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첫 재판…이재용 측 “범죄단체 취급, 억울”

[앵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등을 놓고 불거진 의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 측이 조직적인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겁니다.

오늘(22일) 첫 재판이 열렸는데, 이 부회장 측은 합병 절차에서 법을 어긴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감 석 달 만에 다시 법정에 섰습니다.

지난해 9월 검찰이 기소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의 첫 재판에 출석한 겁니다.

충수염 수술을 받아 다소 수척한 모습으로 법정에 나온 이 부회장은, 검찰과 변호인 진술 이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공소사실 핵심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이 미래전략실 주도로 허위 공시와 주가 조작 등 조직적 불법 행위를 벌였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같은 행위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은 등한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 부회장이 합병 관련 사항을 보고받거나 지시하는 등 불법을 주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 측은 두 회사의 합병이 경영상 필요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됐고, 주주들의 이익도 충분히 고려됐다고 맞섰습니다.

또, 이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대부분 사항을 보고조차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임원들을 마치 범죄단체로 보는 것 아닌가 생각될 정도라며 억울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 6일 예정된 다음 재판부터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시작됩니다.

6월부터는 매주 한 번씩 재판이 열릴 예정이지만 현재 재판에 나와야 할 증인은 250명 가량으로 추산돼, 내년 중 재판이 마무리될지도 불투명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