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 고개 든 폭력, 고개 숙인 공권력

입력 2006.03.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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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사회 곳곳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어떻게 살 수 있느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돕니다.

폭력배들은 보란 듯이 경찰을 비웃으며 백주대낮에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강민수 기자.. 집단 폭력 사건, 어느 정돈가요?

<리포트>

네 인적이 드문 뒷골목에서나 벌어질 법한 집단 폭력이 백주 대낮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진데 이어 이번엔 영업중이던 사우나에서 그것도 세번이나 집단 폭력 사건이 반복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역할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는데요, 날로 대담해지는 폭력의 실상과 뒷짐지고 바라보기만 하는 공권력을 취재했습니다.

영업이 한 창인 사우나 카운터에 건장한 남자 수십명이 들이 닥칩니다.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놀란 손님들은 황급히 몸을 피하는 모습이죠,

<인터뷰> 출동 경찰관: "밀치고 밀치면서 넘어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데 어떻게 감당해요."

다음날 새벽, 이번엔 백여 명이 떼지어 들이닥쳤습니다.

충돌을 막기 위해 배치됐던 경찰들이 무색하게 또 다시 주먹이 오갑니다.

안말리는 건지 못말리는 건지 경찰은 그냥 서있는 모습인데요,

<인터뷰> 출동 경찰: "우리도 어쩔 수 없었죠 순식간에 그렇게 많이 들이닥치는데..."

경찰의 방관 속에 싸움은 더욱 격렬해지고,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시간 가량 벌어지던 활극은 5명이 부상하고 나서야 끝났습니다.

운영권을 둘러싼 폭력은 다른 곳에서도 잇따랐습니다.

사우나 폭력이 한창일 때 인근의 한 상가건물에서도 운영권을 놓고 용역업체 직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유리창이 깨지고 이를 목격한 행인들이 공포에 질려 대피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경찰이 방관만 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인터뷰> 최순영(목격자): "경찰관 3명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깡패들이 와서 유리를 막 부수고... 근데 경찰은 가만히 있더라고요..."

경찰은 두 사건 모두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개인적인 이권다툼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서울 OO경찰서 경찰관: "우리가 그런 상황에서 민사 다툼에 개입할 필요가 없고, 그런다고 방관하기도 그렇고..."

하지만 경찰의 소극적 대응엔 유착이 됐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폭력사태가 벌어졌던 사우나의 영업 장분데요, 지난 1월 중순 관할 지구대와 경찰서, 구청과 소방서 직원들에게 1회용 무료 이용권 200장 가량을 나눠줬다고 돼 있습니다.

이용권을 받은 경찰관 3명의 실명도 적혀있습니다.

해당 경찰관들은 이용권을 받은 사실도 없고 당시 정당한 공무집행을 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관련 경찰관: "왔다갔다 하면서 얼굴을 알았지. 자꾸 나한테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고 밥먹자고 한 것도 안 먹었는데 장부에 그딴 것을 적어놨다고?"

이유가 어쨌든 경찰이 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에 우리 사회에 폭력은 점점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의 한 장례식장, 각종 흉기와 둔기로 무장한 폭력배들이 시민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백주 대낮에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시민들은 공포에 질렸고 폭력배 4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박흥석(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 "세력 다툼과 적대적 감정 때문에 조직적으로 보복 폭행한 것으로 보고..."

백주 대낮에 활극을 벌일 정도로 대담해진 조직 폭력배들은 점점 조직화, 기업화 되고 있습니다.

건설업과 주류 공급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전국 곳곳에 무허가 사채업소도 차려 수십억 원 대의 돈을 굴리던 이른바 신촌이대식구파는 우리 사회의 폭력이 얼마나 대담해졌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유현철(광역수사대 대장): "건축업소나 사채업소 등을 허가받아 세워놓고 이권을 챙겼다는데 특징이 있어.."

영화속 폭력배들의 활극을 일상에서도 볼 수 있는 야만의 시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권력도 무시하는 조폭 천하, 이에 비해 한 없이 작아보이는 공권력에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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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포커스] 고개 든 폭력, 고개 숙인 공권력
    • 입력 2006-03-08 07:59:52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우리 사회 곳곳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어떻게 살 수 있느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돕니다. 폭력배들은 보란 듯이 경찰을 비웃으며 백주대낮에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강민수 기자.. 집단 폭력 사건, 어느 정돈가요? <리포트> 네 인적이 드문 뒷골목에서나 벌어질 법한 집단 폭력이 백주 대낮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진데 이어 이번엔 영업중이던 사우나에서 그것도 세번이나 집단 폭력 사건이 반복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역할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는데요, 날로 대담해지는 폭력의 실상과 뒷짐지고 바라보기만 하는 공권력을 취재했습니다. 영업이 한 창인 사우나 카운터에 건장한 남자 수십명이 들이 닥칩니다.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놀란 손님들은 황급히 몸을 피하는 모습이죠, <인터뷰> 출동 경찰관: "밀치고 밀치면서 넘어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데 어떻게 감당해요." 다음날 새벽, 이번엔 백여 명이 떼지어 들이닥쳤습니다. 충돌을 막기 위해 배치됐던 경찰들이 무색하게 또 다시 주먹이 오갑니다. 안말리는 건지 못말리는 건지 경찰은 그냥 서있는 모습인데요, <인터뷰> 출동 경찰: "우리도 어쩔 수 없었죠 순식간에 그렇게 많이 들이닥치는데..." 경찰의 방관 속에 싸움은 더욱 격렬해지고,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시간 가량 벌어지던 활극은 5명이 부상하고 나서야 끝났습니다. 운영권을 둘러싼 폭력은 다른 곳에서도 잇따랐습니다. 사우나 폭력이 한창일 때 인근의 한 상가건물에서도 운영권을 놓고 용역업체 직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유리창이 깨지고 이를 목격한 행인들이 공포에 질려 대피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경찰이 방관만 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인터뷰> 최순영(목격자): "경찰관 3명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깡패들이 와서 유리를 막 부수고... 근데 경찰은 가만히 있더라고요..." 경찰은 두 사건 모두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개인적인 이권다툼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서울 OO경찰서 경찰관: "우리가 그런 상황에서 민사 다툼에 개입할 필요가 없고, 그런다고 방관하기도 그렇고..." 하지만 경찰의 소극적 대응엔 유착이 됐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폭력사태가 벌어졌던 사우나의 영업 장분데요, 지난 1월 중순 관할 지구대와 경찰서, 구청과 소방서 직원들에게 1회용 무료 이용권 200장 가량을 나눠줬다고 돼 있습니다. 이용권을 받은 경찰관 3명의 실명도 적혀있습니다. 해당 경찰관들은 이용권을 받은 사실도 없고 당시 정당한 공무집행을 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관련 경찰관: "왔다갔다 하면서 얼굴을 알았지. 자꾸 나한테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고 밥먹자고 한 것도 안 먹었는데 장부에 그딴 것을 적어놨다고?" 이유가 어쨌든 경찰이 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에 우리 사회에 폭력은 점점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의 한 장례식장, 각종 흉기와 둔기로 무장한 폭력배들이 시민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백주 대낮에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시민들은 공포에 질렸고 폭력배 4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인터뷰> 박흥석(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 "세력 다툼과 적대적 감정 때문에 조직적으로 보복 폭행한 것으로 보고..." 백주 대낮에 활극을 벌일 정도로 대담해진 조직 폭력배들은 점점 조직화, 기업화 되고 있습니다. 건설업과 주류 공급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전국 곳곳에 무허가 사채업소도 차려 수십억 원 대의 돈을 굴리던 이른바 신촌이대식구파는 우리 사회의 폭력이 얼마나 대담해졌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유현철(광역수사대 대장): "건축업소나 사채업소 등을 허가받아 세워놓고 이권을 챙겼다는데 특징이 있어.." 영화속 폭력배들의 활극을 일상에서도 볼 수 있는 야만의 시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권력도 무시하는 조폭 천하, 이에 비해 한 없이 작아보이는 공권력에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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