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좌초선박 떠올라…최악 물류난 피했지만 경제손실 커

입력 2021.03.29 (21:41) 수정 2021.03.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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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던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오늘부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악의 물류난은 피하게 됐지만 이미 발생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합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축구장 4개 면적의 거대한 컨테이너 선박을 예인선 여러 척이 힘을 모아 밀어냅니다.

꽉 막혀있던 운하에 다시 통로가 열렸습니다.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길이 190km의 수에즈 운하에서 에버기븐 호가 좌초한 건 지난 23일.

모래폭풍 속에서 선체가 방향을 잃고 돌다가 4백 미터 길이에 이르는 선박이, 폭이 280미터에 불과한 운하 가장자리 모래톱에 걸렸습니다.

모래를 파내고, 예인선 십여 척을 투입해 밀고 당겨도 에버기븐 호는 요지부동이라 일주일간 선박의 운하 통행이 완전히 막혔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부터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 덕분에 배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CNN 기상예보관 : "운하 당국자들이 보기엔 이게 가장 좋은 기회인데, (이집트 시각) 오전 11시 42분에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선박 좌초 사고가 성공적으로 수습됐다고 선언했지만, 운하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운하 양쪽에는 4백 척 가까운 선박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 척도 운하 입구에서 멈춰 서있고, 네 척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 : "희망봉을 우회할 경우에는 선박 운항 일정이 대략 일주일 정도 더 늘어나는 상황이고요."]

해군 청해부대는 우회하는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역으로 출동했습니다.

영국 해운전문업체 로이드 리스트는 이번 사태로 멈춰선 해상 물동량이 하루에만 96억 달러, 약 1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운하 통행이 곧 재개된다 하더라도 약 70조 원가량의 물류 수송에 차질을 빚게 된 셈입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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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에즈 좌초선박 떠올라…최악 물류난 피했지만 경제손실 커
    • 입력 2021-03-29 21:41:13
    • 수정2021-03-30 07: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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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던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오늘부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악의 물류난은 피하게 됐지만 이미 발생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합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축구장 4개 면적의 거대한 컨테이너 선박을 예인선 여러 척이 힘을 모아 밀어냅니다.

꽉 막혀있던 운하에 다시 통로가 열렸습니다.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길이 190km의 수에즈 운하에서 에버기븐 호가 좌초한 건 지난 23일.

모래폭풍 속에서 선체가 방향을 잃고 돌다가 4백 미터 길이에 이르는 선박이, 폭이 280미터에 불과한 운하 가장자리 모래톱에 걸렸습니다.

모래를 파내고, 예인선 십여 척을 투입해 밀고 당겨도 에버기븐 호는 요지부동이라 일주일간 선박의 운하 통행이 완전히 막혔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부터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 덕분에 배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CNN 기상예보관 : "운하 당국자들이 보기엔 이게 가장 좋은 기회인데, (이집트 시각) 오전 11시 42분에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선박 좌초 사고가 성공적으로 수습됐다고 선언했지만, 운하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운하 양쪽에는 4백 척 가까운 선박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 척도 운하 입구에서 멈춰 서있고, 네 척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 : "희망봉을 우회할 경우에는 선박 운항 일정이 대략 일주일 정도 더 늘어나는 상황이고요."]

해군 청해부대는 우회하는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역으로 출동했습니다.

영국 해운전문업체 로이드 리스트는 이번 사태로 멈춰선 해상 물동량이 하루에만 96억 달러, 약 1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운하 통행이 곧 재개된다 하더라도 약 70조 원가량의 물류 수송에 차질을 빚게 된 셈입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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