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적자’ 월동무 농가 피해 호소

입력 2021.03.05 (21:52) 수정 2021.03.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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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동무 출하가 한창인 요즘 농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여파 등으로 월동무 가격이 폭락했는데 최근 서울 가락시장의 유통 방식이 바뀌면서 단가가 올라 팔수록 적자만 본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박천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척기가 돌아가자 깨끗해진 월동무가 나옵니다.

직원들은 월동무를 커다란 비닐 포장지로 옮겨 담습니다.

이렇게 비닐 포장한 무는 컨테이너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그런데 비닐 포장지만 이용할 뿐 종이 박스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서울 가락시장 납품용인데, 올해 가락시장 판매를 포기하면서 한쪽에 치워놓은 겁니다.

2017년부터 가락시장에 납품하는 월동무는 반드시 박스로 포장해야 합니다.

농가에 따르면, 비닐 포장 1장에 2천3백 원꼴인 데 비해 박스 포장은 3천8백 원에 달합니다.

이처럼 월동무 유통 단가는 천5백 원이나 올랐지만, 최근 월동무 도매가격은 20kg에 9천 원으로 평년보다 40%나 낮아 많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입니다.

[월동무 농가/음성변조 : "박스는 너무 원가가 많이 드니까, 작업비나 모든 것들이요. 보낼수록 마이너스가 나기 때문에 작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박스 포장을 포기하면서 이렇게 기계는 멈춰 섰습니다.

제 뒤에 남아있는 포장 박스만 6천 장에 달합니다.

서울 농수산식품공사는 물류 효율화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바다를 건너오는 제주 월동무 특성상 대형 컨테이너에 실려 오는데, 이 컨테이너가 가락시장 부지를 차지하는 걸 방지하고, 냉해 피해 등 상품 보존을 위해 박스 포장으로 바꿔야 했다며 앞으로도 유지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해까지 농가에 박스 포장비용 12억 원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예산 등의 문제로 잠정 중단한 상태입니다.

[고권우/제주도 식품가공유통팀장 : "재정 상황이라든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다른 작물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서 지원 여부를 검토해나갈 계획입니다."]

서울 가락시장은 제주산 월동무 유통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요 거래처를 언제까지나 포기할 순 없어서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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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수록 적자’ 월동무 농가 피해 호소
    • 입력 2021-03-05 21:52:08
    • 수정2021-03-05 22:02:26
    뉴스9(제주)
[앵커]

월동무 출하가 한창인 요즘 농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여파 등으로 월동무 가격이 폭락했는데 최근 서울 가락시장의 유통 방식이 바뀌면서 단가가 올라 팔수록 적자만 본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박천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척기가 돌아가자 깨끗해진 월동무가 나옵니다.

직원들은 월동무를 커다란 비닐 포장지로 옮겨 담습니다.

이렇게 비닐 포장한 무는 컨테이너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그런데 비닐 포장지만 이용할 뿐 종이 박스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서울 가락시장 납품용인데, 올해 가락시장 판매를 포기하면서 한쪽에 치워놓은 겁니다.

2017년부터 가락시장에 납품하는 월동무는 반드시 박스로 포장해야 합니다.

농가에 따르면, 비닐 포장 1장에 2천3백 원꼴인 데 비해 박스 포장은 3천8백 원에 달합니다.

이처럼 월동무 유통 단가는 천5백 원이나 올랐지만, 최근 월동무 도매가격은 20kg에 9천 원으로 평년보다 40%나 낮아 많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입니다.

[월동무 농가/음성변조 : "박스는 너무 원가가 많이 드니까, 작업비나 모든 것들이요. 보낼수록 마이너스가 나기 때문에 작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박스 포장을 포기하면서 이렇게 기계는 멈춰 섰습니다.

제 뒤에 남아있는 포장 박스만 6천 장에 달합니다.

서울 농수산식품공사는 물류 효율화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바다를 건너오는 제주 월동무 특성상 대형 컨테이너에 실려 오는데, 이 컨테이너가 가락시장 부지를 차지하는 걸 방지하고, 냉해 피해 등 상품 보존을 위해 박스 포장으로 바꿔야 했다며 앞으로도 유지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해까지 농가에 박스 포장비용 12억 원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예산 등의 문제로 잠정 중단한 상태입니다.

[고권우/제주도 식품가공유통팀장 : "재정 상황이라든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다른 작물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서 지원 여부를 검토해나갈 계획입니다."]

서울 가락시장은 제주산 월동무 유통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요 거래처를 언제까지나 포기할 순 없어서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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