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비대면’…누군가에겐 ‘그늘’

입력 2020.12.31 (21:21) 수정 2020.12.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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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함께 만날 수 없었던 비대면의 세상은 개인의 삶은 물론 경제의 흐름과 기업의 운영방식까지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기술을 통한 혁신도 있었지만 이 비대면은 누군가에겐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박예원 기잡니다.

[리포트]

제가 나와있는 곳은 서울 중심가의 한 대기업 사무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층 전체가 거의 비어있죠.

사무실에 모여서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있는 곳이 사무실이 되는 '비대면 경제'로 바뀐 겁니다.

정부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 열 곳 중 다섯 곳이 이렇게 재택근무를 도입했습니다.

종사자 300명이 넘는 기업뿐 아니라 30명이 안 되는 기업까지 비슷하게 도입한 게 인상적입니다.

온라인 소비 비율은 더 높아져 서울 시민 4명 중 3명이 경험했습니다.

논란 속에 도입이 미뤄졌던 비대면 진료도 100만 건 넘게 이뤄졌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1년도 채 안 돼 우리 생활 방식이 급격히 바뀐 겁니다.

이렇게 바뀐 방식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부정적이란 답에 비해 4배가량 많았습니다.

코로나19가 언제 완전히 끝날지,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죠.

비대면이 이제 경제의 중요한 흐름이 된 것입니다.

인공지능 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 부서는 지난달부터 13명의 팀원 모두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 2번의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합니다.

["업데이트도 필요한 상황이고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3월부터 재택과 출퇴근을 반복했는데, 지금은 재택이 주요 업무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상희/사원 : "제가 편한 시간에 편한 방식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긴급한 업데이트 이런 게 있으면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회사도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30% 이하만 출근해도 회사 운영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게 경영진 판단입니다.

[최재훈 : "정해진 시간에 좀 더 효율적인 집중을, 몰입을 시킬 수 있겠죠. 아마 코로나가 지나가더라도 이런 부분들이 일상화되지 않을까.."]

중소기업 상품과 지역 특산품을 파는 행사장.

인적이 없어 보이지만, 온라인에선 열띤 판촉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유자는 이렇게 풍미가 깊구나~"]

[김진용/농산물 재배 판매 : "지역 특산물 지역 행사가 딱 끊기게 되니까 소상공인들 같은 경우에는 대처 능력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온라인이 됐든 아니면 그 이외의 다른 시장에 나가야 될 필요성에 대해선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한 해가 됐던 거 같고요."]

먹을거리부터 가전, 생활용품까지 온라인 판매가 대세가 되면서, 올해 11월까지 온라인 판매액은 1년 전보다 20% 넘게 증가했습니다.

전체 소매판매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합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의료 분야 비대면 진료도 집계된 것만 100만 건이 넘습니다.

[이송주/의사 : "멀리에서 오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있고요. 두 번째로는 노인분들. 질문하고 답을 듣는 것 정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선책은 되는 거죠."]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진행 중이던 비대면 흐름에 훨씬 속도가 붙은 겁니다.

정부도 비대면 경제를 집중 육성하기로 하고, 내년에만 1조 6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빠른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거나 소외되는 사람들이 나오는 건 함께 풀어야 할 과젭니다.

[이은희/교수/인하대 소비자학과 : "저소득층이면서 조금 고령이거나 중장년이거나 이런 분들은 굉장히 온라인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이 사람들이 앞으로 (오프라인을 계속 이용하면서) 비싼 가격을 내고,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이런 이중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요."]

특히 비대면 산업 중심으로의 전환이 빨라 질수록 전통 산업의 쇠퇴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어 이에 맞춘 산업과 일자리 대응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이윤진 이재연/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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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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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이 된 ‘비대면’…누군가에겐 ‘그늘’
    • 입력 2020-12-31 21:21:17
    • 수정2020-12-31 2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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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함께 만날 수 없었던 비대면의 세상은 개인의 삶은 물론 경제의 흐름과 기업의 운영방식까지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기술을 통한 혁신도 있었지만 이 비대면은 누군가에겐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박예원 기잡니다.

[리포트]

제가 나와있는 곳은 서울 중심가의 한 대기업 사무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층 전체가 거의 비어있죠.

사무실에 모여서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있는 곳이 사무실이 되는 '비대면 경제'로 바뀐 겁니다.

정부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 열 곳 중 다섯 곳이 이렇게 재택근무를 도입했습니다.

종사자 300명이 넘는 기업뿐 아니라 30명이 안 되는 기업까지 비슷하게 도입한 게 인상적입니다.

온라인 소비 비율은 더 높아져 서울 시민 4명 중 3명이 경험했습니다.

논란 속에 도입이 미뤄졌던 비대면 진료도 100만 건 넘게 이뤄졌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1년도 채 안 돼 우리 생활 방식이 급격히 바뀐 겁니다.

이렇게 바뀐 방식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부정적이란 답에 비해 4배가량 많았습니다.

코로나19가 언제 완전히 끝날지,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죠.

비대면이 이제 경제의 중요한 흐름이 된 것입니다.

인공지능 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 부서는 지난달부터 13명의 팀원 모두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 2번의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합니다.

["업데이트도 필요한 상황이고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3월부터 재택과 출퇴근을 반복했는데, 지금은 재택이 주요 업무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상희/사원 : "제가 편한 시간에 편한 방식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긴급한 업데이트 이런 게 있으면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회사도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30% 이하만 출근해도 회사 운영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게 경영진 판단입니다.

[최재훈 : "정해진 시간에 좀 더 효율적인 집중을, 몰입을 시킬 수 있겠죠. 아마 코로나가 지나가더라도 이런 부분들이 일상화되지 않을까.."]

중소기업 상품과 지역 특산품을 파는 행사장.

인적이 없어 보이지만, 온라인에선 열띤 판촉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유자는 이렇게 풍미가 깊구나~"]

[김진용/농산물 재배 판매 : "지역 특산물 지역 행사가 딱 끊기게 되니까 소상공인들 같은 경우에는 대처 능력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온라인이 됐든 아니면 그 이외의 다른 시장에 나가야 될 필요성에 대해선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한 해가 됐던 거 같고요."]

먹을거리부터 가전, 생활용품까지 온라인 판매가 대세가 되면서, 올해 11월까지 온라인 판매액은 1년 전보다 20% 넘게 증가했습니다.

전체 소매판매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합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의료 분야 비대면 진료도 집계된 것만 100만 건이 넘습니다.

[이송주/의사 : "멀리에서 오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있고요. 두 번째로는 노인분들. 질문하고 답을 듣는 것 정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선책은 되는 거죠."]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진행 중이던 비대면 흐름에 훨씬 속도가 붙은 겁니다.

정부도 비대면 경제를 집중 육성하기로 하고, 내년에만 1조 6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빠른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거나 소외되는 사람들이 나오는 건 함께 풀어야 할 과젭니다.

[이은희/교수/인하대 소비자학과 : "저소득층이면서 조금 고령이거나 중장년이거나 이런 분들은 굉장히 온라인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이 사람들이 앞으로 (오프라인을 계속 이용하면서) 비싼 가격을 내고,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이런 이중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요."]

특히 비대면 산업 중심으로의 전환이 빨라 질수록 전통 산업의 쇠퇴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어 이에 맞춘 산업과 일자리 대응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영상편집:이윤진 이재연/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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