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추적]환경 오염 부추기는 솜방망이 단속

입력 2004.10.11 (21:5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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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한 업체가 수년 동안 유독성 폐수를 몰래 버려온 사실이 KBS 취재진에 확인됐습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단속을 해야 할 인천시청이 알고도 모른 체 한 점입니다.
현장추적 홍찬의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화공약품 제조 유통업체에 다녔던 한 직원이 인천시청에 제보한 화면입니다.
유독성 약품용기를 세척한 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몰래 하수구에 버리고 있습니다.
⊙이 모씨(전 직원/4개월 근무): 질산, 염산, 황산, 과산화수소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버렸습니다.
⊙기자: 이렇게 증거까지 확실한 제보를 받고도 인천시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시청에서 처벌은 받았나요?
⊙업체 관계자: 벌금은 안 받았고 시설을 계속 보완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에는 환경단체까지 나서서 이 회사의 여러 불법행위를 공동 점검하자고 인천시청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인천시청은 단속할 필요가 없다는 식입니다.
⊙기자: 다른 문제도 있으니까 나와서 확인하죠.
⊙인천시청 수질보존과: 저희 안 나갈 겁니다.
⊙기자: 같은 시각, 어찌된 영문인지 신고사실이 위반 업체에 전해졌습니다.
⊙업체 직원: 신고가 들어왔다는데 작업하고 있느냐고...
⊙업체 직원: 시청에서?
⊙기자: 연락을 받은 이 업체는 갑자기 직원들에게 비상령을 내렸습니다.
사무직 직원까지 나섰습니다.
밖으로 이미 흘러내린 폐수를 수거통에 다시 퍼담기 바쁩니다.
⊙김승범(전 직원/7개월 근무): 떴다고 하면 와서 호스 치우고 물 뿌리고 치우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기자: 다시 한 번 공동단속을 강력히 요구하자 인천시 공무원은 여전히 이 업체를 감싸고 돕니다.
⊙인천시청 수질보존과: 그걸 제가 확인했더니 오늘 강산을 통에 담는 작업은 그 시간에 안 했답니다.
⊙기자: 인천시의 미온적 단속의지를 확인한 취재진이 업체를 방문해 문제의 폐수를 직접 검사해 봤습니다.
⊙김태동(푸른환경연합 사무총장): PH1에 해당하는 강산이므로 폐기물 처리업체가 처리해야 하는 지정 폐기물입니다.
⊙기자: 하지만 이 업체는 지난 8년 동안 폐기물을 처리한 실적이 전혀 없습니다.
두 달 전에야 비로소 처리업체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동안 유독성 화공약품 용기를 세척한 폐수는 모두 하수구에 버려지거나 적당히 처리됐다는 얘기입니다.
단속기관이 위반업체를 싸고 도는 동안 유독성 물질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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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추적]환경 오염 부추기는 솜방망이 단속
    • 입력 2004-10-11 21:36:3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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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한 업체가 수년 동안 유독성 폐수를 몰래 버려온 사실이 KBS 취재진에 확인됐습니다. 더욱 놀라운 일은 단속을 해야 할 인천시청이 알고도 모른 체 한 점입니다. 현장추적 홍찬의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화공약품 제조 유통업체에 다녔던 한 직원이 인천시청에 제보한 화면입니다. 유독성 약품용기를 세척한 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몰래 하수구에 버리고 있습니다. ⊙이 모씨(전 직원/4개월 근무): 질산, 염산, 황산, 과산화수소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버렸습니다. ⊙기자: 이렇게 증거까지 확실한 제보를 받고도 인천시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시청에서 처벌은 받았나요? ⊙업체 관계자: 벌금은 안 받았고 시설을 계속 보완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에는 환경단체까지 나서서 이 회사의 여러 불법행위를 공동 점검하자고 인천시청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인천시청은 단속할 필요가 없다는 식입니다. ⊙기자: 다른 문제도 있으니까 나와서 확인하죠. ⊙인천시청 수질보존과: 저희 안 나갈 겁니다. ⊙기자: 같은 시각, 어찌된 영문인지 신고사실이 위반 업체에 전해졌습니다. ⊙업체 직원: 신고가 들어왔다는데 작업하고 있느냐고... ⊙업체 직원: 시청에서? ⊙기자: 연락을 받은 이 업체는 갑자기 직원들에게 비상령을 내렸습니다. 사무직 직원까지 나섰습니다. 밖으로 이미 흘러내린 폐수를 수거통에 다시 퍼담기 바쁩니다. ⊙김승범(전 직원/7개월 근무): 떴다고 하면 와서 호스 치우고 물 뿌리고 치우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기자: 다시 한 번 공동단속을 강력히 요구하자 인천시 공무원은 여전히 이 업체를 감싸고 돕니다. ⊙인천시청 수질보존과: 그걸 제가 확인했더니 오늘 강산을 통에 담는 작업은 그 시간에 안 했답니다. ⊙기자: 인천시의 미온적 단속의지를 확인한 취재진이 업체를 방문해 문제의 폐수를 직접 검사해 봤습니다. ⊙김태동(푸른환경연합 사무총장): PH1에 해당하는 강산이므로 폐기물 처리업체가 처리해야 하는 지정 폐기물입니다. ⊙기자: 하지만 이 업체는 지난 8년 동안 폐기물을 처리한 실적이 전혀 없습니다. 두 달 전에야 비로소 처리업체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동안 유독성 화공약품 용기를 세척한 폐수는 모두 하수구에 버려지거나 적당히 처리됐다는 얘기입니다. 단속기관이 위반업체를 싸고 도는 동안 유독성 물질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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