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망가지는 시립미술관…부산시는 ‘외면’

입력 2020.11.27 (08:29) 수정 2020.11.2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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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역 대표 미술관이지만 온도와 습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작품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명 작가까지 시립미술관 전시를 꺼리고 있는데요.

대대적인 개보수가 절실하지만 부산시는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술관 직원이 대형 가습기를 전시장으로 옮깁니다.

하루에 세 차례 수동으로 습도와 온도를 일일이 조절합니다.

그런데 여름에는 습도를 낮추느라 제습기를 대여해 전시장에 가동합니다.

심지어 지난 8월 폭우 땐 빗물이 새, 물감이 캔버스에서 떨어지는 등 작품이 심각하게 망가졌습니다.

건물 곳곳에 금이 갔거나 일부는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부산시립미술관의 현실입니다.

지난 1998년 설치된 자동 공기 조절 장치가 낡거나 없어 항온, 항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겁니다.

[기혜경/부산시립미술관장 : "전시실 곳곳에 제습기를 놓고 물을 빼내야 하는 상황이고, 거기에서 나는 소리도 굉장히 시끄러워 전시 관람에 방해가 되는…."]

온도와 습도는 미술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명 작가나 고액 미술품 소장가들은 시립미술관 작품 전시를 꺼립니다.

국공립 미술관들 사이에서도 기피 대상입니다.

[정종효/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다른 국공립 미술관이) 부산시립미술관이 항온, 항습 시설이 잘 안 돼 있으니 월 몇 회 이상 항온, 항습 관리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면 좋겠다고…."]

부산시립미술관은 130억 원을 들여 일부 수리하려다 지난해 260억 원을 투입, 전체 개보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8억 원의 실시설계를 요청했는데 부산시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1년 치 시설유지 예산으로 2억 6천만 원만 책정했습니다.

[부산시 예산담당관실 관계자/음성변조 : "협의하는 과정 속에서 전체적인 재원의 범위, 우선순위를 가지고 시립미술관 예산을 종합적으로 심사를 했거든요."]

이대로라면 부산시립미술관에선 세계가 더 인정하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1970년대 이전의 회화 작품은 관람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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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 망가지는 시립미술관…부산시는 ‘외면’
    • 입력 2020-11-27 08:29:28
    • 수정2020-11-27 08:42:26
    뉴스광장(부산)
[앵커]

부산시립미술관은 지역 대표 미술관이지만 온도와 습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작품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명 작가까지 시립미술관 전시를 꺼리고 있는데요.

대대적인 개보수가 절실하지만 부산시는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술관 직원이 대형 가습기를 전시장으로 옮깁니다.

하루에 세 차례 수동으로 습도와 온도를 일일이 조절합니다.

그런데 여름에는 습도를 낮추느라 제습기를 대여해 전시장에 가동합니다.

심지어 지난 8월 폭우 땐 빗물이 새, 물감이 캔버스에서 떨어지는 등 작품이 심각하게 망가졌습니다.

건물 곳곳에 금이 갔거나 일부는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부산시립미술관의 현실입니다.

지난 1998년 설치된 자동 공기 조절 장치가 낡거나 없어 항온, 항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겁니다.

[기혜경/부산시립미술관장 : "전시실 곳곳에 제습기를 놓고 물을 빼내야 하는 상황이고, 거기에서 나는 소리도 굉장히 시끄러워 전시 관람에 방해가 되는…."]

온도와 습도는 미술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명 작가나 고액 미술품 소장가들은 시립미술관 작품 전시를 꺼립니다.

국공립 미술관들 사이에서도 기피 대상입니다.

[정종효/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다른 국공립 미술관이) 부산시립미술관이 항온, 항습 시설이 잘 안 돼 있으니 월 몇 회 이상 항온, 항습 관리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면 좋겠다고…."]

부산시립미술관은 130억 원을 들여 일부 수리하려다 지난해 260억 원을 투입, 전체 개보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8억 원의 실시설계를 요청했는데 부산시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1년 치 시설유지 예산으로 2억 6천만 원만 책정했습니다.

[부산시 예산담당관실 관계자/음성변조 : "협의하는 과정 속에서 전체적인 재원의 범위, 우선순위를 가지고 시립미술관 예산을 종합적으로 심사를 했거든요."]

이대로라면 부산시립미술관에선 세계가 더 인정하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1970년대 이전의 회화 작품은 관람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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