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뉴스] 올무 걸린 진돗개, 구사일생

입력 2005.11.07 (08:52) 수정 2005.11.07 (09: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어서 가슴이 아픈 소식을 하나 전해 드릴게요...행방불명 되었던 진돗개 한 마리가 17일만에 만신창이가 된 채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진돗개, 괜히 행방불명 된 게 아니었습니다. 불법 올무에 걸려서 죽을 뻔하면서, 가까스로 주인을 찾아왔다는데요,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박지윤 아나운서 나와 있습니다.

박지윤 아나운서~ 사연이 얘기만 들어도 마음이 아파요...

네. 화면을 보시면 더 마음이 아프실 겁니다.

진돗개 진순이는 올무에 걸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17일만이었습니다. 사투 끝에 돌아온 진순이 이야기와 함께 불법으로 설치된 올무의 문제점도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리포트>

원주 시내에 자리잡은 한 동물 병원.현재 입원 치료중인 진순이는 다행히 회복 상태가 빠른 편입니다.

<인터뷰> 김장호(동물병원 원장 ):"초기에 왔을 때의 피부 괴사나 염증, 근육 손상 이런 것들이 회복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순이의 등과 배는 올무로 인해 깊숙이 패여진 상태! 사고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장호(동물병원 원장):"올무가 계속적으로 조여들거든요. 나중에 결국은 척추를 끊고 복벽이나 복근을 뚫고 들어가서 내장 파열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진순이가 올무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지난 10월 10일경입니다. 또래인 진돌이와 함께 치악산 자락에서 놀고 있었던 진순이!

진순이가 집으로 돌아온 것은 무려 17일만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완전히 탈진 상태였어요. 그때 당시에는 풀어놨을 적에도... 오기는 걸어서 왔을텐데 풀어놨을 당시에는 그 다음부터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래서 차에 안고 가서 입원시켰죠."

돌아올 당시 진순이는 허리에 감긴 올무로 인해 온 몸이 피투성이였습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계속 움직이니까 17일동안 이것이 풀러진 것 같아요. 여기가 어느 나무에다가 매달아놨던 자리란 말이에요."

진순이와 한 가족처럼 지내온 김씨는 올무를 설치해놓은 사람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 ):"원망스럽죠. 그 심정을 뭐 말할수 없죠. 처참하기 때문에 진순이가...식구처럼 지내던 진순이인데 병원에 하루 한번씩 문병도 가고 빨리 호전되기를 바랄뿐이죠."

올무는 보통 사슴이나 토끼 등 약한 동물을 밀렵할 때 사용하는 덫의 일종입니다.한번 올무에 걸린 동물은 주변의 털이 모두 빠지는 것은 물론, 발버둥칠수록 철사가 몸에 파고 들어가 결국 숨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올무들은 대체 누가 설치하는 것일까?

<인터뷰> 박도근(원주시청 환경보호과):"물론 밀렵꾼들이 설치하는 것도 꽤 많아요. 많지만 일부 농민들이 자기 농토나 논밭을 보호하기 위해서 설치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저희가 올해같은 경우에는 한 80여개를 수거했고... "

올무 설치는 야생동물법 제 10조에 의해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적발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며, 올무 설치의 불가피성을 주장합니다.

<인터뷰> 농민(강원도 원주시):"멧돼지 내려와서 지나간 것은 금방 알죠. 많이 내려오죠. 이 건너편에... 지금은 여기까지는 안내려오는데 이제 좀더 있으면 봄, 가을되면 엄청 내려와요."

<인터뷰> 농민(강원도 원주시):"멧돼지나 이런 것 잡아먹는 동물이 없잖아. 천적이 없으니까...작년에 수렵 허가를 내줘서 몇 명이 와서 포수들이 왔다갔다하는데 소용이 없더라고..."

<인터뷰> 농민(강원도 원주):"한번 놨어요. 여기 놨었지. 배추, 열무 뜯어먹어서 막아놨었다고..."

환경부의 집계에 따르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멸종 위기 동물들의 보호를 주장하며 올무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신애(녹색연합 간사):"특히나 올무같은 경우는 어떤 동물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고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동물들이 걸려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실제 지난 금요일! 지리산에 방사되었던 반달곰 한 마리가 농민이 설치해놓은 올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8월 반달곰 랑림32에 이어 벌써 두 번째 발생한 사건입니다.
<인터뷰> 이신애(녹색연합 간사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같은 경우는 야생동식물 보호법에 의해서 유해 조수에 의한 피해는 지원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전기 펜스 설치 등을 고려하시는 것이 나을것이구요."

입원 치료중인 진순이는 2주 뒤, 붕대를 풀고 퇴원할 예정입니다. 진순이의 주인인 김씨는 더 이상 올무에 의한 피해 동물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아무리 농작물 피해를 준다고 하지만 그러한 올무를 놓아가지고 짐승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좀 자제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애커 멘트>

올무와 같은 덫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애꿎은 동물들이 올무에 걸려 며칠씩 괴로워하다 처참하게 죽어간 모습들을 종종 접할 수 있는데요 네, 사람도, 동물도 다 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좀 없을까요? 함께 고민해봐야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테마뉴스] 올무 걸린 진돗개, 구사일생
    • 입력 2005-11-07 08:35:18
    • 수정2005-11-07 09:23:4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이어서 가슴이 아픈 소식을 하나 전해 드릴게요...행방불명 되었던 진돗개 한 마리가 17일만에 만신창이가 된 채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진돗개, 괜히 행방불명 된 게 아니었습니다. 불법 올무에 걸려서 죽을 뻔하면서, 가까스로 주인을 찾아왔다는데요,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박지윤 아나운서 나와 있습니다. 박지윤 아나운서~ 사연이 얘기만 들어도 마음이 아파요... 네. 화면을 보시면 더 마음이 아프실 겁니다. 진돗개 진순이는 올무에 걸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17일만이었습니다. 사투 끝에 돌아온 진순이 이야기와 함께 불법으로 설치된 올무의 문제점도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리포트> 원주 시내에 자리잡은 한 동물 병원.현재 입원 치료중인 진순이는 다행히 회복 상태가 빠른 편입니다. <인터뷰> 김장호(동물병원 원장 ):"초기에 왔을 때의 피부 괴사나 염증, 근육 손상 이런 것들이 회복이 되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순이의 등과 배는 올무로 인해 깊숙이 패여진 상태! 사고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장호(동물병원 원장):"올무가 계속적으로 조여들거든요. 나중에 결국은 척추를 끊고 복벽이나 복근을 뚫고 들어가서 내장 파열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진순이가 올무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지난 10월 10일경입니다. 또래인 진돌이와 함께 치악산 자락에서 놀고 있었던 진순이! 진순이가 집으로 돌아온 것은 무려 17일만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완전히 탈진 상태였어요. 그때 당시에는 풀어놨을 적에도... 오기는 걸어서 왔을텐데 풀어놨을 당시에는 그 다음부터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래서 차에 안고 가서 입원시켰죠." 돌아올 당시 진순이는 허리에 감긴 올무로 인해 온 몸이 피투성이였습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계속 움직이니까 17일동안 이것이 풀러진 것 같아요. 여기가 어느 나무에다가 매달아놨던 자리란 말이에요." 진순이와 한 가족처럼 지내온 김씨는 올무를 설치해놓은 사람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 ):"원망스럽죠. 그 심정을 뭐 말할수 없죠. 처참하기 때문에 진순이가...식구처럼 지내던 진순이인데 병원에 하루 한번씩 문병도 가고 빨리 호전되기를 바랄뿐이죠." 올무는 보통 사슴이나 토끼 등 약한 동물을 밀렵할 때 사용하는 덫의 일종입니다.한번 올무에 걸린 동물은 주변의 털이 모두 빠지는 것은 물론, 발버둥칠수록 철사가 몸에 파고 들어가 결국 숨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올무들은 대체 누가 설치하는 것일까? <인터뷰> 박도근(원주시청 환경보호과):"물론 밀렵꾼들이 설치하는 것도 꽤 많아요. 많지만 일부 농민들이 자기 농토나 논밭을 보호하기 위해서 설치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저희가 올해같은 경우에는 한 80여개를 수거했고... " 올무 설치는 야생동물법 제 10조에 의해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적발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며, 올무 설치의 불가피성을 주장합니다. <인터뷰> 농민(강원도 원주시):"멧돼지 내려와서 지나간 것은 금방 알죠. 많이 내려오죠. 이 건너편에... 지금은 여기까지는 안내려오는데 이제 좀더 있으면 봄, 가을되면 엄청 내려와요." <인터뷰> 농민(강원도 원주시):"멧돼지나 이런 것 잡아먹는 동물이 없잖아. 천적이 없으니까...작년에 수렵 허가를 내줘서 몇 명이 와서 포수들이 왔다갔다하는데 소용이 없더라고..." <인터뷰> 농민(강원도 원주):"한번 놨어요. 여기 놨었지. 배추, 열무 뜯어먹어서 막아놨었다고..." 환경부의 집계에 따르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멸종 위기 동물들의 보호를 주장하며 올무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신애(녹색연합 간사):"특히나 올무같은 경우는 어떤 동물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고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동물들이 걸려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실제 지난 금요일! 지리산에 방사되었던 반달곰 한 마리가 농민이 설치해놓은 올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8월 반달곰 랑림32에 이어 벌써 두 번째 발생한 사건입니다. <인터뷰> 이신애(녹색연합 간사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같은 경우는 야생동식물 보호법에 의해서 유해 조수에 의한 피해는 지원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전기 펜스 설치 등을 고려하시는 것이 나을것이구요." 입원 치료중인 진순이는 2주 뒤, 붕대를 풀고 퇴원할 예정입니다. 진순이의 주인인 김씨는 더 이상 올무에 의한 피해 동물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인터뷰> 김종렬(강원도 원주시):"아무리 농작물 피해를 준다고 하지만 그러한 올무를 놓아가지고 짐승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좀 자제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애커 멘트> 올무와 같은 덫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애꿎은 동물들이 올무에 걸려 며칠씩 괴로워하다 처참하게 죽어간 모습들을 종종 접할 수 있는데요 네, 사람도, 동물도 다 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좀 없을까요? 함께 고민해봐야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