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코로나19가 바꾼 가계부…“필요한 데만 썼다”

입력 2021.04.13 (18:08) 수정 2021.04.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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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외출도, 외식하는 일도 많이 줄었죠.

이런 영향이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가계부에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가계 씀씀이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아껴 쓰더라도 밥을 먹는 식비라든가, 주거비라든가 꼭 필요한 데 써야 하는 돈은 많이 줄이기 어려웠을 텐데, 어떤 항목에서 돈을 덜 썼을까요?

경제부 김수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지난해 가구당 소비 활동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 통계가 나왔죠,

얼마나 줄었을까요?

[기자]

네, 코로나19때문에 지난해 경기 지표들이 나올 때마다 역대 최악이었다, 혹은 IMF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나빴다 이런 꼬리표를 많이 달았었죠.

이렇게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다 보니, 우리 국민들은 씀씀이를 줄이면서 버텼습니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지출을 했는지, 가계부를 들여다보니까요, 가구당 한 달 평균 240만 원 정도를 썼습니다.

1년 전보다 5만 7천 원, 그러니까 2.3% 정도 줄었는데,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었습니다.

[앵커]

저만 해도 약속도 잘 못 잡고 갈 데가 마땅치 않으니까 돈 쓸데가 줄긴 했거든요.

주로 어디에 적게 썼습니까?

[기자]

네, 소비가 줄어든 곳은 거리 두기로 타격을 받은 업종과 일치합니다.

번화가였던 거리도 요즘 나가보면 좀 썰렁하다 이렇게 느껴지는 경우 많죠.

외출이 줄어드니까 옷과 신발처럼 꾸미는 데 쓴 돈이 1년 전보다 14% 넘게 줄었습니다.

영화 관람 같은 오락 문화는 물론이고, 여행길이 막히니까 외식과 여행 관련 소비도 뒷걸음질쳤습니다.

이 항목들은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습니다.

[앵커]

예상대로 여가 생활과 관련된 지출은 크게 줄었는데, 대신 필수 지출 항목들엔 돈을 더 많이 썼다고요?

[기자]

네, 주로 집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까 '집콕' 생활과 관련된 지출은 늘었습니다.

일단 외식을 잘 못 하니까 식료품과 음료 구입에 쓴 돈이 14% 넘게 늘었습니다.

여기에 요즘 필수템이죠, 마스크를 계속 사야 되니까 보건 관련 지출도 9%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여가 활동이 어려웠던 영향도 있지만, 아무래도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필요한 데만 돈을 쓰고, 씀씀이를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경향은 소득 수준별로도 좀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소득층이 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돈을 어떻게 썼는지는 소득 수준별로 좀 달랐습니다.

우선, 소득이 가장 많은 층부터 가장 적은 층까지 5개 구간으로 나눠서 봤더니, 소득이 제일 적은 하위 20%에서 지출이 유일하게 늘었습니다.

3.3% 정도 늘었죠, 보통 소득이 낮을수록 더 아껴쓰려고 했을 텐데 눈에 띄는 현상입니다.

[앵커]

다 지출을 줄였는데, 소득 최하위층만 지출이 늘어났다는 게 좀 의외의 결과로 보이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통계청 설명을 들어보면, 이건 저소득층이 코로나19 타격을 더 크게 받아 나타난 결과였습니다.

원래 이 계층은 불필요한 지출이 별로 없다 보니까, 식료품을 사는 데 제일 많은 돈을 쓰거든요.

지난해엔 집밥을 해먹어야 하니까 식료품을 더 많이 사야 했는데, 밥상 물가까지 치솟은 겁니다.

이 때문에 식료품을 사는 데 쓴 돈이 16% 가까이 늘었습니다.

결국, 주머니 사정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꼭 사야 하는 식료품 가격이 올라서 돈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는 얘깁니다.

[앵커]

그렇다면 저소득층은 필수적인 데만 돈을 쓰는데도 벅찼을 걸로 보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시면 한 달 평균 105만 원 정도를 썼는데, 먹고 사는 데만 절반 이상을 썼습니다.

옷 사는 데는 겨우 3만 원 정도를 썼고,여가 생활엔 5만 원도 못 썼습니다.

[앵커]

그럼 소득이 많은 계층은 어떻습니까?

돈을 쓴 곳이 저소득층과 차이가 있나요?

[기자]

네, 소득 상위 20% 가구는 자동차 구입과 관련된 지출이 가장 많았습니다.

소비 여력이 크다 보니, 보통은 해외여행이나 여가를 즐기는데 돈을 많이 쓰는데,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았죠.

이 돈을 차 사는데 돌렸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꼭 써야 할 데만 쓰고 허리띠를 졸라맨 건 저소득층일수록 더 뚜렷이 나타난 건데, 코로나19 충격이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했던 셈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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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3 18:08:25
    • 수정2021-04-13 18: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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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외출도, 외식하는 일도 많이 줄었죠.

이런 영향이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가계부에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가계 씀씀이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아껴 쓰더라도 밥을 먹는 식비라든가, 주거비라든가 꼭 필요한 데 써야 하는 돈은 많이 줄이기 어려웠을 텐데, 어떤 항목에서 돈을 덜 썼을까요?

경제부 김수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지난해 가구당 소비 활동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 통계가 나왔죠,

얼마나 줄었을까요?

[기자]

네, 코로나19때문에 지난해 경기 지표들이 나올 때마다 역대 최악이었다, 혹은 IMF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나빴다 이런 꼬리표를 많이 달았었죠.

이렇게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다 보니, 우리 국민들은 씀씀이를 줄이면서 버텼습니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지출을 했는지, 가계부를 들여다보니까요, 가구당 한 달 평균 240만 원 정도를 썼습니다.

1년 전보다 5만 7천 원, 그러니까 2.3% 정도 줄었는데,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었습니다.

[앵커]

저만 해도 약속도 잘 못 잡고 갈 데가 마땅치 않으니까 돈 쓸데가 줄긴 했거든요.

주로 어디에 적게 썼습니까?

[기자]

네, 소비가 줄어든 곳은 거리 두기로 타격을 받은 업종과 일치합니다.

번화가였던 거리도 요즘 나가보면 좀 썰렁하다 이렇게 느껴지는 경우 많죠.

외출이 줄어드니까 옷과 신발처럼 꾸미는 데 쓴 돈이 1년 전보다 14% 넘게 줄었습니다.

영화 관람 같은 오락 문화는 물론이고, 여행길이 막히니까 외식과 여행 관련 소비도 뒷걸음질쳤습니다.

이 항목들은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습니다.

[앵커]

예상대로 여가 생활과 관련된 지출은 크게 줄었는데, 대신 필수 지출 항목들엔 돈을 더 많이 썼다고요?

[기자]

네, 주로 집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까 '집콕' 생활과 관련된 지출은 늘었습니다.

일단 외식을 잘 못 하니까 식료품과 음료 구입에 쓴 돈이 14% 넘게 늘었습니다.

여기에 요즘 필수템이죠, 마스크를 계속 사야 되니까 보건 관련 지출도 9%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여가 활동이 어려웠던 영향도 있지만, 아무래도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필요한 데만 돈을 쓰고, 씀씀이를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경향은 소득 수준별로도 좀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소득층이 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돈을 어떻게 썼는지는 소득 수준별로 좀 달랐습니다.

우선, 소득이 가장 많은 층부터 가장 적은 층까지 5개 구간으로 나눠서 봤더니, 소득이 제일 적은 하위 20%에서 지출이 유일하게 늘었습니다.

3.3% 정도 늘었죠, 보통 소득이 낮을수록 더 아껴쓰려고 했을 텐데 눈에 띄는 현상입니다.

[앵커]

다 지출을 줄였는데, 소득 최하위층만 지출이 늘어났다는 게 좀 의외의 결과로 보이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통계청 설명을 들어보면, 이건 저소득층이 코로나19 타격을 더 크게 받아 나타난 결과였습니다.

원래 이 계층은 불필요한 지출이 별로 없다 보니까, 식료품을 사는 데 제일 많은 돈을 쓰거든요.

지난해엔 집밥을 해먹어야 하니까 식료품을 더 많이 사야 했는데, 밥상 물가까지 치솟은 겁니다.

이 때문에 식료품을 사는 데 쓴 돈이 16% 가까이 늘었습니다.

결국, 주머니 사정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꼭 사야 하는 식료품 가격이 올라서 돈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는 얘깁니다.

[앵커]

그렇다면 저소득층은 필수적인 데만 돈을 쓰는데도 벅찼을 걸로 보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시면 한 달 평균 105만 원 정도를 썼는데, 먹고 사는 데만 절반 이상을 썼습니다.

옷 사는 데는 겨우 3만 원 정도를 썼고,여가 생활엔 5만 원도 못 썼습니다.

[앵커]

그럼 소득이 많은 계층은 어떻습니까?

돈을 쓴 곳이 저소득층과 차이가 있나요?

[기자]

네, 소득 상위 20% 가구는 자동차 구입과 관련된 지출이 가장 많았습니다.

소비 여력이 크다 보니, 보통은 해외여행이나 여가를 즐기는데 돈을 많이 쓰는데,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았죠.

이 돈을 차 사는데 돌렸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꼭 써야 할 데만 쓰고 허리띠를 졸라맨 건 저소득층일수록 더 뚜렷이 나타난 건데, 코로나19 충격이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했던 셈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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