP 협정을.. 추진이 거의 성사 단계에 와 있고 여기에 대해서 한중일 FTA를 의제로 삼아서 외교부장이 방한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아무래도 경제를 미끼로 해서 우리나라를 자꾸 설득하려는 방향으로 간다고 보면 될까요?

▼강준영 그렇습니다. 한미일 삼각 안보 체제의 공고화를 중국이 제일 싫어하는 거거든요. 한미 동맹, 미일 동맹, 한일은 동맹은 아니지만. 그런데 한국이 그중에서 고리가 제일 약하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왜 고리가 가장 약하냐 하면,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압박이 지속되면 한국은 거기에서 가장 느슨한 고리이기 때문에 조금 미국에 대한 경사를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고.

11월 15일 RCEP에 문재인 대통령도 사인을 했고 15개 국가가 시작을 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게 이제 기존의 TPP, 오바마 시절에 한 TPP를 중국 견제로 출범을 시켰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탈퇴해버렸단 말이죠. 그래서 사실 세계 최대의 FTA 조직을 지금 갖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여기에는 일본도 들어가 있고 호주도 들어가 있고 한국도 들어가 있고 뉴질랜드도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의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결국 이런 찬스에서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거죠.

그런데 한국은 사실 엄격하게 얘기하면 TPP에도 가입을 해야죠. 사실 우리도 양자 관계를 자연스럽게 가져가야 됩니다. 제가 그래서 말씀드린 건 중국은 자신의 생각이 이렇다는 얘기를 계속할 거고, 그러면 우리도 계속 우리 얘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서 어떤 편을 든다는 것은 매우 한국의 입지를 스스로 제약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박찬형 지금 시진핑 주석이 방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금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상황인데 연내 시진핑 방한이라든지 아니면 한중일 정상회의, 이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강준영 사실 여러 가지로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제 벌써 12월이 다 됐는데요.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한국이 이번에 우리가 주최국인데, 원래 그거는 리커창 총리가 오게 돼 있어요. 만약에 이제 그게 되면 한 국가의 총리와 국가 주석이 동시에 방문하는 경우도 없고. 지금 중국도 경제적으로 매우 복잡합니다. 특히 내년에 경제를 어떻게, 다시 한 번 소생시킬까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데, 그 중요한 회의가 경제공작회의라는 게 있거든요? 그게 12월 중순, 중하순에 열립니다. 그 준비도 해야 되고 코로나도 복잡하고 일본에서도 아마 시진핑 국가주석 방일 문제도 얘기는 안 하는 거로 그렇게 돼 있기 때문에 지금 올해 안에 방한하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

한중일도 한일 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대사도 교체하고 일본도 아태국장을 내일 자로 새로 발령을 냈거든요. 그러면 뭔가 새로운 방향은 모색을 합니다. 그러면 지금 RCEP이 통과되고 이런 상황에서 한중일 회담은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이제 총리가 오게 되는 건데, 그렇다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기가 어렵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찬형 이번에는 미국 얘기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으로 인선한다는 그런 소식이 들려왔는데, 이 인물을 봤더니 이전에 전략적 인내 정책을 추진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강준영 그렇습니다.

◎박찬형 그렇다면 트럼프 때보다 확실하게 바뀐 대북 정책을 할 것으로 보이시는지요?

▼강준영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바이든 당선인을 비롯해서 주변의 외교 전문가들의 입장은 트럼프의 대북 외교는 실패했다는 거죠. 물론 이제 전략적 인내 때문에 핵을 만들었다는 공화당 측의 얘기도 봤지만, 그래서 톱다운 방식은 안 하겠다는 것이 지금 현재 바이든 외교 전략의 핵심입니다. 대북 핵심이. 그러면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의미 있는 조치, 시간표를 내놓는다거나 이렇게 하면 모를까, 그렇더라도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할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시간표를 내놓고 협상을 하면서 끌고 가는 전략, 이거는 펼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말을 했습니다. 무슨 말을 했냐 하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 다시 다자 관계로 돌아가서,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이렇게 1:1로 만나는 게 아니고 북핵 문제는 한반도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제 문제이기 때문에 같이, 그리고 중국을 거기에 같이 끌고 들어가려고 하는 거죠. 이거는 동맹이 아니더라도 다자 체제를 통해서 풀 거라는 거죠. 그래서 아직은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과거와 같은 방식,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식보다는 충분히 실무 협상과 이런 걸 하면서 거기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올라가는, 이런 패턴을 반복할 거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박찬형 트럼프 대통령 때와 비교해서 미중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지금 미국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예 바뀌었기 때문에 대통령 바뀐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강준영 용어만 달라졌지 전혀 대중 관계에 관한 압박 기조는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박찬형 그대로 갈 것이다.

▼강준영 왜냐하면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미국우선주의와 아메리카가 돌아왔다, 아메리카 이스 백(America is back), 이거는 동의어예요. 그리고 아메리카가, 미국이 세계를 리드해야 된다, 이것도 동의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난 4년간 트럼프의 유산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중국을 압박하고 이런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중국이 정말 우리를 위협하고 있구나, 라는 인식을 하게 됐고 부정적 이미지가 민주당, 공화당을 막론하고 70~80%를 계속 오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바이든 입장에서는 기존에 그렇게 돼 있는 걸 돌려놓을 필요가 전혀 없는 거죠. 그거는 그대로 가지고 가되 전략만 1:1 전략, 그러니까 미국 대 중국의 1:1 전략이 아니고 중국을 때리더라도 같이 때리는 전략, 동맹과 함께.

그러니까 사실은 중국으로서는 더 어려워지는 겁니다.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거칠게 하지만 협상의 여지가 있었다, 이거죠. 우리 거 많이 사달라고 하면, 사준다고 그러면 넘어갔지만 오히려 바이든은 외교 전문가고, 스스로가. 부통령을 했었고. 그래서 아마 미중 관계도 더 이전보다 좋아질 거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중국은 그래도 예측이 가능하다, 바이든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차원에서는 새로운 전략으로 간다면 시간 끌기 내지는 이런 것들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박찬형 마지막으로 짧게요. 미중 간의 관계가 그러면 계속 그런 갈등 관계로 나아간다면 우리가 외교적으로 굉장히 힘든 줄타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우리 스탠스 어떻게 잡아야 됩니까?

▼강준영 기본적으로 이제 자꾸 선택 얘기를 하는데요. 미국과 중국 모두가 선택의 대상이 아니고 설득의 대상이라는 생각으로 프레임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국익을 정하고 핵심 이익을 정하고 이 문제는 이래서 되고 이 문제는 이래서 안 된다는 얘기를 분명히 하면서 설득을 하면서 계속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에 가장 유효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박찬형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 또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보면 줄타기일 수도 있는데, 충돌 없이 잘 헤쳐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준영 감사합니다.

◎박찬형 사사건건 마치겠습니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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