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2심서 징역 1년으로 감형…‘국정농단 방조’ 무죄, ‘불법사찰’ 유죄

[앵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 농단을 방조하고,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1심 법원은 두 혐의 모두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었는데요.

오늘 항소심은 국정농단 방조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하면서, 징역 1년으로 형량을 낮췄습니다.

김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7년과 2018년 잇따라 기소됐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을 방조하고, 국정원을 동원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입니다

각각의 혐의에 대해 2018년 1심 법원은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도합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항소심은 3년 가까운 심리 끝에 국정농단 방조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으로 형량을 줄였습니다.

재판부는 우선 최서원 씨 등의 비위 행위에 대한 감찰은 민정수석 직무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감찰관의 직무를 방해했단 혐의 역시 불만을 나타낸 정도일뿐,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에게 CJ E&M에 대한 고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게 하고, 2016년 국회 국정감사에 이유없이 불출석한 혐의도 1심과 달리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전 감찰관에 대한 불법 사찰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고,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대한 사찰 혐의는 1심과 달리 유죄로 봤습니다.

우 전 수석의 지시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직권을 남용했다며, 우 전 수석을 추 전 국장의 공범으로 판단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오늘 유죄 판결이 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대통령을 보좌한 그 내용을 전부 범죄로 만들었다는 것. 왜 그렇게까지 무리하게 했느냐는 생각은 들고요. 대법원까지 가서 끝까지 제 무죄를 위해서 싸우겠습니다."]

우 전 수석은 1심 과정에서 1년 넘게 구속돼 실형 선고에도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한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