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27년 무노조 경영’ 아마존에 노조 생길까?

입력 2021.04.05 (18:06) 수정 2021.04.0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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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이 27년간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원칙이 거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성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격무에 시달린다며 노동조합 결성에 나섰습니다.

아마존 사측은 노동자들 주장을 부인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평행선 달리고 있는 아마존의 노사 갈등,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글로벌 ET>에서 알아봅니다.

은준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마존 노동조합 설립 찬반 투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종 결과는 언제 나옵니까?

[기자]

네, 투표는 끝났고, 개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식 집계 결과는 며칠 안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아마존 노조 설립 찬반 투표는 미국 앨라배마주 물류센터 노동자 6천 명을 대상을 진행됐습니다.

지난 2월부터 전미 도소매·백화점 노동자조합 (RWDSU) 가입 여부를 묻는 우편 투표를 시행했습니다.

개표 결과, 찬성이 과반이 나오면 아마존이 1994년 창업 이래 첫 노조가 결성됩니다.

[앵커]

이렇게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노조를 만들면 사측과 교섭,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 노조 설립 지지자들은 노동자들의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제니퍼 베이츠/아마존 물류센터 직원/지난달 17일/미 상원 예산위원회 : "10시간씩 교대로 일하는데, 딱 30분 쉽니다. 작업장이 축구장 몇 개에 달할 정도로 넓어서 화장실 다녀오면 귀중한 휴식시간이 다 지나갑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화장실에 갈 짬도 없이 일하고 있다는 폭로도 잇따랐습니다.

코로나 19 방역 조처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불만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확진 판정을 받은 아마존 직원은 2만 명에 달합니다.

[앵커]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아마존 사측은 어떻게 답했습니까?

[기자]

네, 우선 화장실 문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계 전반에 만연한 일" 이라는 해명을 내놨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고, 다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하지만 임금 문제에서는 단호했습니다.

아마존은 시간당 15달러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최저 임금을 보장한 버몬트 주보다 많고, 연방 정부 최저 임금의 2배 수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만 50만 명 이상을 새로 채용했고, 직원들에게는 건강보험 등 충분한 복지와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이번 갈등이 불거진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아마존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쇼핑 급증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노동자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천256억 달러, 우리 돈 142조 원에 달합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의 자산은 불과 1년 사이 57% 증가해 우리 돈 2백조 원을 가진 세계 1위 부자가 됐지만, 노동자들은 수익을 공유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독일 등 유럽의 아마존 노동자들도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아마존 사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비판도 나옵니다.

[버니 샌더스/미국 상원의원/지난달 26일 : "제프 베이조스는 충분히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왜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는 겁니까? 근로자들은 단지 적당한 임금과 적당한 복지 혜택, 적당한 근로 조건을 원하는 데 말입니다."]

[앵커]

사실 2014년에도 미국 아마존 노동자들이 조합 결성을 시도했다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다를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당시 미국 델라웨어주 물류센터에서 투표를 진행했는데 부결됐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찬반은 엇갈립니다.

[아마존 직원/노조 설립 '찬성' : "많은 것들이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직원들이 너무 쉽게 해고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바꾸고자 합니다."]

[아마존 직원/노조 설립 '반대' : "그 모든 사례(화장실 문제 등)들이 사실이라면 이 건물에 5,800명의 바보가 일하고 있는 거죠. 저는 바보가 아닙니다."]

부결되더라도 이번 시도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른 아마존 물류센터, 다른 기업의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 섭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노조 설립 운동을 공개 지지했는데,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가장 강력하게 노조를 지지한 발언이라고 미국 언론은 평가했습니다.

[앵커]

노조 설립으로 아마존 사측이 고용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던데, 이번 투표 결과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봐야겠네요.

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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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5 18:06:03
    • 수정2021-04-05 18: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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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이 27년간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원칙이 거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성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격무에 시달린다며 노동조합 결성에 나섰습니다.

아마존 사측은 노동자들 주장을 부인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평행선 달리고 있는 아마존의 노사 갈등,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글로벌 ET>에서 알아봅니다.

은준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마존 노동조합 설립 찬반 투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종 결과는 언제 나옵니까?

[기자]

네, 투표는 끝났고, 개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식 집계 결과는 며칠 안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아마존 노조 설립 찬반 투표는 미국 앨라배마주 물류센터 노동자 6천 명을 대상을 진행됐습니다.

지난 2월부터 전미 도소매·백화점 노동자조합 (RWDSU) 가입 여부를 묻는 우편 투표를 시행했습니다.

개표 결과, 찬성이 과반이 나오면 아마존이 1994년 창업 이래 첫 노조가 결성됩니다.

[앵커]

이렇게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노조를 만들면 사측과 교섭,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 노조 설립 지지자들은 노동자들의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제니퍼 베이츠/아마존 물류센터 직원/지난달 17일/미 상원 예산위원회 : "10시간씩 교대로 일하는데, 딱 30분 쉽니다. 작업장이 축구장 몇 개에 달할 정도로 넓어서 화장실 다녀오면 귀중한 휴식시간이 다 지나갑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화장실에 갈 짬도 없이 일하고 있다는 폭로도 잇따랐습니다.

코로나 19 방역 조처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불만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확진 판정을 받은 아마존 직원은 2만 명에 달합니다.

[앵커]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아마존 사측은 어떻게 답했습니까?

[기자]

네, 우선 화장실 문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계 전반에 만연한 일" 이라는 해명을 내놨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고, 다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하지만 임금 문제에서는 단호했습니다.

아마존은 시간당 15달러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최저 임금을 보장한 버몬트 주보다 많고, 연방 정부 최저 임금의 2배 수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만 50만 명 이상을 새로 채용했고, 직원들에게는 건강보험 등 충분한 복지와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이번 갈등이 불거진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아마존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쇼핑 급증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노동자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천256억 달러, 우리 돈 142조 원에 달합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의 자산은 불과 1년 사이 57% 증가해 우리 돈 2백조 원을 가진 세계 1위 부자가 됐지만, 노동자들은 수익을 공유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독일 등 유럽의 아마존 노동자들도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아마존 사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비판도 나옵니다.

[버니 샌더스/미국 상원의원/지난달 26일 : "제프 베이조스는 충분히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왜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쓰고 있는 겁니까? 근로자들은 단지 적당한 임금과 적당한 복지 혜택, 적당한 근로 조건을 원하는 데 말입니다."]

[앵커]

사실 2014년에도 미국 아마존 노동자들이 조합 결성을 시도했다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엔 다를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당시 미국 델라웨어주 물류센터에서 투표를 진행했는데 부결됐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찬반은 엇갈립니다.

[아마존 직원/노조 설립 '찬성' : "많은 것들이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직원들이 너무 쉽게 해고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바꾸고자 합니다."]

[아마존 직원/노조 설립 '반대' : "그 모든 사례(화장실 문제 등)들이 사실이라면 이 건물에 5,800명의 바보가 일하고 있는 거죠. 저는 바보가 아닙니다."]

부결되더라도 이번 시도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른 아마존 물류센터, 다른 기업의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 섭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노조 설립 운동을 공개 지지했는데,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가장 강력하게 노조를 지지한 발언이라고 미국 언론은 평가했습니다.

[앵커]

노조 설립으로 아마존 사측이 고용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던데, 이번 투표 결과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봐야겠네요.

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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