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노동자 암 잇따르지만…연구 없어 산재 ‘불승인’

입력 2021.02.10 (07:48) 수정 2021.02.10 (08: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고압 전깃줄에서 일하는 전기 노동자들이 잇따라 암에 걸리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산업재해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작업 환경과 암 발병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가 거의 없어 산재 승인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만 2천 9백볼트의 고압전선과 연결된 전신주.

30년간 전신주 일을 한 김기원 씨는 지난해 뇌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고압 전깃줄을 직접 만진 게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김기원 : "다른 곳에서 일한 것도 아니고 계속 이날 평생 한 직장에서 이렇게 근무하면서 일어난 일이라..."]

27년 경력의 배전 전기원 송석채 씨도 혈액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깃줄에서 석면 같은 발암물질을 만지는 건 일상이었다고 말합니다.

[송석채 : "새것일 땐 코팅이 되어 있지만, 이게 오래되면은 코팅이 벗겨지면서 석면이 자체가 나오거든요."]

2016년 건설노조 조사 결과, 조합원 4천명 중 암 환자가 70여 명으로 파악됐고, 최근 3명이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작업 환경과 암 발병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가 거의 없어 산재 승인은 쉽지 않습니다.

2016년, 노동자 10명의 산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입니다.

[이경석/광주전남전기지부 지회장 : "배전 노동자들의 작업 현실에 대한 현장실태 조사도 없이 진행된 탁상 머리 행정의 결과이다."]

근로복지공단이나 한국전력이 직접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철갑/조선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거의 없죠. 연구자료가. 전기원들 스스로가 자기들이 조합비를 내서 아주 간단한 혈액검사와 설문조사만 했지 어떤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한 적이 없어요."]

근로복지공단은 전기 노동자들의 추가 산재 신청에 대해 서류를 검토해 인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기 노동자 암 잇따르지만…연구 없어 산재 ‘불승인’
    • 입력 2021-02-10 07:48:33
    • 수정2021-02-10 08:10:40
    뉴스광장
[앵커]

고압 전깃줄에서 일하는 전기 노동자들이 잇따라 암에 걸리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산업재해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작업 환경과 암 발병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가 거의 없어 산재 승인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만 2천 9백볼트의 고압전선과 연결된 전신주.

30년간 전신주 일을 한 김기원 씨는 지난해 뇌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고압 전깃줄을 직접 만진 게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김기원 : "다른 곳에서 일한 것도 아니고 계속 이날 평생 한 직장에서 이렇게 근무하면서 일어난 일이라..."]

27년 경력의 배전 전기원 송석채 씨도 혈액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깃줄에서 석면 같은 발암물질을 만지는 건 일상이었다고 말합니다.

[송석채 : "새것일 땐 코팅이 되어 있지만, 이게 오래되면은 코팅이 벗겨지면서 석면이 자체가 나오거든요."]

2016년 건설노조 조사 결과, 조합원 4천명 중 암 환자가 70여 명으로 파악됐고, 최근 3명이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작업 환경과 암 발병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가 거의 없어 산재 승인은 쉽지 않습니다.

2016년, 노동자 10명의 산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입니다.

[이경석/광주전남전기지부 지회장 : "배전 노동자들의 작업 현실에 대한 현장실태 조사도 없이 진행된 탁상 머리 행정의 결과이다."]

근로복지공단이나 한국전력이 직접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철갑/조선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거의 없죠. 연구자료가. 전기원들 스스로가 자기들이 조합비를 내서 아주 간단한 혈액검사와 설문조사만 했지 어떤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한 적이 없어요."]

근로복지공단은 전기 노동자들의 추가 산재 신청에 대해 서류를 검토해 인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